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는 독을 가진 생물이 더러 있다. 독을 사용하는 방법이 공격적이냐 방어적이냐에 따라 이들 생물의 특성을 분류한다.
말미잘이나 바다뱀 등은 먹이 사냥을 위해 독을 공격적으로 사용한다. 이에 반해 쏠배감펭(사진) 쏠종개 독가시치 쑤기미 등은 자신의 몸을 포식자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지느러미에 독가시가 돋아 있다. 내 몸에 독이 있으니 덤빌 테면 덤벼보라는 식이다.
대체로 독을 가진 생물은 무늬가 강하고 색채가 화려한 반면 움직임은 느린 편이다. 이 가운데 화려한 외양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물고기가 쏠배감펭(쏨뱅이목 양볼락과)이다. 독가시의 모양이 사자 갈기를 닮았다 하여 '라이온 피시'라고도 부른다.
쏠배감펭은 제주도나 동지나해 등 온대에서 열대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 서식하는데 성체의 크기가 30㎝ 정도로 움직임이 느리며 호기심이 강한 편이다.
사진촬영을 위해 접근하다보면 자기도 사람이 신기해 보이는지 느릿느릿 다가와 눈을 맞춘다. 가시의 독을 과신하는 듯 사람을 별로 겁내지 않는다. 쏠배감펭은 위기를 느끼면 지느러미를 최대한 넓게 펼쳐 가시를 곧추세운다. 포식자가 한입에 삼키기 어렵게 하기 위함이다.
다이버가 무턱대고 이 물고기에 손을 댔다간 낭패를 당한다. 등지느러미에 돋아 있는 독가시가 장갑이나 잠수복을 뚫을 정도로 날카롭기 때문이다. 개개의 가시에서 나오는 독으로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없지만 순간적인 강한 통증은 정신을 잃게 만든다. / 글·사진=박수현기자 park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