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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보다 말이 더 많다고 알려진 몽골에서는 초보자도 손쉽게 초원트레킹에 나설수 있다. |
그들은 항상 아침에 왔다/ 흙먼지와 함께 말발굽 소리를 울리며/ 우리가 머무는 게르촌(村)으로 왔다/ 지평선 저쪽에서 현지인 조교들이 말을 몰고 오는 모습을 보노라면/ 가슴이 설레고 질주하고픈 열망에 몸이 달았다.-신영길 '몽골대초원(1) '
고물가와 고유가 탓에 해외여행객이 줄어 여행업계가 울상이지만 지금도 '비행기표가 없어' 고민인 곳이 있다. 몽골도 그 중 하나다.
몽골여행 기획을 전문으로하는 GT여행사 이승욱 대표는 17일 "몽골은 한달 전에 예약해도 표를 구하지 못할 정도"라면서 "몽골은 특히 단체손님들이 많아 표구하기가 더 힘들다"고 말했다.
몽골은 왜 단체 손님이 많을까. 그 주요 이유 중 하나가 승마때문이다. 이날도 경남의 한 승마동호회라면서 30여 명이 이달말께 몽골 승마단체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지를 문의하는 전화가 걸려왔다.
몽골여행의 성수기로 불리는 7월 한달간 몽골로 떠나는 한국 여행객은 6000여 명 정도. 연간 기준으로는 3만~4만 명 정도가 몽골로 간다. 몽골로 여행을 갔다하면 무조건 말은 탄다고 봐야 한다. 몽골여행에 관광객 1인당 200만 원씩만 쓴다고 쳐도 600억~800억 원이 몽골에 뿌려지는 셈이다. 승마산업은 몽골 1년 국가 수입의 5%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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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에서 규모가 가장 큰 나담축제 때 펼쳐진 장거리 승마경주대회. |
몽골은 사람보다 말이 더많다. 몽골의 인구는 300만 명인데 말은 3000만 마리나 된다. 국민 1인당 말 10마리 수준이니 천상 '말의 나라'다. 3살만 되면 남녀구분없이 말위에 올라탄다. '말(馬)을 빼고는 말(言)을 할 수 없는' 몽골인만큼 승마는 그들의 일상이다.
이 대표는 "한번도 말을 안타본 사람도 몽골에서는 말교육 받은지 30분만 되면 곧바로 말을 탈 수 있다"면서 "아무 거리낄 것없는 초원으로 말달리는 기분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쾌감을 준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지난 2003년 '고도원의 아침편지' 팀 100여 명을 이끌고 몽골 승마체험에 나섰을 때도 중도 탈락자는 2~3명 밖에 안됐다고 한다.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몽골 전역에는 몽골 최대의 축제인 나담축제가 열렸다. 온갖 전통의복을 입고 도심을 퍼레이드 하는 서구의 축제와 달리 나담축제는 가장 씨름을 잘하는 선수, 가장 말을 잘타는 선수, 가장 활을 잘쏘는 사람을 뽑는 한판 놀이마당이다. 나담 축제의 최고 행사는 400마리 이상의 말이 초원에서 15~30㎞레이스를 펼치는 승마다. 기수는 대략 10세 전후의 어린아이들이 되고 우승마에게는 머리에 우유를 붓는다.
몽골말은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다리가 짧고 머리가 뭉툭해서 참 못생겼지만 사람을 태우고 달리는데는 일가견이 있다. 망아지때부터 사람들 속에 조련을 받고 자란만큼 순응을 잘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퇴역한 키 큰 경주마를 쓰는 한국, 일본과는 승마 환경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때문에 승마관계자 사이에서는 국내에서는 몽골말을 수입해 승마용으로 쓰자는 의견들이 많다. 또 몽골인들에게 정식 취업비자를 발급, 승마장에서 말 관리사로 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렇게 하면 승마장 유지비용이 최소 5분의 1이하로 떨어지고 시간당 평균 5만 원씩 하는 승마비용도 1만 원대로 뚝떨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백경철 한국산악승마협회장은 "지금까지는 더브렛종 같은 키 큰 말로 초보자 강습을 했지만 낙마가능성이 높고 초보자들의 불안감이 커 대중화시키는데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면서 "몽골말은 키가 작고 가격도 싸 수입되면 상당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몽골 승마의 백미는 '승마 트레킹'이다. 고수들은 초원 200㎞를 횡단하는 3박4일 코스를 즐긴다. 이동 내내 가이드가 따라가고 잠은 초원 중간중간에 위치한 게르(몽골식 텐트)에서 잔다. 울창한 시베리아 소나무숲을 헤쳐나가기도 하고 거센 여울 물살을 지나 강을 건너기도 한다. 사막을 건너기도하고 드넓은 초원을 질주하기도 한다.
초보자도 1시간의 교육만 받으면 곧바로 '오프로드'에 도전할 수 있지만 구간길이는 게르와 게르사이 왕복 10여㎞정도다. 엉덩이가 까져서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게르에서 자는 1박을 못잊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지난 여름 부부가 함께 승마트레킹에 참여했던 김상식 씨(55·서울 양천구 목동)는 "귀국해 한동안 힘들긴 했지만 한밤에 게르 앞마당에서 아내와 함께 누워본 별이 너무 예뻤다"면서 "기회가 되면 다시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승마를 산업화하려는 우리로서는 몽골승마는 이래저래 벤치마킹할 내용들이 많다.
특히 몽골의 승마트레킹은 대중 승마의 대표적인 사례라는 점에서 국내에 접목해보려는 시도들이 잇따르고 있다. 제주도는 산재한 골프장과 승마장 사이 오솔길을 따라 일주하는 코스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내륙에서라면 산악승마장의 임도를 승마트레킹으로 이용하는 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말을 타고 산중 수십㎞를 오르락 내리락하다가 임도 중간에서 1박을 하는 형식인데 특히 경기도쪽에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마사회 관계자는 "제주도라면 이국적인 맛도 있고 자연도 잘 보전돼 승마트레킹을 한번 해볼만 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골프장쪽에서 말이 지나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말의 분비물 처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해결해야 할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 선진국의 승마산업
-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넘어서면
- 생활승마 급속도로 확산 경향
- 미국의 경우 유발효과 GDP의 1%
- 일본 승마인구 · 고기용 말 폭발적 증가
선진국치고 승마산업이 만개하지 않은 국가는 없다. 특히 승마산업이 경마산업을 능가하고 있다는 것이 이채롭다. 승마가 경마보다 먼저 자리를 잡은 역사적 배경 때문이다. 게다가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생활승마가 급속도록 확산된 탓이다.
유럽에서도 대표적인 승마산업국은 독일이다. 독일의 승마관련 총 매출액은 50억 유로로, 경마(5000만 유로)의 100배에 달한다. 30만 명이상이 말산업에 종사하며 2007년 현재 말 수는 150만 마리에 달한다. 전체 승마인구는 170만 명 쯤되고 클럽에 등록된 14세 이상 상시 승마인구만도 124만 명이라고 한다.
특히 독일승마연맹은 세계에서 가장 큰 승마스포츠 조직으로 회원의 70%가 여성이다. 15~26세 청소년 층에서는 두번째로 인기있는 스포츠로 학교 승마체육활동이 잘 되고있다. 말과 관련된 회사만 3000개 이상 이며 매년 승마비용으로 26억 유로가 소모된다.
프랑스에서도 승마가 생활체육에 관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다. 승마는 생활체육 중 3번째 규모로 승마 자격 등록자만 50만 명에 달한다. 학생들은 학교 입학과 함께 승마장 이용 등을 위해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2003년 기준으로 종마산업 승마 트레킹 사료업 등 말 연관산업의 유발효과는 국내총생산(GDP)의 1%인 123조 원에 달한다. 이는 미국의 영화산업 전체와 맞먹는 규모로 경마매출액(10조9000억 원)의 10배나 된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가장 앞선다. 2006년 기준으로 일본의 말 사육두수는 9만3000마리로 이중 승용마가 16%, 고기용말이 13%를 차지하고 있다.
2006년 현재 경주마는 1992년에 비해 66%수준까지 감소했지만 승용마는 같은 기간 158%가 늘어났다. 승마인구는 꾸준히 늘어난 반면 경마인구는 퇴조했다는 의미다. 특히 고기용말은 같은 기간 183%가 증가, 일본인들의 말고기 사랑을 짐작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