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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은 실업계고 학생에게 학벌을 보장해주지만 인문계 출신과의 보이지 않는 벽도 내부에서 쌓이고 있다. 사진은 한 여자 실업계고를 찾은 대학 관계자가 학교 홍보를 하고 있는 모습. 박수현기자 parksh@kookje.co.kr |
"대학에 들어와도 실업계 출신이라는 편견이 늘 따라 다녀요."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와 대학교에 진학한 김영희(여·23·가명)씨의 하소연이다. 고교 때 전교 1, 2등을 도맡아했던 김씨지만 대학교에서는 '실업계'라는 딱지가 붙은 '마이너 학생'일 뿐이다.
"교양 수업과 관계된 내용을 학우들에게 이야기할 때 '여상 출신이니까 믿을 수 없어'라고 말하는 눈빛을 보면 가슴이 너무 아팠다." 김씨가 털어놓는 실업계 출신 대학생의 비애다.
김씨는 여상에서 상업 관련 과목을 배웠고, 재수 후 '실업계 동일 전형'을 통해 지난 2004년 A대학 회계학과에 입학했다.
"전공 수업을 배우는 1학년 때에는 그럭저럭 따라갈 수 있어요. 2학년이 되면서 영어 등 과목에서 인문계 학생들과 격차가 나기 시작하면서 실업계 학생들이 뒤처지기 시작해요."
김씨의 경우 2003년 자매결연을 맺은 B외국어대에 합격했으나, 입학 후 인문계 출신과의 학력 격차에 따른 우려 때문에 재수로 방향을 바꿨다.
"인문계고가 국·영·수 위주로 수업할 때 실업계고는 1주일에 4시간씩 전산회계·웹디자인 등의 실업계 커리큘럼을 배워요. 학력 격차가 나타나는 게 당연한 현상이죠."
재수를 하면서 김씨는 공부가 어렵다는 걸 실감했다.
"고등학교 때는 다같이 공부 안 하는 분위기니까 잘 몰랐는데, 재수하면서 공부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김씨는 수학 '행렬'을 학원에서 처음 접했다. 고등학교에서 행렬이 빠진 공통수학만 배웠기 때문이다. 행렬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는 김씨는 "공부가 너무 어려워 재수 초기에는 울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대학교 입학 후 학력 격차를 따라잡지 못해 고민하는 친구들을 많이 봐 왔다.
"실력 차이를 절감하면서 친구들이 자퇴하거나 혹은 돈을 벌 수 있는 방향으로 진로를 모색해요. 어차피 졸업해 봐야 취업에 성공할 확률은 희박하니까요."
그렇다면 단순히 학력 격차만 실업계고 진학 현상의 문제점일까. 김씨는 대학 입학 후 후회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전한다.
"값비싼 등록금 내고 입학했는데 실제 적성과 맞지 않아 고민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다고 졸업 후 취업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김씨의 친구들 중에는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언제 잘릴 지 모르는 직업이지만 할 수 없이 취업하는 친구들을 보면 비애감을 느낀단다.
실업계 학생들이 대학을 진학하려는 이유에 대해 김씨는 명쾌하게 대답했다. "대학 안 가면 무시당해요. 취업을 해도 대학 졸업증 유무에 따라 월급이 차이가 나니까요. 보통 월 10만원 차이가 나고, 승진에서도 실업계고 나오면 10년이 걸려야 되는 승진이 전문대는 5년, 4년제는 3년 이런 식이에요. 또 가물에 콩나듯이 나오는 사무직 취업공고문도 대부분 대졸 이상의 자격을 요구하지요."
김씨가 아는 친구들 중에서는 열심히 공부해 장학금을 탄 이들도 많다. 그러나 이들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친구들이 실업고 출신이라는 것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김씨의 말에서 실업계고 출신들이 갖고 있는 소외감이 진하게 전달됐다. 사회1부 광역이슈팀
신수건 이노성 배성재기자
issue@kookje.co.kr
◇ 부산 실업계고교 취업률(2005년 2월 졸업생 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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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 업 생 |
취업희망자수 |
취 업 자 수 |
취 업 률 |
상업계 |
7869명 |
1750명 |
1485명 |
18.9% |
공업계 |
7041명 |
2816명 |
2267명 |
32.2% |
농업계 |
194명 |
26명 |
11명 |
5.7% |
해운계 |
220명 |
182명 |
103명 |
46.8% |
계 |
1만5324명 |
4774명 |
3866명 |
3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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