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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남극체험단과 세종과학기지 연구원들이 유빙으로 가득 찬 마리안 소만의 빙벽지대를 탐사하고 있다. 박수현 기자 |
#유빙이 만든 조각공원
지난 14일 오후(한국시간 15일 오전) 킹조지섬 마리안 소만(小灣)의 빙벽을 둘러보기 위해 고무보트에 올랐다. 선착장을 출발해 유빙 사이를 가르며 나아가는데 "꽝"하는 천둥소리와 함께 만년설로 뒤덮인 빙벽이 무너져 내린다. 남극의 여름이 가까워 오면서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을 빙벽이 견디지 못한것이다.
유빙이 남풍에 밀려 세종기지가 있는 마리안 소만으로 몰려들면 마치 조각공원에 온 듯하다. 파도와 바람에 씻기고 깎인 유빙은 자연이 만들어낸 최고의 조각품이다. 이곳의 얼음은 푸른색이나 옥색이라고 해야 옳을 듯하다. 눈이 다져질 때 만들어진 얼음 속의 기포가 햇빛을 받아 산란과 반사를 거듭하며 아름다운 색깔을 연출한다.
남극 얼음 속의 공기방울은 과학자들에게는 귀중한 연구자료이다. 시추공으로 평균 두께 2500m에 이르는 얼음을 캐낸 후 얼음 속의 공기 성분을 분석하면 눈이 내릴 당시 남극의 대기환경뿐 아니라 자연환경을 알 수 있다. 공기방울 속에 이산화탄소가 많으면 눈이 내린 당시 지구가 따뜻했다는 증거가 되고 화산재가 섞여 있으면 인근에서 대규모 화산활동이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남극 얼음은 지구환경의 비밀을 간직한 '타임캡슐'인 셈이다.
얼음은 기지대원들의 단조로운 생활에 활력을 주기도 한다. 얼음을 쪼개 유리컵에 담아 귀에 대 보면 '톡톡' 공기방울이 터지는 낭만적인 소리가 난다. 이 얼음을 갈아 만든 팥빙수는 모두가 즐기는 별식이다.
#세종과학기지의 월동대원들
1988년 12월 세종과학기지가 만들어진 후 현재 19차째인 이번 월동대에는 기지대장을 포함한 4명의 과학자와 8명의 기지유지대원, 그리고 5명의 파견대원 등 모두 17명으로 구성돼 있다.
4명의 과학자는 각각 지구물리, 생물, 지질, 고층대기를 연구하고 있다. 기지 유지대원들은 총무, 발전기, 전기, 중장비 운전, 정비, 설비, 주방 업무를 맡는다. 파견대원으로는 기상청이 파견한 2명의 기상담당대원과 해상안전 및 지원 업무를 위해 해양경찰청이 파견한 2명의 대원, 보건복지부가 파견한 의료담당 대원이 있다.
대장은 연구원 중에서 맡는 것이 관례이며 보급품 관리 등 기지 살림살이를 맡는 총무는 부대장 역할을 겸한다. 다들 고유업무가 있지만 공동작업도 많다. 눈 치우기, 기지 보수, 보급물자 하역 등이 함께 하는 일이고 청소, 식기 정리 등은 당번제다. 대원들이 건강하면 할 일이 없어지는 의료담당대원은 주방보조를 부업으로 가지기도 한다.
월동대원이란 매년 12월 남극에 도착해 겨울을 나고 다음해 12월 다음 차수의 월동대원들에게 임무를 인수하고 귀국하는 대원들을 말한다. 비교적 날씨가 좋은 여름철이면 40~50명의 과학자들이 한두 달간 집중 투입되는데 이들을 하계대원이라 한다.
장기간의 환경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현장 조사가 월동대원의 주업무이다. 반면 하계대원들은 구체적인 세부항목 연구를 수행하며 월동대원들이 수집한 조사자료로 환경변화 등의 원인분석 연구를 주로 맡는다.
후원 : 부산과학기술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