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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이 자연 체험교육을 받고 있다. |
'초록문명론'의 저자 한면희는 현 문명을 생태 위기로 규정한다. 이를 막으려면 환경 교육이 근본적으로 자연 친화적 가치관과 세계관을 핵심 내용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방법은 전통적 교육 과정에서 그런 것처럼 도구 이성의 기능을 강조하는 지식 교육이 아니라 생태적 감성에서 시작해서 합리성을 거쳐 영성의 영역에 이르러야 한다고 밝혔다. 오늘날 환경 교육은 대부분 이러한 맥락에서 생태 교육의 이름으로 체험 환경 교육을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데 도시화한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어떻게 자연과의 친교를 통해 생태적 감수성을 키울 것인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이 어릴 때만 해도 자연은 바로 생활 그 자체였다. 이름은 알지 못해도 꽃과 나무들 사이에서 뛰어 놀며 시냇물에서 물장구칠 때 자연은 바로 그들 곁에 있었다. 흙을 밟아보고, 비를 맞아보고, 벼가 익어가는 노란 들판을 보고, 눈썰매를 타며 자연의 풍요로움을 느끼노라면 자연이라는 단어가 하나의 지식으로 머릿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교감하며 하나가 됨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 아이들에게 환경 교육이라고 하면 1박2일 환경캠프, 숲 체험 교실 등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곳을 떠나 교외로 나가서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환경 교육은 아직도 특별활동 교육 중 하나로만 자리하는 건지도 모른다.
얼마 전 지역아동센터에 교육을 갔다. 이번에는 밖으로 나가 야외 수업을 한다는 나의 말에 아이들은 "야외 수업이요? 어디로 가요? 차 타고 가요?" 하며 숨돌릴 틈 없이 질문을 쏟아냈다. 나는 웃으면서 아이들 손을 잡고 지역아동센터 근처에 있는 공원으로 갔다. 따닥따닥 붙은 책상과 좁은 공간에서 벗어나 넓은 공간으로 나온 아이들은 신이 나 뛰어다녔다.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교실 밖을 못 나가게 한다는 아이, 체육 시간에만 나온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아이도 있다. 환경이란 단어를 풀어보면 우리 주변을 둘러싼 모든 것들을 말한다. 학교, 공원, 슈퍼마켓, 문구점, 지나가는 할머니, 우리를 보면 도망가는 고양이…. 모두가 환경이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 속에서 활동하는 것도 하나의 환경 교육이다. 옛날처럼 지금 우리 주변에서 쉽게 흙길, 시냇물, 논밭을 볼 순 없지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 속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환경 교육은 꽃과 나무의 이름을 가르치는 지식으로 접근하는 과학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이 우리 주변의 환경들에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다가가도록 이끌어 주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느끼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주변을 둘러싼 모든 곳에서 즐거움을 찾도록 하고 강제성을 띄지 않고 모두가 참여하는 가운데 자연과 교감을 나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까운 곳으로 아이들과 함께 나가보자. 어디든 좋다. 우리 주변의 모든 환경 속으로~ !
김미현·부산환경교육센터 교육코디네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