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리본장어는 성장 단계별로 몸색이 변한다. 사진 좌로부터 유어기의 블랙, 수컷의 성징을 보이는 블루, 암컷으로 성전환한 옐로우 리본장어. |
몇년 전 연예인 홍석천씨가 자신의 성적(性的) 지향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며 우리 사회에 커밍아웃이라는 화두를 던진 적이 있다. 인간세상에서 커밍아웃이니 성전환이니 하는 말들은 개인적 취향에 불과한 것들이지만, 동물세계에서는 종족 보존을 위해 성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더러 있다.
그 대표적인 동물로 리본장어를 들 수 있다.
리본장어는 유어기를 거치며 수컷으로 성장한 후 성장이 절정에 이르면 암컷으로 성을 전환한다. 이런 3단계 과정마다 몸의 색을 바꾼다. 유어기 때는 몸 전체가 검정색을 띤다. 몸길이가 65㎝ 이상 되면서 주둥이 주위를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화려한 청색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이때 수컷의 성징이 나타난다. 이후 95~120㎝로 몸길이가 커지면 리본장어는 몸 전체를 노란색으로 물들이며 암컷으로 삶을 전환한다.
암컷인 노란색 리본장어는 여간해서 발견하기 어렵다. 이것은 암컷으로 살아가는 기간이 한달정도에 불과한데다 종족번식을 위한 본능적 경계심이 강해져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이다. 리본장어는 완전히 성장한 성체만이 암컷으로 살 수 있는 모계 중심적 군집 생활을 한다. 이러한 특성이 유전적으로 종족을 보호하는데 유리한 방식임을 진화를 통해 터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리본장어는 흔히 보는 리본처럼 몸이 얇고 긴데다 화려한 색을 띠어 붙여진 이름인데 긴 몸의 대부분을 바닥에 숨긴 채 머리부분만 노출시키고 있다.
/ 글·사진=박수현기자 park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