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고(개성고)와 경남상고(부경고)는 올해부터 인문고로 전환했다. 일부 상업계 고교도 인문계 전환을 위해 동창회 및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그렇다면 왜 상고 계열만 유독 인문고 전환에 사활을 걸까.
부산시교육청 박흥관 과학정보기술과장은 "공업고 졸업생은 아직 사회적 수요가 있다. 하지만 상고를 졸업하고 괜찮은 직장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상고 졸업생이 설 자리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유가 뭘까. 박 과장은 "컴퓨터로 대표되는 정보화가 상고의 경쟁력을 현저하게 떨어뜨렸다"고 설명했다. 초등학생까지 컴퓨터를 다룰 줄 알게 되면서 상고의 무기였던 주산·회계·부기·타자 자격증이 더 이상 '우대'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정책의 실패도 한몫을 했다. 부산시교육청 여태균 실업교육 장학관은 "상업고가 관광 호텔 무역 항만 물류를 비롯한 정보화 응용분야에 눈을 돌렸다면 새로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상고의 정보화 교육이 단순히 '컴퓨터 배우기'에 너무 집중된 탓에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양성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진단이다.
대졸자가 상고 졸업생들의 일자리를 잠식한 것도 주요인이다. 과거 은행창구 업무는 상고 졸업생의 몫이었다. 그러나 10여년 전부터 대졸자들이 그 일을 '점령'해 버렸다.
인문계로 전환한 개성고의 공삼현 교무기획부장은 "주산이나 부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상업고로 진학하려는 학생수가 급감한데다 취업도 잘 되지 않았다"며 "공업고보다 상고의 어려움이 훨씬 커 불가피하게 인문계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실업계 특별 전형으로 원하는 학생 대부분이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역이슈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