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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본 세계경제, 부산경제 <7> 미국의 기업-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美 경제관료 '사관학교' 금융위기 후 독보적 투자은행 굳혀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0-10 20:02:05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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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수의 고위관료 배출한 인재의 산실
- '거버먼트 삭스' 별명, 한해 134억弗 수익
- '장기비전' 투자로 꾸준히 성장
- 탁월한 연구기능, BRICS 용어 창안

- 원자재 필요한 제조업 위해서라도 투자은행 존재해야
- 부산은 지역경제에 필요한 사람을 키울 준비가 되어있나

■대단한 기업?

뉴욕증권거래소에 자리한 골드만삭스 부스 모습.
다음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로버트 루빈(Robert Rubin) 전 재무부장관, 헨리 폴슨(Henry Paulson) 전 재무부장관, 로버트 졸릭(Robert Zoellick) 전 국무부장관이자 현 세계은행 총재, 존 테인(John Thain) 전 뉴욕증권거래소(NYSE) 의장, 존 코르진(Jon Corzine) 전 뉴저지 주지사, 조슈아 볼턴(Joshua Bolten) 전 백악관 스탭.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 공통점은? 그렇다. 골드만삭스 출신들이다. 이들 모두는 골드만삭스에 몸 담은 뒤 미국 정부의 요직에 기용되었다. 그런 점에서 골드만삭스는 인재의 산실이지만 그 이면에는 미국 정부와 골드만삭스의 보이지 않는 연계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미 동부의 사람들은 이걸 비꼬아 거버먼트 삭스(Government Sachs)라고 한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골드만삭스라는 말이다.

대단한 기업이다. 일 년 한 해의 순이익이 무려 134억 달러(2009년 기준)에 달한다. 이것은 세계 최대의 기업 월마트가 기록한 순이익 143억 달러에 불과 9억 달러 모자라는 수준이다. 하지만 매출액을 비교하면 이 기업의 위대성(?)을 실감할 수 있다. 월마트가 4082억 달러 어치를 팔아 143억 달러를 남긴 반면(이익율 3.5%), 골드만삭스는 517억 달러 어치를 팔아(서비스업은 수입의 개념) 134억 달러를 남겼으니(이익률이 25%) 이익을 만들어 내는 그 기술에 경탄할 만하다.

하지만, 혹자는 말한다. 골드만삭스가 정말 대단한 것은 금융위기를 거쳐 살아남았고, 아니 오히려 그 이후 더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하루 1조 달러를 움직이는데 그 중 현금이 160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2009년 순이익이 134억 달러에 이른 골드만삭스 본사 입구.
골드만삭스는 1869년 독일인 이민자 마르쿠스 골드만(Marcus Goldman)에 의해 설립되었는데 초기에는 기업의 자금조달에 탁월한 명성을 날렸다. 이어 골드만삭스는, 1981년에 합병한 아론사(J. Aron & Company: 커피와 금 시장의 주 거래자)와 1999년에 합병한 훌 거래 회사(Hull Trading Company: 전자적인 시장을 만드는 기업)를 제외하고는, 다른 회사들을 합병하는 대신 새로운 부서를 만들어가면서 성장해 왔다. 그래서 이 회사는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에서 석유와 같은 에너지 시장, 커피와 같은 곡물과 원자재 시장, 선물시장과 파생상품 시장, 나아가 전자적인 시장(electronic market of transactions)에 까지 진출하여 성장을 계속해 왔다.

골드만삭스의 성장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장기적으로 이익을 거둘 수만 있다면 단기적인 손실은 감수한다'는 장기비전(long-term greedy)이었다. 그리고 이와 함께 회사를 믿고 자기가 받은 급여들을 회사에 재투자한 파트너들(박스기사 참고)의 미래(회사와 자신)에 대한 믿음이었다. 현재 골드만삭스는 기업에 대한 자문과 증권회사 상장 업무 등을 처리하는 '투자은행(Investment banking)', 자기자본을 운용하는 '자기자본 거래 및 투자(Trading and principal investments)', 펀드 등과 같은 자산을 운용하는 '자산운용 및 증권 서비스(Asset Management and securities services)'로 나뉘어 운용되고 있다. 가장 많은 이익을 올리는 부분은 자기자본 거래와 투자로서 전체 이익의 68%를 차지하고 있다.

■투자은행의 빛과 그림자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 골드만삭스는 그 성장에 걸맞는 비난을 자주 받게 된다. 우선 1994년의 멕시코 금융위기. 당시 재무부장관 로버트 루빈(골드만삭스 출신)은 멕시코의 국가 부도를 막기 위해 200억 달러의 멕시코 채권을 사들이기로 했는데, 이 채권의 가장 중요한 소유자가 골드만삭스였다. 루빈이 멕시코가 아닌 골드만삭스를 구한 것이라는 비난이 뒤따랐다. 이 뿐 아니다. 골드만삭스가 만든 곡물 인덱스(Commodity Index)는 2007~2008년의 곡물가격 급등의 원인이고, 최근의 원유가격 급등은 골드만삭스의 투기적 수요가 원인이라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는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더 큰 비난에 직면한다. 무분별한 파생상품의 전 세계적 판매로 세계 금융위기를 불러일으켰다는 원초적 비난은 기본이다. 유럽금융위기에도 일조를 했다는 비판을 거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Security and Exchange Commission)가 지난 4월 이 회사를 사기혐의로 고소함으로써 그 비난은 절정에 이른다.

이런 시선은 리만브라더스와 베어스턴스가 망하고 골드만삭스가 금융위기 뒤 살아남은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누구도 진심으로 이 회사가 망하기를, 사라지기를 기대하지는 않는 것 같다. 이제 사실상 세계 투자은행(명목상으로는 2008년 은행지주회사로 변했다)을 좌지우지하는 독보적 존재가 아닌가.

■BRICS와 한국

골드만삭스를 언급할 때면 항상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이 회사의 탁월한 연구기능이다. 우선 브라질, 러시아, 인도와 중국을 지칭하는 브릭스(BRICS)라는 용어를 들 수 있다. 지금은 누구나 이 용어를 사용하지만, 처음 이 용어를 만들고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내공과 경험을 필요로 한다. 그런 골드만삭스가 2005년 '11개 차기 경제대국 후보(Next Eleven)'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2025년에는 세계 3위를 차지하고, 2050년에는 미국에 이어 2위가 된다는 추정 결과를 보고하였다. 그 추정 결과의 타당성을 떠나 골드만삭스라는 회사가 제시하지 않았다면 그 반향은 그리 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축적된 경험과 분석 그리고 브랜드는 그래서 중요하다.

■투자은행과 한국 그리고 지역경제

'투자은행의 시대는 갔다. 그래서 투자은행을 지향하는 한국의 자본시장통합법은 재검토되어야 한다.' 금융위기 뒤 이런 주장이 나오기는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투자은행의 모델은 여전히 유효하다. 제조업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조업이 '뼈 빠지게' 벌어도 그것은 금융 특히 투자은행이 모니터 하나를 통해 벌어들인 것보다 적을 수 있다. 아니 제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투자은행이 필요하다. 석유와 같은 원자재, 밀과 쌀 같은 곡물, 철광석과 같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그 가격을 좌우하는 투자은행의 생리와 관행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망하지 않고 제조업을 계속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으면 '재주는 우리가 부리고 떡은 외국의 투자은행이 먹는' 지난 세월의 인고를 되씹을 수밖에 없다.

투자은행의 성공에는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그렇다. 사람이다. 거버먼트삭스라는 별칭을 들을지언정 그런 사람을 키울 수 있다면 성공은 담보된 셈이다. 아하, 그렇다면 돈은 없다지만 지역은 그런 사람을 키울 수는 있지 않을까? 그런데, 그런데 그런 안목을 가지고 지역은, 지방경제는 사람을 키우고 있는가?


# 골드만삭스의 파트너

- 천문학적 보수는 기본, 고위관료 진출 등용문

"월스트리트에서 골드만삭스의 파트너가 된다는 것은 로또에 당첨된 것과 같다."(수잔 크레이그·뉴욕타임즈)

골드만삭스의 종업원 수는 3만5000명에 달하지만 파트너는 375명에 불과하다. 전 재무부장관 로버트 루빈 등 이름을 대면 알 수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골드만삭스의 파트너를 거쳤다. 그러니 골드만삭스의 파트너가 된다는 것은 '천문학적인' 보수를 받고 정부나 공공기관의 요직에 진출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된다. 파트너에게 주어지는 기본 급여도 작지 않지만 다른 직원들에게는 주어지지 않는 투자기회가 주어진다. 예컨대, 2007년 골드만삭스의 CEO인 블랭크파인(Lloyd C. Blankfein·사진)은 총 6850만 달러를 보수로 챙겨갔다.

대학생들이라고 이를 모를까?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가 실시한 '자기 경력을 쌓아가기에 가장 좋은 직장' 서베이에서 골드만삭스는 투자은행 부문에서는 2008년과 2009년 연속해서 1위를 차지했다(전체적으로는 각각 4위와 6위. 투자은행 부문의 2위는 JP Morgan이다).

김기홍 부산대 교수·펜실베니아 주립대 교환교수
2008년과 2009년이라면 금융위기로 골드만삭스와 월스트리트에 대한 미국 일반시민들의 인식이 가장 좋지 않을 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드만삭스는 전체 4위, 투자은행에서는 1위의 인기를 끌었다. 석사학위 없이 대학 졸업의 경력만 가지고도(반드시 경제학이나 경영학을 전공해야 한다) 초년도 연봉은 6만에서 6만5000달러에 달한다. 파트너를 향한 긴 여정인 셈이다.

월스트리트에 대한 막대한 구제금융. 미국인들은 자기 세금이 이런 데 쓰이는데 고개를 흔든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골드만삭스와 같은 회사는 참으로 '튼튼하고 안전한 고소득'의 직업을 제공한다. 그래서 자기 아들이 이런 회사에 들어가면 입을 귀에 건다. 대학교수라고 모를까? 아델피 대학의 방문교수 마이클 드리스콜은 말한다. "골드만삭스의 파트너가 된다는 것은 월스트리트의 정점에 서는 일이다. 만약 당신이 이 일을 이룬다면 그 날로 인생은 대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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