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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 명품 <41> 의령 망개떡

출향인사들의 변함없는 입맛이 전국화의 밑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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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70년대 밤거리 출출한 배 채워준 간식
- 10년 전 가공공장 1곳, 최근 8곳으로 늘어
- 연간 60만 개 생산 20억 원가량 매출
- 하루만 지나면 굳어…유통기간 늘이는게 숙제

"찹쌀떠억, 메밀무욱, 망개떡 사~려." 겨울철로 접어드는 요즘이면 예전 도심지의 밤거리에서는 찹쌀떡과 메밀묵에다 망개떡까지 판다는 목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었다. 먹을 것이 넉넉지 못했던 1960∼70년대의 밤거리에는 출출한 배를 채워줄 수 있는 떡과 묵이 최고의 간식이었다. 최근 들어 웰빙 먹을거리가 인기를 끌면서 의령망개떡이 상승세를 타 경남 의령지역 최고의 명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천안의 호두과자, 춘천 막국수, 순창 고추장처럼 이제는 '의령'하면 '망개떡'이 대명사처럼 연상된다.

향긋한 망개잎에 싸인 하얀 속살의 떡을 한입에 톡 털어 넣고는 누가 볼세라 오물거리며 먹던 젊은 날의 향수. 먹을거리가 넉넉지 않은 농촌에서 어렵게 손에 쥔 망개떡 서너개로 주린 배를 채웠던 30∼40년전을 떠올리는 추억의 음식이 됐다. 경남 의령군은 이 같은 망개떡을 브랜드화 해 전국의 명물로 만들었다.

■하룻밤 불린 멥쌀로 만들어 소화 잘 돼

망개떡의 기원에 대해 정확하게 알려진 것은 없다. 가야시대부터 내려오는 이바지음식이었다는 설과 임진왜란 당시 의병들이 비상식량으로 만들어 먹었다는 설이 회자되고 있지만 의령군 농업기술센터 최용원 생활자원담당은 "학술적으로나 문헌적으로 근거가 있는 주장은 아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독립운동가로 널리 알려진 백산선생이 동지들과 함께 망개떡을 만들어 나눠먹었다는 백산선생 외손녀의 이야기는 들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역사가 불분명한 망개떡이 왜 의령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을까. 그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품질과 향수'에 있다. 의령망개떡은 가래떡을 만드는 멥쌀로 만든다. 찰떡은 쫄깃쫄깃한 맛은 있지만 소화가 더뎌 때로는 거부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밥을 짓는 멥쌀을 하룻밤 불렸다가 빻은 뒤 쪄서 만들기 때문에 밥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 위의 소화에 어려움이 없다. 가로와 세로가 10㎝가량인 떡편에 팥소를 반숟가락 가량 넣고 네 귀퉁이를 말아올려 망개잎에 싸서 만든다.

의령지역 최대의 망개떡 생산업체인 남산떡방아간에서 동네 할머니들이 정성들여 망개떡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망개떡의 가장 큰 약점은 오랫동안 보관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하룻밤만 넘겨도 떡이 굳어버리기 때문에 상품성이 없어진다. 농촌진흥청이 굳지않는 떡 가공기술을 개발해 내년부터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어 유통기간이 늘어날 수 있지만 현재로선 하루가 한계다. 유통기간이 3일만 돼도 판매는 걱정없단다. 이 때문에 하룻밤을 넘긴 떡은 버려지고 있어 변질된 의령망개떡이 유통될 염려는 전혀 없다.

여기에다 망개잎의 약효성과 향기가 더해져 상품성을 높이고 있다. 약명으로는 청미래덩쿨이라고 하는 망개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랄 뿐 아니라 삶은 물은 여름철에 보리차보다도 오래 간다. 또 잎면이 매끈하기 때문에 떡과 잎이 잘 분리되는데 감잎이나 굴밤잎은 잎면이 거칠어 떡을 싸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망개떡은 별도의 포장재가 필요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의령망개떡이 오늘날 널리 알려진 데는 출향인사들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는게 정설이다. 어려운 시기에 돈벌이를 위해 도시에서 고생하다 어느날 고향생각이 나면 망개떡을 찾았다는 것이다. 유통기간이 짧아 구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어릴 때 배고픔을 달래며 한 입 가득 먹었던 망개떡을 잊지않고 꾸준히 찾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의령지역 망개떡집에서는 매주 수백상자가 전국으로 보내진다.

■의령군 지역 특산물 노력 성공

망개떡을 상징하는 의령 망개탑.
의령망개떡의 명성이 높아지자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단 1곳이던 망개떡 가공공장이 최근에는 8곳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상표와 포장재는 물론 내용물도 제각각이라 혼란스럽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따라 의령군은 식품의 특허권과도 같은 지리적표시제를 등록해 두고 있다. 지명을 넣은 '의령망개떡'을 상표로 등록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자연한잎 의령망개떡'으로 이름붙였다. 연간 60만개(21t)가량을 생산해 20억 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지역 특산물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이들 업체는 또 친환경 원재료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멥쌀은 물론 팥 26농가 6.5㏊, 망개나무 11곳 19.2㏊의 재배단지를 만들었다. 생산량이 적어 재배를 기피하는 팥 재배농가에는 멀칭용 비닐이나 10㎏들이 수거용 포대를 제공하고 망개나무 재배단지에는 비료와 퇴비도 지원한다.

덩쿨 세척방법과 조직배양법은 특허등록을 마쳐 지적재산권 보호를 받고 있으며 지역농업특성화사업과 향토산업에 선정돼 각각 6억1500만 원과 30억 원의 사업비를 배정받았다. 유통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유해미생물 제어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 사업이 성공하면 전국 각지에 택배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부족한 망개잎을 확보하기 위해 조직 배양을 거친 우량종묘를 확보한다. 자연이식이 어려운 이 덩쿨류는 시설하우스에서 증식해 보급된다. 특히 의령군은 명품화된 망개떡을 널리 알리기 위해 2억 원을 들여 의령군종합사회복지관 내에 높이 17m의 대형아치도 만들어 올 연말에 완공할 계획이다.

의령군 관계자는 "망개떡 한개에 2장의 망개잎으로 포장하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망개잎의 소비가 많아 잎의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며 "잎의 크기를 넓게 하고 망개잎 부족현상이 없도록 하는 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령군 농업기술센터 최용원 생활자원담당은 "망개떡의 포장단위를 다양화해 달걀꾸러미 형태의 소포장 상자나 쇼핑백에 넣어 판매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 망개떡 원조 남산떡방아간 임영배 대표

- "아직도 50대 이상 장년층에겐 추억과 향수로 다가가지요"

"망개떡 맛의 비밀은 최선을 다하는 마음자세와 고객을 위한 정성뿐입니다.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전통의 손맛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망개떡의 본고장 의령지역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망개떡 생산의 원조인 남산떡방아간을 운영하고 있는 임영배(63·사진) 씨. 임 씨는 어머니가 1950년대 말부터 의령읍 의령시장 입구에서 시작했던 남산떡방아간을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다.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아들 홍근(34) 씨 부부가 7∼8년 전부터 함께 일하고 있으니 3대째 가업으로 이어오고 있는 셈이다.

임 씨의 어머니는 전쟁으로 먹을 것이 귀했던 당시 장날이면 집에서 인절미와 송편 등을 만들어 팔며 7남매를 키웠다. 워낙 손재주가 좋고 인정이 많은 어머니는 떡 만드는 솜씨 또한 뛰어나 장날이면 함지박에 담아나온 떡이 모자랄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고 한다. 그러다가 시장통 입구에 떡방아간을 차려 여러가지 떡을 만들면서 망개잎으로 포장한 망개떡도 팔기 시작했다.

떡은 먹을 것이 귀하던 1960∼70년대에는 최고의 간식이었지만 이곳에서 만들어진 망개떡은 군침을 저절로 흘릴 정도로 별미였다. 이 때문에 지금도 50대 이상의 장년층들은 추억과 향수가 남아 있다.

임 씨는 재주가 많은 어머니가 아침에 만든 떡을 저녁 때까지 온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망개잎으로 쌌던 것을 망개떡의 시작으로 여기고 있다. 망개잎은 표면이 매끄럽고 넓어 한입 크기의 떡을 싸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임 씨가 운영하는 떡방아간에서는 요즘 하루 100여 상자의 망개떡을 생산하고 있다. 모자라면 더 만들지만 만든 망개떡이 모두 팔리지 않는 날도 있다. 소비되는 망개잎은 연간 500만장쯤 된다. 이곳의 망개떡은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 하루 10명에서 20여명의 동네 할머니들이 일을 한다. 능률은 젊은 사람보다 다소 못하지만 손맛 하나만은 알아주는 할머니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령망개떡은 깊은 맛이 오롯이 이어져오고 있다.

임 씨는 "의령지역에서 친환경적으로 생산되는 팥이나 망개잎을 사용하려다 보니 물량이 부족해 어려움이 많다"며 "그래도 전국 각지에서 의령망개떡을 찾아주기 때문에 정성을 다해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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