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건 몰라도 3교대 근무라도 됐으면…."
부산시 소방본부 구급대원들은 볼멘 하소연이다. 시 소방본부 산하 54개 구급대 중 3교대 근무가 되는 곳은 32곳이다. 22곳은 여전히 2교대 근무로 혹사당한다. 인력 부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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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 응급환자들로 늘 북새통을 이룬다.
박수현기자 parksh@kookje.co.kr |
▲3교대 시켜주오=부산지역 구급대원의 정원은 420명. 하지만 현 근무인력은 285명이다. 2교대를 기준으로 해도 39명이 모자란다고 한다. 이렇다보니 구급차(총 54대) 운영 인력은 늘 달린다. 1대 당 6명(2교대 기준)~9명(3교대 기준)체제로 운영돼야 하지만 실제로는 4~6명 꼴로 굴러가고 있다.
장비는 67종 5743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법적 '기준'의 89% 수준이다. 보강이 시급하다. 구급차에 설치된 심전도 모니터기의 경우, 병원 응급실과의 네트워크가 안돼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부산시 소방본부 김석산 구급반장은 "현재 공무원 가운데 2교대제가 남아 있는 곳은 소방 공무원 뿐"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소방 공무원이 고생한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라며 "부산지역에서만 한해 8만~9만 건씩 출동하는 과중한 업무 실정을 고려하면 전면 3교대 근무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1339 연계 절실=응급의료정보센터(1339)와 119 구급대의 연계 강화도 시급한 현안이다. 119구급대가 1339 정보를 활용하는 경우는 고작 4.9%선. 보건복지부는 이 부분의 연계를 강화할 경우, 예방 가능한 응급환자의 사망률이 현재 40%대에서 선진국 수준인 10~20%대로 낮아질 것으로 분석한다.
부산응급의료정보센터 최점식 실장은 "환자나 보호자가 특정 병원으로 가자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구급대원들도 민원 발생을 우려해 1339를 활용하지 않고 환자의 요구에 따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119 구급대원들은 "1339에 정보 요청을 해도 답변이 늦어 분초를 다투는 구급대원들이 애를 먹는 경우가 있고, 정보 내용도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알려주기보다 병실을 안내하는 수준"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119 구급대가 1339를 적극 이용하게 하는 대책이 요구된다.
▲'샤뮤' 모델 연구할 때=프랑스의 응급의료시스템인 샤뮤(SAMU·국번없이 15)를 모델로 삼아 국내 응급의료의 허점을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부산대 조석주(응급의학과) 교수는 "샤뮤는 첨단장비를 갖추고 있음은 물론 응급의학 전문 인력이 직접 현장에 출동하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이를 벤치마킹해 국내 119의 역할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에는 전국 100여 곳의 샤뮤가 있으며, 이들이 현장에 출동해 응급의료 활동을 벌이는 횟수가 한 해 65만여 건이다. 현장 출동땐 1500여 명의 응급의학 전문가가 움직인다. 비응급 환자일 경우 유료로 운영되는 민간 이송업체에 연결시켜준다.
조 교수는 "우리도 신고 전화를 1339로 통일시켜 응급환자일 경우 의사를 대동한 구급차나 병원 앰뷸런스가 출동하고, 비응급 환자는 민간 이송업체에 연결시켜주는 시스템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응급실 이용 효율 제고=병원 응급실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개선을 요하는 부분. 적절한 병원 선택을 119 구급대가 아닌 응급환자(보호자)가 주도하기 때문에, 붐비는 곳은 늘 붐비고 비는 곳은 늘 비는 악순환이 빚어진다. 큰 병원일수록 '부익부'는 심화된다.
지난해 부산대병원 응급실을 이용한 환자는 1만9000여 명. 하루 50~60명 수준이다. 이 곳의 응급실 병상은 35개지만, 119 카트 등에 누워 대기하는 환자가 많아 늘 미어터지는 상황이 벌어진다. 외래 병실이 차기 때문에 일반환자들이 응급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응급 전문의가 적은 것도 문제다. 부산에는 현재 대학병원인 부산대에 4명, 백병원 3명, 동아대·고신대 각 1명 그리고 수영한서병원 3명 등 응급의학 전문의가 모두 12~14명이다. 응급 전문인력이 적다 보니 진료시간이 지연돼 큰 병원의 응급실은 늘 북새통을 이룬다. 반면 2차 의료기관의 응급실들은 비어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적 악순환을 막으려면 지역별 응급 수요를 적절히 분산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1339 정보센터의 기능을 강화하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