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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라우 군도 블루코너 바다속에서 상어가 사냥을 시작하자 물고기들이 사방으로 흩어지고 있다. |
적도 인근 북태평양 팔라우 군도. 2차대전 당시 섬을 점령한 일본과 미군의 치열한 전투로 수천의 젊은 피가 뿌려진 곳이다. 팔라우 해역은 산호초로 대표되는 열대바다에서 느끼는 아기자기함 보다는 남성적이고 거친 야성의 숨결이 꿈틀거린다.
이 가운데 상어가 사냥하는 모습은 팔라우 군도가 대표하는 볼거리 중 하나이다.
수심 25m. 강한 조류에 떠밀려가지 않기 위해 몸에 부착한 등산용 카라비나에 연결된 갈고리를 암초 사이에 끼우고 버티는데 심해에서 유유히 올라오는 상어들이 보인다. 순간 짙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평화롭게 헤엄치던 수만 마리의 물고기들로부터 긴장이 느껴진다. 물고기떼 사이로 들어간 상어가 먹잇감을 고르는지 한동안 빙글빙글 돌기만 한다. 그러다 순간적으로 턱을 아래로 당기며 몸을 잔뜩 수축시킨다. 이는 앞으로 튕겨 나가기 위한 예비동작이다.
낌새를 챈 물고기들이 단번에 사방으로 흩어진다. 수많은 물고기들이 동시에 지느러미를 강하게 퍼덕이는 바람에 귓가에는 '윙~' 하는 진동음이 공포의 파장으로 남는다.
결국 상어는 그중 한마리를 낚아채고는 만족한 듯 심해로 돌아가고 물고기들은 동료의 희생을 담보로 다시금 제자리로 돌아와 무리를 이룬다.
물고기가 상어의 위협에도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것은 심해에서 올라오는 상승조류가 상어뿐 아니라 먹잇감이 되는 플랑크톤까지 함께 실어 오기 때문이다.
먹이사슬의 숙명은 이렇게 이어진다.
/ 글·사진 = 박수현기자 park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