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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시대를 말하다 <37> 케이트 맥크레리

"빠르게 변하는 부산, 서울보다 재미있는 곳"

수도를 좇아가는 상황이지만 부산은 계속된 발전으로 미래모습 예측 힘들 정도

비영어권 국가에서 영어는 정보공유의 수단

한국 영어학습 과열 논란… 나라 잃는 두려움일 수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1-25 21:06:46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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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나는 학생들에게 사고력을 자극하는 자료를 보여줬다. 하나는 비영어권 국가의 동반자로 영어를 설정한 동영상이었다. 발표자 제이 워커는 미국의 존재 자체가 모두에게 영어 학습을 강제한다는 생각에 반대했다. 대신 그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제2외국어로 채택된다는 주장을 폈다. "미국이 그것을 강제하기보다는 세계가 그렇게 이끈다"는 것이다. 그는 비영어권 국가들이 제각기 나름의 모국어를 쓰며 살고 있지만 영어는 기후변화, 빈곤, 질병 등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는 폭넓은 대화의 장으로 이들 국가를 불러낸다고 결론지었다. 영어는 사람들이 정보 공유를 위해 구사하는 수학이나 음악 등 글로벌 언어와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로 부유한 집안의 자녀들이 영어에 매몰된 결과 정작 모국어를 사용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인도네시아의 극단적인 상황을 다룬 뉴욕타임즈 기사를 보여줬다. 그 기사에는 미인대회에서 우승한 미스 인도네시아가 영어는 유창한 반면 현지 심사위원의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례도 소개됐다. 이것이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것은 부유한 인도네시아 아이들이 이따금 가족 내에서도 나이 많은 세대와 소통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노인들은 영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대단한 자부심과 애국심 덕택에 한국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한국은 큰 변화의 중심에 있다. 영어 학습에 대한 논란은 스위스 등 서구사회에서도 제기된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 이 논란이 단지 영어를 배우는 데 있질 않다. 영어 관련 논란은 한국의 미래에 대한 큰 우려의 상징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서구의 영향으로 나라를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랄까. 한국 문화가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은 명백하다. 한글은 우호적 측면에서 중국의 영향을 포용한 결과이며 한국은 지금도 한자를 쓰고 있다. 이는 물론 영어와 서양의 영향과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한국이 전 세계 대부분의 다른 나라보다 훨씬 빨리 변화의 기류에 빨려들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외국인 입장에서 이는 아주 흥미로운 주제 중 하나다. 한국에서 가장 큰 도시인 서울과 부산의 차이점에 대해 알 것이다. 양 도시 간 차이점은 한국이 아주 짧은 세월에 얼마나 빠른 성장을 일궈냈는지에 대한 많은 것을 시사한다. 서울은 한국 인구의 4분의 1이나 차지하고 있으며 다른 도시들은 서울의 성공('한강의 기적')을 따라잡으려 애쓴다. 부산은 서울에 필적할 도시라 자부하지만 사실 서울의 경쟁상대가 아니며 오히려 서울의 현대적, 국제적 위상을 좇아가는 상황이다.

나는 전통시장의 깔끔하게 반짝이는 유리 외관과 부산 서면 및 남포동, 해운대에 줄지어 늘어선 빌딩들을 볼 때마다 한국, 특히 부산이 1년, 5년 또는 10 년 이후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에 대해 놀라워한다. 내가 무려 백 번이나 걸었던 곳을 찾아낼 수나 있을까. 부산은 서울처럼 '세계화'의 목표를 달성할 것인가. 한국은 너무 빨리 현대화의 길을 걸었다. 이로 인해 내가 했던 앞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다만 내게 부산은 서울보다 문화적 측면에서 더 재미있는 곳이다. 서울은 이미 매우 현대적이고 세련돼 있는 데 비해 부산은 여전히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전통이 현대적, 세계화된 사회적 가치와 동등하게 인정되는 균형감을 지닌 독특한 나라로 한국이 계속 자리매김하길 기대해본다.

부산국제고 원어민 강사·미국 번역=오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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