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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신비 Fish Eye <42> 말미잘 게

독성 강한 말미잘 촉수에 숨어살며 공생

다 자라도 크기는 불과 3㎝…발견 어려워

  • 박수현기자 parksh@kookje.co.kr
  •  |   입력 : 2004-09-29 20:35:50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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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이 강한 말미잘의 촉수위를 걸어다니는 말미잘 게. 말미잘은 다른 물고기의 접근을 막아주고 말미잘 게는 먹다 남은 음식 부스러기를 제공하며 공생한다.
말미잘은 강한 독을 지닌 촉수를 가지고 있다. 이 촉수에는 자세포가 있어 접근하는 물고기가 있으면 독을 쏘아 마비시켜 버린다. 마비된 물고기는 말미잘의 촉수 사이로 떨어지게 되고 말미잘은 촉수를 이용, 물고기를 천천히 강장 속으로 끌어들여 소화시킨다. 매혹적으로 하늘거리는 촉수가 화려한 죽음의 유혹이 되고 만다.

그런데 이들 촉수가 모든 생물들에게 위협적인 것은 아니다.

말미잘은 몇몇 생물에게는 더불어 살아갈 수 있게 배려를 한다. 흰동가리 돔, 말미잘 게(Porcelain crab) 등이 그것이다. 흰동가리 돔(Fish Eye 8회)은 고전적인 공생의 예로 알려져 있지만 말미잘 게는 크기가 3㎝ 미만인데다 거의 모든 시간을 촉수 안에서 보내기 때문에 관찰하기가 쉽지 않다.

몇 번이나 말미잘 게를 관찰하기 위해 접근했지만 말미잘 주위에서 맹렬하게 움직이는 흰동가리 돔에 현혹되어 촉수사이를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했다. 주변에 다양한 볼거리들이 널려 있는데 말미잘 게가 모습을 드러내기만을 기다린다는 것은 스쿠버탱크 속의 한정된 공기를 생각하면 너무 아까웠기 때문이다.

필리핀 아포섬 해양생태보호구역은 말미잘 군락이 잘 보존된 곳이다. 이곳에서 한 탱크의 공기를 말미잘을 관찰하는데만 사용하기로 계획했다. 공기를 아끼며 한참을 기다린 끝에 촉수 사이에서 집게발이 조심스레 나오는 것이 보인다.

잠시 후 손톱 크기만한 게 한 마리가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고 촉수 위를 능숙한 댄서가 스텝을 밟듯 옮겨 다닌다. 그 한 걸음 한 걸음 속에서 신비로운 자연의 조화를 느낄 수 있었다.

웬만한 물고기라도 한 입에 삼켜버릴 정도인 말미잘 게에게 말미잘은 다른 물고기의 접근을 막아주고 말미잘 게는 먹다 남은 음식 부스러기를 강장 사이로 떨어뜨려 주며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로 함께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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