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생물이 살기 힘든 대표적인 환경으로 조간대를 들 수 있다. 조간대란 밀물 때는 물에 잠기고, 썰물엔 노출되는 곳으로 1년 중 밀물이 가장 높이 올라올 때의 해수면과 가장 낮은 썰물 때의 해수면 사이 지역을 말한다. 이곳에서 사는 생물은 물속 생활과 뭍 생활에 모두 적응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해안선으로 밀려오는 거센 파도도 버텨내야 한다.
조간대 생물중 가장 쉽게 관찰할 수 있는 것이 따개비(절지동물문 갑각강)이다.
삿갓모양의 단단한 석회질 껍질로 덮여 있는 따개비는 바깥 공기에 노출될 때는 껍질 입구의 문을 꼭 닫아 수분의 증발을 막으며 밀물 때까지 버티다가 몸이 물에 잠기면 넝쿨같이 생긴 6쌍의 만각을 휘저어 물속의 플랑크톤을 잡아먹는다. 겉모습이 연체동물인 조개를 닮은 따개비가 게나 새우 같은 절지동물로 분류된 것은 바로 만각에 마디가 있기 때문이다.
따개비는 해안가 바위에 단단히 들러붙어 일생을 지낸다. 요즘 사람의 관점에서 볼 때 따개비는 다소 성가신 존재일 수 있다. 물놀이를 마친 후 밖으로 나올 때 따개비의 날카로운 껍질에 상처를 입을 수 있고, 선박의 밑바닥에 달라붙은 따개비는 선체저항을 높여 선박의 진행속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시절 따개비는 고마운 존재였다. 가을걷이 후 봄보리가 날 때까지 ‘보릿고개’ 때 통통하게 살이 오른 갯바위의 따개비는 갯마을 사람들의 든든한 동반자였다.
굶주리던 시절 갯마을의 향수를 간직한 따개비. 이 무렵 남해안 도서지방에서는 갯내음 시원한 따개비국이 봄나물과 함께 미각을 자극한다. / 글·사진 = 박수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