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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김동호의 세계 영화제 기행 <27> 금마·타이페이 영화제

대만영화 부흥을 향해 달리는 두개의 바퀴

문화산업육성과 중화 문화교류의 임무를 띤 금마영화제

'나태한 금마'를 비판하며 창설된 타이페이영화제

이 두 영화제를 키우며 대만은 영화산업 중흥을 꿈꾼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7-13 21:03:52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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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영화제 관계자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맨 앞줄 오른쪽 두번째가 대만의 차이밍량 감독.
대만에는 두 개의 유명한 영화제가 있다. 하나는 금마영화제이며, 다른 하나는 타이페이영화제다.

금마영화제(台北金馬影展)는 중국어권 중심의 영화제다. 1962년 대만정부는 아카데미영화상을 본 딴 '금마상' 제도를 창설했다. '금마'라는 이름은 대만의 섬 금문도(金門島)와 마조도(馬祖島)의 첫 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초창기 금마상은 대만과 홍콩영화만을 대상으로 하였다. 당시 중국과의 교류가 막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6년부터 중국영화를 받아들이기 시작하여 지금은 중화권 최대 규모의 영화상을 수여하는 영화제가 되었다. 1980년에는 영화상 수여와 함께 금마국제영화쇼케이스를 창설하여 본격적인 영화제의 성격을 띠기 시작했다. 1990년에는 금마영화제로 이름을 바꾸고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현재 금마영화제의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는 대만의 거장 허우 샤오시엔 감독이다. 그는 부산국제영화제와도 인연이 깊다. 2002년 신작 프로젝트 '쓰리 타임즈'로 부산국제영화제의 부산프로모션플랜(PPP)에 참여한 바 있고, 2005년과 2008년에 부산영화제 아시아영화아카데미 교장을 역임한 바 있다. 특히 아시아의 영화학도를 교육시키는 아시아영화아카데미의 역할을 높이 평가한 허우 샤오시엔 감독은 금마영화제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하자마자 금마영화아카데미를 시작하였다.

대만정부에서는 대만의 문화산업역량을 육성하기 위해 금마영화제를 지원한다. 최근에는 영화제에 중국과의 문화교류를 위한 지렛대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매년 금마영화제에 참가하는 중국 본토 영화인들의 숫자도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국 본토와의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 또한 대만정부는 2002년 일본이나 홍콩처럼 대규모 종합콘텐츠마켓인 '국제영화 및 TV엑스포'(TIFTE)를 만들어 금마영화제와 함께 개최하고 있다. 이 기간에는 엑스포 행사 중 하나인 '금종TV상'과 '타이페이 국제 TV, 영화, 디지털 콘텐츠 전시회'와 '금마상', '금마영화제', '타이페이 영화 및 TV 프로젝트 프로모션' 등의 행사가 개최된다. 2005년 창설한 프로젝트마켓인 '타이페이 영화 및 TV 프로젝트 프로모션'(TFTPP)과 2009년에 만든 금마영화아카데미는 부산국제영화제의 프로젝트마켓인 PPP와 아시아영화아카데미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올해 열린 타이페이영화제에서 영화 '킥 오프'로 '국제청년감독경쟁' 부문을 수상한 샤우캇 아민 코르키 감독
2010년 13회를 맞이한 타이페이영화제는 1998년에 창설되었다. 오랜 역사를 지닌 금마영화제가 대만영화 진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에 따라 일부 영화인과 타이페이시가 뜻을 모아 타이페이영화제를 출범시켰다. 금마영화제의 대안적 성격을 기치로 출발한 영화제인 셈이다. 창설을 주도한 타이페이 마잉주 시장은 2006년까지 시장으로 재임했고, 현재는 대만의 총통이 되었다. 타이페이영화제는 시가 주도하면서 조직위원장은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시의 문화국장이 맡았다. 대만다큐멘터리협회와 왕 퉁 감독, 허우 샤오시엔 감독, 웬 티엔샹 평론가 등 대만 영화인들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2003년 제6회 영화제를 맞아 변화를 시도했다. 먼저 '시티즌 및 시티비젼'이란 콘셉트를 채택하여 시민들이 참여하는 경쟁제도를 도입했다. 세계의 문화 및 영화도시와 함께 그 나라의 영화를 집중 조명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시민 비디오 및 영화 경쟁' 부문이 신설되었고, 대만전영문화협회 회장인 허우 샤오시엔 감독이 영화제를 맡아 실질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2007년 타이페이 시장이 마잉주에서 렁빈하우로 바뀌면서 허우 샤오시엔 감독이 정식으로 타이페이영화제의 조직위원장으로 부임했고, 2008년부터 제인 유가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타이페이영화제는 '국제청년감독경쟁부문'과 '타이페이영화상', 이렇게 두 개의 메인 경쟁부문을 갖고 있다. 국제청년감독경쟁부문은 전 세계의 젊고 유망한 감독을 발굴하기 위한 경쟁부문으로 신인 감독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영화를 선정하여 시상하고 있다. 타이페이영화상은 대만영화를 격려하고 지원하기 위한 상으로 장편극영화, 다큐멘터리, 단편영화 등 세 부문으로 구분하여 시상한다.

올 6월 타이페이영화제 관계자들.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브라질의 호세 윌커(왼쪽 두번째) 감독과 제인 유(가운데) 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얼굴이 보인다.
타이페이영화제는 매년 160여 편의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2002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시티 비젼' 프로그램은 매년 2개 도시를 선정하여 그 나라의 영화들(회고전과 새로운 영화를 포함)을 중점 초청하여 선보인다. 첫 해인 2002년에는 파리와 프라하를 조명했고, 교토와 멜버른(2003),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2004), 러시아의 렌 필름스튜디오(2005), 토론토와 몬트리올(2006), 코펜하겐(2007), 예루살렘과 더블린(2008) 등이 선정되었다. 2009에는 베를린과 라틴아메리카(멕시코, 칠레, 브라질, 페루)가 선정되어 '빈티지 베를린' 및 '현대독일'이란 주제로 30편의 독일영화와 9편의 라틴 아메리카 영화를 포함, 모두 138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다. 그리고 2010년에는 리오 데 자네이로와 상하이 두 도시를 선정하여 23편의 브라질 영화와 배우 완령옥의 회고전을 포함한 중국영화 15편이 상영되었다. 이밖에 파노라마 부문의 65편을 포함하여 모두 168편의 영화가 선을 보였다.

2002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대만영화특별전을 상영한 후인 같은 해 12월 8일 대만 다큐멘터리영화제의 초청으로 타이페이를 방문하게 되었다. 허우 샤오시엔 감독 등 많은 감독들과 만났고, 특히 대만정부의 디지털영화 및 애니메이션영화에 대한 의욕적인 지원정책을 청취할 수 있었다.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올 6월에는 타이페이영화제 허우 샤오시엔 조직위원장과 제인 유 집행위원장의 초청으로 '국제청년감독경쟁'부문의 심사위원장으로 타이페이를 다시 방문했다. 대만 여배우 첸 상치, 브라질의 배우 감독 작가 겸 프로듀서인 호세 윌커, 일본 감독 이사오 유키사다와 함께 경쟁부문에 선정된 12편의 영화를 심사한 결과 이라크 쿠르드 감독 샤우캇 아민 코르키의 '킥 오프'가 대상을, 이란 출신의 독일여자감독 쉬린 네샷의 '남자 없는 여자'가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다. '킥 오프'는 이라크의 파손된 스타디움에서 살고 있는 쿠르드, 아랍, 터키의 난민들이 축구로 화합을 다진다는 주제를 매우 아름답고도 감동적으로 표현한 영화로 2009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신인감독상인 '뉴커런츠 어워드'를 수상하였다. '킥 오프'의 가치를 다시금 확인한 셈이다.

대만은 아시아 영화 역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리 싱, 리 한샹, 왕 퉁, 에드워드 양, 허우 샤오시엔, 이 안 등 많은 감독이 그 이름을 세계 영화사에 올려놓았다. 현재는 장초치, 이강생 등 젊은 감독들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그러나 영화 산업에는 실패했다. 황금기였던 1980년대 100편에 달하던 제작편수는 1990년대에 들어와 20편대로 하락했고 자국영화의 시장점유율도 2~3%로 급락했다. 다행히 정부와 영화계의 노력으로 2008년 21편이었던 장편영화는 지난해 24편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필자는 대만영화의 얼굴인 허우 샤오시엔 감독이 이끄는 금마영화제와 타이페이영화제가 대만영화의 질적향상은 물론 영화산업의 진흥에 큰 역할을 하게 되리라고 확신한다.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 거장감독 허우 샤오시엔

- 주요 영화상 휩쓴 대만의 대표감독
- PIFF와 깊은 인연… 거의 매년 찾아

허우 샤오시엔 감독은 1947년 중국에서 태어나 이듬해 대만으로 이주했다. 국립대만예술대학 연극영화과를 나온 후 1980년 '귀여운 소녀들'로 영화계에 데뷔했으며, 1985년 '동년왕사'로 베를린영화제 국제비평가상을, 1989년 '비정성시'로 베니스영화제 대상인 황금사자상을, 1993년 '희몽인생'으로 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함으로써 세계적인 거장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그 후에도 그는 '해상화'(1998), '밀레니엄 맘보'(2001), '카페 뤼미에르'(2004) 등을 연출했고 2005년 칸의 경쟁에 올랐던 '쓰리 타임즈'는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개막영화로 상영되었다.

허우 샤오시엔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와 인연이 깊다. 2001년 제6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으로 처음 방문한 이후 거의 매년 부산을 찾고 있다. 2002년에는 부산국제영화제가 기획한 대만영화특별전에 40여 명의 대표단을 이끌고 부산에 왔으며, 2005년과 2008년에는 아시아필름아카데미의 초대 및 제4대 교장을 역임했다. 2008년에는 '아시아영화인 상'을 수상했다.

그가 처음 심사위원으로 부산을 찾았을 때 허우 샤오시엔 감독과 칸 영화제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 사이먼 필드 로테르담 집행위원장, 피터 반 뷰렌 네덜란드 언론인 등이 밤새도록 술을 마시며 친교를 다졌다. 2002년 1월 말에 그가 로테르담영화제의 심사위원을 맡으면서 우리들은 다시 로테르담에 모여 이른바 '타이거 클럽'을 만들었을 정도로 친해졌다. 한국의 감자탕을 즐겨먹는 허우 샤오시엔 감독은 자국 영화를 이끄는 상징적인 인물인 동시에 부산과 함께 아시아영화를 대표하는 20세기의 영화인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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