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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있다, 부산문화의 길 <2> 디지털을 만난 바다

한반도 해양문화 디지털 콘텐츠화, 새로운 창작 샘터로…

동영상 애니메이션 그래픽 등 자료

다양한 문화산업 이야기 창작 소재

역사·문화·생활사 입체적 정보 제공

관광자원화 이용 등 활용 범위 무궁무진

해양도시 표방 부산 꾸준한 관심 필요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10-09-07 20:20:14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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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전경. 중앙대 산학협력단 제공
우리나라의 디지털 콘텐츠, 게임산업, 문화콘텐츠 산업 진흥을 총괄해서 지원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www.kocca.kr·원장 이재웅)은 지난해 '2009 문화원형 창작소재 개발사업 지정공모'를 2007년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정'한 공모 과제는 두 가지였다. 그 둘 중 하나가 '세계 속의 한반도 해양문화원형 콘텐츠 개발'이다.

둘뿐인 지정공모과제 중 한 가지가 '해양문화원형'이라는 점은 흥미롭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측은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우리의 문화콘텐츠 진흥사업의 내용이 편중되지 않고 다채롭게 가야 하기에 지정공모라는 방식을 취한 것이고, 그 중 해양문화라는 주제가 디지털문화콘텐츠로 집중개발할 만한 비중과 중요성이 있다는 판단 또한 물론 작용했다. 수요조사와 자문위원회 등을 통해 결정한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해양도시' '해양수도'를 표방하는 부산의 처지에서 또 하나 관심이 갈 수 있는 대목은 이 공모에 응모해 사업주체로 선정된 곳이 서울에 있는 중앙대 산학협력단 문화콘텐츠기술연구원이라는 점이다. 바다나 해양문화에 관한 연구라면 언뜻 지리 조건 상 바다를 끼고 있는 지역에 관련 연구 기관이나 인력이 많고 관심도 높을 법 한데, 사정이 어찌 되었든 막상 그런 도시에서는 이 기회를 잡지 않은 것이다.

'세계 속의 한반도 해양문화원형 콘텐츠 개발사업'에 프로그램 매니저로 참여한 중앙대 다문화콘텐츠연구사업단 전영준 전임연구원은 "(이 사업처럼 종합적인 노력과 관점이 필요한 과제는) 지역적인 특색을 갖췄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리라고 볼 수 없다. 해양을 끼고 있다면 지리적 이점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불리함을 바다를 잘 아는 다양한 교수와 연구진의 참여로 조절하면서 특히 문화교류 등에 대한 우리 나름의 연구성과를 충분히 활용했다"고 밝혔다.

■작업 과정 통해 방대한 자료 획득하고 축적

제주도 바다 야경. 중앙대 산학협력단 제공
'세계 속의 한반도 해양문화원형 콘텐츠'는 지난해 말 완성되어 현재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문화콘텐츠닷컴(www.culturecontent.com)의 '문화원형과제' 코너를 통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 콘텐츠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한 사업비 2억1500여 만 원을 포함해 총 예산 2억8000여 만 원이 투입되고 중앙대 한반도 해양문화원형사업단(단장 박경하 역사학과 교수) 인원 14명과 멀티미디어 부문을 담당한 (주)누리미디어 개발팀 12명 등 26명이 참가해 7개월에 걸쳐 만들었다.

"방대하고 어려운 작업이었다. 현지 바다를 답사해야 했고 관련 지자체, 기관 등과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했다.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등 원사료도 뒤져야 했다. 그것을 다시 디지털 콘텐츠로 변환하고 스토리를 입혀 시나리오, 애니메이션 등으로 꾸미는 작업도 병행했다." 이 사이트의 스토리뱅크에는 '해양대 교정에 서있는 시비(詩碑)의 정체는?'과 같은 짤막한 에피소드 정보, 장한철의 '표해록' 등 창작의 소재가 될 만한 시놉시스, 조선시대 베트남에 표류해 갔던 김대황 이야기를 바탕으로 창작한 시나리오 등도 있다. "그 과정에서 방대한 분량의 콘텐츠를 획득할 수 있었다." 전영준 전임연구원의 설명이다.

이 언급은 울림이 각별하다. 현재 진행 중인 많은 문화콘텐츠 구축사업은 당장의 활용도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사전을 만드는 일과 비슷한 데가 있다. 특정 목적이나 사업에 단시간에 장착돼 상품으로 전환된다면 더 좋겠지만, 기본바탕으로 우선 깔아놓고 필요한 사람이 활용할 수 있게 기반을 구축하는 장기적 관점이 들어있다. 이렇게 본다면, 부산처럼 '해양수도'를 표방하는 도시는 '방대한 콘텐츠를 획득할 수 있는' 계기가 많을수록 지역적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다.

중앙대 산학협력단의 '세계 속의 한반도 해양문화원형 콘텐츠'는 현재 2533개의 콘텐츠를 활용해 동영상 31개, 3D 애니메이션 3개, 2D 애니메이션 7개, 2D 그래픽 29개, 이미지 1997개, 텍스트 286개의 구성으로 구축돼 활용되고 있다. 사업단 측이 밝힌 활용 가능 분야는 "다양한 문화산업의 이야기 창작 소재, 해양문화의 멀티미디어형 소재, 한반도 해양문화지도 구축을 통한 관광자원화, 역사·문화·생활사를 포괄하는 입체적 정보 제공부터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활용" 등까지 다채롭다.

■부산에서도 다양한 시도 필요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002년부터 '문화원형의 디지털 콘텐츠화 사업'을 진행해 왔다. 이를 통해 그간 자유공모와 지정공모를 통해 210개 정도의 문화원형이 디지털콘텐츠로 태어났다.(www.culturecontent.com 참조) 이 가운데 각 지역 국립박물관의 저작권을 위탁관리해주는 방식의 콘텐츠 17개를 제외하면 순수 창작형 문화콘텐츠는 193개 정도인데, 이 가운데 16개가 바다 또는 해양문화와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 어떻게 보면 비중이 높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문화원형의 디지털 콘텐츠화 사업의 범위가 워낙 넓고 다양한 점을 감안하면 10%에 육박하는 이 수치는 그만큼 바다와 해양문화가 역사·전통부터 상상력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문화콘텐츠의 산실로서 전국적으로 꾸준히 관심을 받고 있고 가능성도 높다고 볼 수도 있다.

이 가운데 부산의 관련 전문가집단이나 업체가 개발한 것으로 동명대 건축도시연구소의 '조선시대 수영의 디지털 복원 및 수군의 군영사 콘텐츠'(http://navalbase.culturecontent.com)나 (주)지엑스의 '독도 역사문화 환경의 디지털 콘텐츠'(dokdo.culturecontent.com) 등만 확인할 수 있다. 나름의 시도는 있었지만 부산의 전문가와 업체가 이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은 분명하다.

참신한 주제와 내용이라도 '디지털'을 만나지 않으면 더 많은 이용자를 만나거나 활용도를 높이기 힘든 현재 상황에서 해양도시 부산의 인력들이 디지털의 바다로 항해를 떠날 수 있게 도전과 관심이 필요해보인다.


# 해양문화 관련 인터넷 사이트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문화콘텐츠닷컴에는 해양문화와 관련해 눈에 띄는 '문화원형과제' 사이트들이 제법 있다.

인하대 문화경영심리연구소가 개발한 '개항시대 인천 항구문화'(http://incheon-habor.culturecontent.com)가 흥미롭다. 옛사진과 동영상, 문헌자료 등이 다채롭다. 인천항구의 역사 기초자료와 함께 대불호텔을 건축한 일본인 호리 규타로, 인천을 무대로 선교와 교육활동을 하며 조선인의 하와이 노동이민을 장려했던 존스 목사 등 70여 개 사건, 50여 명 인물 등의 이채로운 자료는 이 사이트를 토대로 인천에 대한 상상과 창작을 가능케 해준다.

'조선시대 전통한선의 원형복원'(http://koreanship.culturecontent.com)은 조선의 판옥선, 임진왜란 때 일본군이 타고왔던 세키부네, 학인진의 원형그림 등 수군, 해전, 선박, 무기 자료가 일목요연하다. 예컨대 조선의 해전을 배경으로 소설을 쓰고자 하는 소설가가 있다면 이 사이트에서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대 산학협력단 작품인 '세계 속의 한반도 해양문화원형'(http://cp0905.culturecontent.com)은 종합적이고 입체적이다. 해양문화사전, 스토리뱅크, 콘텐츠관 등을 통해 풍부하고 다양한 형태의 자료를 갖췄다. 등대, 문학, 표해록 등을 항목별로 설명하는 해양문화사전이나 '독도에서 사라진 강치 이야기' '부산항구의 변천사' 등 이미지 자료 등이 흥미롭다. '바다를 건넌 고인돌''바다와 사람' 등 해상다큐 영상도 제공하고 있다.

동명정보대 건축도시연구소가 만든 '조선시대 수영의 디지털 복원 및 수군의 군영사'(http://navalbse.culturecontent.com)에서는 조선시대 해군 방어시설인 수영의 위치 관할지역 성곽 등에 관한 다양한 정보와 수군의 생활사를 다뤘다. 이들 사이트에 있는 다양한 콘텐츠는 콘텐츠몰을 통해 판매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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