필리핀 남부 두마게티시티 해역의 산호초 군락.
에메랄드 빛 열대 바다. 그 깊지 않은 바다속에 수많은 해양생물들의 터전인 산호초가 자리 잡고 있다.
산호초는 열대바다에만 서식하는 경산호의 폴립(그리스어로 많은 다리)이 죽은 뒤 겹겹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으로 최상층에는 새로운 산호가 성장하고 있다. 이곳에는 약육강식의 냉혹한 자연법칙 뿐만 아니라 공생 기생 등의 다양한 삶이 어우러진다.
산호초는 해양생물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역할 외에도 지구 온난화를 막아주는 기능을 한다.
강장동물로 분류되는 산호의 폴립에는 편모조류가 산다. 산호는 편모조류에게 서식처를 제공하고 편모조류는 광합성을 통해 산호와 산호초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해양동물의 호흡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한다.
편모조류 한 개체가 광합성을 통해 소비하는 이산화탄소와 생산하는 산소의 양은 미미하지만 지구 전체 1억8000만㎢에 이르는 산호초, 그 산호초를 구성하는 천문학적인 수의 산호, 각각의 산호가 가지는 폴립 속에 사는 편모조류의 총 개체수를 생각하면 이들의 광합성 능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실제로 산호초의 단위 면적당 광합성 능력은 열대지방의 밀림보다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가속화되는 해양오염은 편모조류의 광합성을 방해하면서 산호초의 면적도 점점 감소시키고 있다. 지구 온난화 등 지구가 당면한 환경적 위기는 지구라는 유기체가 가지는 자정능력을 상실할 때부터 시작된다. 열대바다의 산호초를 보호하는 것은 인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순환하는 바다를 끼고 사는 지구인 모두의 당면 과제로 인식되어야 한다. / 글·사진=박수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