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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소는 자웅동체이지만 특이하게 짝짓기를 하기도 한다. |
'토끼의 간이 있어야 용왕의 병을 고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충직한 신하 자라가 육지로 올라가 토끼를 데리고 용궁으로 온다. 그러나 토끼는 육지에 간을 두고 왔다는 기지를 발휘해 다시 땅으로 돌아 갈 수 있었다'.
옛 이야기는 이렇게 끝을 맺지만 자라의 집요한 공작으로 몇몇 토끼는 용왕에게 간을 빼주고 용궁에 눌러 살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바다에 토끼와 꼭 닮은 군소라는 연체동물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군소는 연체동물문 복족강에 속하는 동물로 머리에 있는 큼직한 한 쌍의 앞 더듬이가 토끼의 귀를 닮았다 하여 바다의 토끼(Sea hare)로 불린다.
또한 군소는 땅 위의 토끼만큼 다산(多産)한다. 3~7월 해조류 사이에 국수면발 같은 노란색 알을 낳는데 생물학자들은 군소 한 마리가 한 달에 낳는 알의 수가 1억개에 이른다고 한다. 만약 이 알들이 모두 성장해서 재생산에 나선다면 단 1년 만에 지구 표면을 2m 두께로 덮을 수 있다.
군소는 조개류와 같은 연체동물이지만 몸을 보호하는 패각이 없다. 대신 보라색 계열의 특이한 색소를 뿜어내어 포식자의 접근을 막아낸다. 해녀들은 잡아올린 군소의 배를 갈라 이 색소를 완전히 빼낸 후 삶아 건조 시키는데 해안지방에서는 이렇게 장만한 군소가 제사상에서 대접을 받는다.
군소는 자웅동체이지만 교미도 하는 특이한 동물이다. 해조류를 갉아먹고 사는 특성으로 해조류가 무성한 연안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런데 물 속에서 군소를 잡아보면 손에서 미끄러져 내리는 물컹함 때문에 어지간히 비위가 강한 사람이 아니라면 저절로 손을 놓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