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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의 세계 영화제 기행 <24> 상하이국제영화제

상하이의 위상과 함께 급성장… 게스트도 심사단도 화려

1998년 첫회 서편제에 감독·여우주연상 안긴 이후 한국영화 꾸준히 초청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6-23 20:12:21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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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영화제에서 영화제 심사위원단이 무대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맨 오른쪽이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우위썬(오우삼) 감독이다.
상하이국제영화제는 1998년 상하이시 정부에 의해 창설되었다. 1998년 10월 9일 중국영화의 중흥을 목표삼아 경쟁영화제로 출범한 상하이국제영화제는 시작부터 화려했다. 초대된 9명의 심사위원에는 위원장인 중국의 셰진(謝晋) 감독을 비롯해 일본의 오시마 나기사, 미국의 올리버 스톤, 호주의 폴 콕스, 영국의 로랑 조페, 중국의 쉬커(徐克·서극) 등 세계적인 감독들이 고루 포진되었다. 경쟁부문 20편, 파노라마부문 103편 이외에도 심사위원들의 영화를 비롯한 회고전 부문에 31편의 영화를 상영하면서 총 154편의 규모를 과시했다.

그 중 경쟁부문에 소개된 한국영화는 '서편제'(임권택)였고, 파노라마부문에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이명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박종원) 등 4편이 상영되었다.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는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오정애)을 수상했다.

매년 10월에 개최되었던 상하이영화제는 2004년 제7회 영화제부터 개최시기를 지금의 6월 초순으로 옮겼다. 그 사이 2000년(제3회)부터는 '필름 마켓'을 창설하면서 세미나를 열기 시작했고, 회를 거듭할수록 마켓의 기능을 키워갔다. 새로운 변화를 또 한 번 시도한 것은 2005년 제8회 영화제에서였다. 아시아영화의 신인을 발굴하기 위한 '아시안 뉴 탤런트 어워드(Asian New Talent Award)'를 신설하였고, '진주에(金爵·금작)국제영화포럼'을 창설하여 국제영화제 관계자들과 영화산업 전문가들을 영화제에 초청하기 시작했다.

뤽 베송 감독이 평생공로상을 수상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제의 기본적인 분위기는 관이 주도하고 있다는 느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소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중국정부의 방송 영화 미디어를 총괄하고 있는 '광파전영전시총국'의 국장과 상하이시 시장이 조직위원장격인 공동 명예위원장으로, 총국의 부국장과 상하이시의 부시장이 집행위원장으로 전권을 행사하고 있다. 상하이와 한국영화의 관계는 매우 좋은 편이다. 임권택 감독이 제3회 영화제의 심사위원을 맡은 이후 박광수(4회), 이창동(5회), 박철수(6회), 강제규(7회), 곽경택(8회) 등의 감독과 오정완 대표(12회)가 경쟁부문 심사위원을, 새로 신설된 아시아 신인상 부문에도 이명세(8회), 봉준호(9회), 임권택(9회·위원장), 허진호(13회·위원장)가 심사를 맡았다.

한국영화도 꾸준하게 초청받아 상영되고 있다. 초창기에는 2~3편 정도의 한국영화가 초청되었지만 2002년(5회)에는 '박하사탕'(이창동), '쉬리'(강제규), '춘향뎐'(임권택)을 비롯하여 총 8편이, 2004년(7회)에는 '살인의 추억'(봉준호), '스캔들'(이재용)등 총 10편이, 2008년(11회)에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임순례), '행복'(허진호) 등 8편이 초청되었다. 올해는 '마더'(봉준호)가 공식상영부문에, '애자'(정기훈)와 '집행자'(최진호)가 아시아신인상부문에, '킹콩을 들다'(박건용), '식객2'(백동훈), '하모니'(강대규), '요술'(구혜선) 등이 초청되었다.

개막식에 참석한 한국측 게스트들. 왼쪽부터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 양쯔충(양자경),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 정우성, 김영진 집행위원.
상하이는 한국 독립운동의 중심지였고, 대한민국임시정부가 들어섰던 곳이다. 한국과의 근대적 상처를 나눈 도시 상하이를 처음으로 방문한 것은 한중 국교수립 2주년이었던 1994년 8월의 일이었다. 80여 명의 '대한민국예술단'을 인솔하고 톈진, 베이징을 거쳐 두 차례 공연을 위해 상하이를 처음 방문했다. 이후, 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위과정에 다니던 1995년에는 상하이 복강대학과 고대 언론대학원이 공동주관한 한중 포럼에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방문했었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2005년 6월 상하이국제영화제가 최초로 주최한 '진주에 국제영화포럼' 중 제3주제인 국제영화산업정상회의 '미래전략' 부문의 주제발표를 위해 영화제에 처음 참가했다.

10년 만에 찾은 상하이는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었다. 버라이어티의 에릭 미카 사장이 주재하고 필자와 제프리 길모어 선댄스영화제 집행위원장, 당시 칸영화제 사무총장이었던(현재 프랑스국립영화센터 위원장) 베로니크 케일라, 미국 월트 디즈니의 R&D부회장 브루스 본, 홍콩의 에드코영화사 대표 빌 콩, 미국 미라맥스 공동창립자이며 프로듀서인 하비 와인스타인 등이 주제발표 및 토론에 참가했다

화려한 개막식 공연.
2007년에 개최된 제10회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도 토론은 이어졌다.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들이 참가한 국제포럼에서는 에릭 미카가 다시 사회를 맡고, 필자를 포함해서 제프리 길모어(선댄스), 츠구히코 가토가와(도쿄), 압둘 하미드 주마(두바이), 종룬 렌(상하이), 제임스 힌드맨(AFI), 마르코 뮐러(베니스), 척 볼러(하와이), 산드라 덴 하머(로테르담), 제롬 파이야르(칸) 등의 집행위원장이나 주요 인사가 발표와 토론을 벌였다.

2008년 6월 28일, 상하이에서 개최된 '아시아그래프'에서 수여하는 공로상을 받기 위해 아시아그래프 총회에 참석하기도 하였다. 아시아그래프는 한중일 3개국의 첨단영상산업 분야 학자들이 주축이 되어 3개국을 순회하면서 행사를 개최하는 학술단체였다. 지난해 6월에는 박정자 김화숙 등 연극인과 무용인이 포함된 문화예술계 대표들과 장이모(張藝謀·장예모) 감독이 연출한 '인상서호' 공연을 항저우에서 관람한 후 상하이영화제에 참가했다.

올해 상하이국제영화제는 제13회를 맞이했다. 우선 오랫동안 상하이시 부시장과 함께 주석을 맡아왔던 중국 광파전영전시총국의 부국장이 자오시라는 여성에서 장피민으로 교체되었다. 지난해 대니 보일 감독을 심사위원장으로 위촉했던 영화제는 올해 우위썬(吳宇森·오우삼) 감독을 심사위원장으로, 레오 까락스, 아모스 키타이, 자오 웨이 등을 심사위원으로 위촉하고, 개막식에서 뤽 베송에게 평생공로상을, 천카이거(陳凱歌)에게 중국영화공로상을 수여했다..

국제경쟁 16편, 공식선정 7편, 신인상부문 10편, 회고전 13편, 중국영화 특별전 37편, 지구촌 영화 90편, 환경영화 4편, IMAX 4편, 스펙트럼 93편, 다큐 및 단편 2편 등 모두 276편이 18개 스크린에서 상영되었고, 국제포럼부문에서는 심사위원장 강연, 영화산업포럼, 라운드 테이블, 마스터 클래스 등이 개최되었다. 그리고 올해 아시아신인상부문에 초청된 한국영화 두 편은 나란히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애자'의 정기훈 감독이 감독상을, '집행자'가 심사위원상을 각각 수상한 것이다.

엑스포가 열리고 있는 올해의 상하이는 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새로 조성된 공항과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고속도로가 손님을 맞았다. 광활한 대지에 조성된 엑스포 전시장은 하루 50만 명의 관객이 찾고 있었고, 위용을 자랑하는 중국관은 하루 전에 예약한 4만 여 명의 관객만이 입장할 수 있었다. 한국관도 3시간은 줄서 기다려야 입장이 가능했다. 엑스포의 거대한 규모 앞에서 문득 감회에 젖는다. 19세기 중반 서구열강에 의해 개항된 이후 상하이는 자의반 타의반 세계적인 국제도시로 성장해왔다. 유럽풍과 동양풍의 건물이 공존하고,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타협하는 이 도시는 늘 세계의 축소판이었다. 중국 내 유일한 국제영화제인 상하이국제영화제 역시 세계영화와 중국영화가 조화를 이루는 영화제로 굳건히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 영어가 없는 국제영화제

세계적인 국제도시 상하이. 하지만 이 도시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상하이는 그리 친절한 도시만은 아니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을 찾기가 몹시 힘들고 영어로 된 안내서를 찾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상하이국제영화제 역시 마찬가지이다. 개막식을 포함한 대부분의 주요 행사가 영어통역 없이 진행되기고 하고 영어 자막 없이 중국영화가 상영되기도 한다. 또한 실질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필름 마켓에서조차 영어가 가능한 관계자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두고 중국 국내 영화시장의 빠른 성장을 이유로 들고 있다. 해마다 전년 대비 거의 40%에 이르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의 국내 시장은 세계의 그 어떤 영화시장보다 거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필름 마켓에 참가하는 대부분의 중국 영화업자들은 외국과의 거래보다는 급속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내 지방업자들과의 거래를 더 원한다. 따라서 '영어'는 반드시 필요한 요인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상하이영화제는 이 문제를 주요 게스트에게 개별 수행원을 붙여주는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다. 다른 영화제에서 상상하기 힘든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하는 해결방식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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