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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PIFF를 빛낼 은막 女배우들 <4> 김지미

40년간 700여편 출연 '살아있는 전설'

한국영화사상 대체 불가능한 강렬한 여성상 그려내

생존배우로 영화제 첫 회고전… '티켓' 등 대표작 8편 상영

  • 강필희 기자
  •  |   입력 : 2010-10-06 20:28:10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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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김지미(70)는 가장 오랜 세월동안 대한민국 미인의 대명사였다. 한국 여성에게 "김지미 닮았다"는 말은 최고의 찬사였다. 1959년 미국의 존 포드 감독이 방한했을 때 김지미를 보고 그 미모를 칭찬했던 일화는 아직도 회자된다. 한국 영화사상 가장 치명적인 팜므파탈을 연기한 여배우이자 영화계의 여장부, 그래서 한국 영화의 전설로 남은 이가 바로 김지미이다.

김지미는 여고생이었던 1957년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로 영화계에 데뷔한 이후 40여 년간 시대극 미스터리물 액션영화 등 7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전성기였던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한해 20~30편의 영화를 찍었다. 이 시기 김지미는 3~4편의 영화를 동시에 촬영했다. 다큐멘터리 제작차 김지미를 여러차례 인터뷰했던 영산대 주유신(영화영상학과) 교수는 "하루 중 4시간은 A영화를 찍고, 4~5시간은 B영화를 찍고, 2~3시간은 C영화 포스터를 찍는 등 하루를 4등분 내 분주하게 움직였다"는 말을 대신 전했다.

1980년대 김지미는 '지미필름'이라는 영화사를 설립해 제작자로도 나섰다. 제작자이자 배우로 처음 만든 영화가 임권택 감독의 '티켓'(1986)이다. 이장호 감독의 '명자 아끼꼬 쏘냐'(1992)에는 제작자이자 배우로도 참여했다. 이 영화는 한국 일본 사할린을 떠도는 한 여인을 통해 한민족의 비극적 운명을 묘사한다. 비록 흥행에서는 참패했지만 김지미를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었던 사실상의 마지막 영화인데다 김지미의 본명이 '김명자'인 점 등이 여러가지 함의를 갖고 있는 작품이다.

1995년부터 2000년까지는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을 두 차례 역임하면서 스크린쿼터 등 한국영화가 처한 사회적 문제의 전면에 나서기도 했으나 후배 영화인과의 갈등 등으로 2000년 들어 대중의 시선에서 사라졌다.

김지미는 순종하는 가련한 여성보다는 전쟁 분단 근대화로 이어진 한국 사회의 굴곡진 역사, 그 속의 수많은 혼란과 모순 속에서 격렬하게 부대끼고 살아가는 여성상을 누구보다 강렬하게 연기했다. PIFF는 한국영화 회고전 '그녀가 허락한 모든 것: 스타, 배우 그리고 김지미'를 통해 그녀를 집중 조명한다. 생존 배우 가운데 PIFF가 회고전을 갖는 것은 김지미가 처음이다. 영화제 기간동안 '비오는 날의 오후 세시'(1959) '육체의 약속'(1975) '티켓'(1986) 등 8편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김지미는 7일 개막식 레드카펫을 밟은 후 영화제 폐막 때까지 부산에 머물면서 관객과의 대화(GV), 한국영화 회고전의 밤(9일), 핸드프린팅(11일)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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