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부산 음주운전 리포트 <下> 단속 결과 들여다보니

100명 중 45명이 만취상태(혈중 알코올 농도 0.1% 이상)서 `핸들`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10일 밤 부산 연제구 거제동 남문구 교차로에서 경찰이 음주단속을 벌이고 있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지난 10일 밤 10시40분께 부산 연제구 남문구 교차로 하마정 방향. 위태로운 모습으로 차를 몰던 K 씨가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걸려 들었다. K 씨는 "대리운전을 불렀는데 오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며 수 차례 음주 측정을 거부했다. 힘들게 측정기에 입을 댄 K 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110%. 운전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다. 11일 0시30분께 연제구 연산동 E마트 앞으로 장소를 옮겨 진행된 음주 단속에서 알코올농도 0.138%의 만취 운전자 P 씨가 또 경찰에 붙잡혔다. 술 냄새를 풍기며 선처를 호소하는 P 씨와 경찰의 실랑이는 어김없이 이어졌다.

이날 부산 연제경찰서의 음주 단속에 적발된 운전자는 모두 8명. 직장인들이 쉬는 일요일이었지만, 많은 운전자들이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 연제경찰서 교통지도계 김복만 경사는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음주 단속에 걸리면 '대리운전이 안 왔다' '상을 당해 너무 급했다' '얼마 안 마셨는데 억울하다'는 등 인간적인 정에 호소한다"며 "간혹 행패를 부리거나, 단속에 응하는 척하면서 도주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송년모임이 많아지는 연말연시를 맞아 음주 단속을 둘러싼 경찰과 음주운전자들의 쫓고쫓기는 추격전을 들여다 봤다.

10일 밤 음주단속에 적발된 한 운전자가 초소로 연행된 후 모처로 전화를 하고 있다. 잠시후 단속경관에게 전화를 건넸지만 단속경관은 전화 받기를 거절했다. 음주단속에 적발됐을 때 가장 많이 보이는 행태중 하나가 경찰과 연관 있는 사람에게 전화걸기라고 한다. 박수현 기자
▲ 만취상태 운전자 많다 = 올해 10월까지 부산에서 적발된 음주운전자는 모두 2만5035명. 지난해 전체 2만3444명을 이미 넘어섰다. 이 중 면허가 취소되는 혈중 알콜농도 0.1% 이상(측정거부 포함)이 무려 45.1%에 달했다. 음주운전자 100명 중 45명 이상이 만취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는 것이다.

인명피해가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도 2004년 1327건에서 2005년 1561건으로 늘더니 올해는 10월 현재 1587건을 기록했다. 부산 동래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 천연욱 경장은 "내년 1월 말까지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게릴라식' 단속이 실시되는 만큼 음주 후에는 절대 운전을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음주운전의 증가 원인으로 '사면권'의 남발과 '약한 처벌'을 꼽는다. 지난 해 광복절의 경우 422만 명이라는 최대 규모의 사면이 단행돼 음주운전 등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교통사범들이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반면 음주는 막대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음주 폐해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비용은 2000년 대비 국내총생산(GDP)의 2.86%로 연간 14조9352억 원에 달한다. 음주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 수도 매년 평균 22.7%씩 증가하고 있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고상선 박사는 "음주운전에 대한 끊임없는 계도와 단속에도 불구, 음주운전자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며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사람들 중 상당수가 무면허 상태에서 또다시 음주운전하는 경우가 많아 처벌강화 등 정책적 노력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음주운전 구제 어렵다 = 지난 6월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택배기사 김모(34) 씨. "운전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면허취소 처분 이의신청을 냈지만 허사였다. '김 씨가 단속지점에서 2㎞ 떨어진 집까지 계속 운전했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것이 기각 사유였다. 역시 음주운전을 한 생선·야채행상 정모(45) 씨는 '노모를 모시고 있으니 선처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과거 음주전력이 있어 구제받기 어려웠다.

음주운전에 따른 행정처분을 구제받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경찰이 생계형 운전자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재직증명서 △재산세과세증명서 △건물등기부등본 제출을 의무화하고 무사고 경력까지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부산경찰청에 접수된 면허취소 이의신청은 모두 1056건. 이 중 19.3%인 204건이 구제됐다. 올해는 10월 말 현재 446건이 접수됐지만 13.9%만 '이유 있다'고 받아들여졌다. 이의신청과 인용 건수 모두 급격히 감소한 것이다. 행정심판 역시 지난해 1157건에서 올해 577건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행정심판위원회가 '구제해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사건은 18.6%에 불과했다. 부산경찰청 면허계 강호진 경위는 "생계문제를 호소하면 면허를 다시 받을 수 있다는 기대는 착각"이라며 "타인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생계형 운전자는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행정소송도 엄격한 법률적 잣대가 적용된다. 대법원은 지난 2월 '생계형 음주운전자'에 대해서도 "면허취소로 입게 될 개인의 불이익보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증가 및 그 결과의 참혹성에 비춰볼때 공익상 필요가 더 크다"며 면허취소 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했다. 음주운전자의 딱한 사정을 감안해 종종 베풀던 구제조치에 제동을 건 것이다. 부산지법도 올해 면허취소에 따른 행정소송 50여 건 대부분을 기각했다.


# "캬~" 1잔에 220만원이 날아간다

- 소주 1병 마시고 전치4주 인명사고땐

'음주사고는 소주 1잔에 220만 원.'

술자리가 부쩍 많아지는 연말연시. 흐트러진 분위기에 휩쓸려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는 경우가 덩달아 늘어난다. 경남 김해경찰서는 최근 음주운전 사고를 줄이기 위한 10계명을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소주 1병의 비용. 소주 1병(7잔)을 마시고 신호위반으로 전치 4주의 인명사고를 냈다면 종합보험에 가입했어도 벌금(200만~300만 원)과 변호사 선임비(500만 원), 형사합의금(1주당 70만 원)을 포함해 1500만 원 이상을 지출해야 한다. 소주 1잔당 220만 원씩 지불되는 셈이다. 또 평균 혈중 알코올 농도가 0.14%로 나와 면허가 정지된다.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출근하는 것도 금물이다. 소주 1병과 맥주 1000cc를 마시면 혈중 알코올 농도는 약 0.22% 정도 된다. 인체의 분해속도는 평균적으로 시간당 평균 0.015%다. 음주후 8시간이 지나 출근할 경우(알코올 분해량 0.015%×8시간) 혈중 알코올 농도가 0.1% 정도 나온다. 소주 1병은 최소한 8시간이 지나야 완전 분해된다.

점심 반주로 소주 3잔을 마시면 혈중 알코올농도가 0.06% 나와 면허정지 기준(0.05%∼0.1%)에 해당된다. 특히 낮술은 인체의 바이오리듬을 깨기 때문에 야간에 마시는 술보다 훨씬 위험하다.

요즘처럼 구조조정이 일상화돼 있는 분위기에선 음주사고가 곧 퇴출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대리운전자를 100% 믿어서도 안된다. 부득이하게 대리운전을 이용한다면 보험 가입 여부를 따져 묻거나 조금 비싸더라도 보험에 가입된 단골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술 깨기 위해 차 속에서 자다가 질식되거나 가속 페달을 밟아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도 매년 발생하고 있다.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을 지정, 운전을 하게 하거나 돌아가면서 한 번씩 술을 마시지 않고 운전하는 방안이 연말연시 음주사고를 방지하는 현명한 방법이다. 이 밖에 △술 약속이 있는 날은 차를 두고 나오기 △추운 날씨에는 옷 따뜻하게 입기 △술 마실 때는 가족 생각하기 등이 포함돼 있다.



◇ 음주운전 10계명

①소주 한병에 최하 1500만원

②음주사고땐 직장 퇴출 1순위

③점심 반주 3잔이면 면허정지

④덜 깬 상태서 출근 절대 금물

⑤대리운전은 보험가입 확인을

⑥술 약속 있으면 차 두고 출근

⑦모임서 금주 지명 운전자 활용

⑧술 깨려 차에서 자면 더 위험

⑨추운날 옷을 따듯하게 입는다

⑩음주때 사랑하는 가족 생각을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3. 3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4. 4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7. 7울산 온산 화학공장 화재
  8. 8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9. 9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10. 10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3. 3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4. 4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5. 5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6. 6여도 야도 농지 전수조사 질타…임대수탁 부작용 등 지적
  7. 7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8. 8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9. 9“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10. 10김민석, 주진우 겨냥 “막말 땐 자격 정지 추진”
  1. 1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2. 2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3. 3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4. 4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5. 5현대차, 인도에 20조 통 큰 투자…생산·연구개발 거점 강화
  6. 6친환경에너지·AI기술 각축…업계 트렌드 읽고 미래로 항해
  7. 716, 17일 ‘부산금융주간’…청년교육·세미나 등 다채
  8. 8주가지수- 2026년 10월 14일
  9. 9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10. 10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4. 4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5. 5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6. 6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7. 7부산중수청장 “지방청 중심 수사…기존 검찰 구조와 다를 것”
  8. 8[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9. 9“나노산단 분양률 50% 고무적…미래전략 앵커기업 유치 목표”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5일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3. 3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4. 4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5. 5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6. 6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7. 7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8. 8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9. 9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10. 10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