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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大 트레일을 연다 <14> 결산 토론회

[창간 63주년 특집] 통일전망대 ~ 부산 650㎞

'동해길 650㎞' 지자체간 협력으로 막힌 길·다른 생각부터 뚫어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2-06 21:42:41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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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계 해치지않는 선에서 해파랑길 40구간 접근성 높여야
- 게스트하우스·우체통 등으로 걸으며 공유하는 여행문화 조성

- 지역 개발사업과 탐방로 연계, 순환코스·교통 체계 등 숙제
- 지역 아우를 민관협의체 구성, 상호 윈윈·유지할 전략 세워야

■일시 : 12월 3일 오후 3~5시

■장소 : 부산 연제구 국제신문 회의실

■토론 참석자 : ▷이복희 부산 남구 총무국장 ▷박정애 시인 ▷김해몽 부산시민센터 센터장 ▷김효영 경북 영덕군 관광개발담당 ▷김광호 부산 기장군 해양개발계장 ▷이성근 (사)걷고싶은부산 사무처장 ▷김억연 웰컴투삼척시추진협의회 사무국장(이상 무순)

■사회·정리 : 박창희 국제신문 부국장(기획탐사부장)


# '동해 大 트레일을 연다' 전체 목차

<1> 통일전망대~거진항 (22㎞)
<2> 거진항~속초 영랑호 (약 41㎞)
<3> 속초~주문진 (약 52㎞)
<4> 강릉 바우길 (약 40.3㎞)
<5> 묵호~삼척(약 41㎞)
<6> 삼척 수로부인길(24㎞)
<7> 울진~후포(약 75㎞)
<8> 영덕 블루로드(50㎞, 상)
<9> 영덕 블루로드(50㎞, 하)
<10> 포항 화진~포스코(약 55㎞)
<11> 호미곶~감포(약 59㎞)
<12> 울산 신명~개운포(약 85㎞)
<13> 서생포~기장~오륙도(약 54㎞)
<14> 결산 토론회

동해를 연다. …그 장쾌한 바다와 국토를 한발 두발 밟아 내려오는 거다.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부산까지 장장 650㎞. 천 리 길인들 못 갈쏘냐!' 하고 의기양양하게 서두를 열었던 '동해 大 트레일(trail)'. 국제신문과 (사)걷고싶은부산이 지난 8월부터 팀을 꾸려 함께 진행해 온 동해 걷기 대장정을 마무리하며 결산 토론회를 마련했다. 참가자들은 "동해 트레일(일명 해파랑길)은 담대하고 역동적인 대한민국의 새로운 녹색관광 프로젝트"라고 입을 모으면서,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길과 길, 도시와 도시, 사람과 사람을 이어갈 것을 주문했다.

-동해 트레일 대장정이 마무리됐다. 길고 먼 여정이었다. 기획보도가 진행되는 사이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국가 탐방로 개념의 '해파랑길 조성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간단히 총평을 해달라.(사회)

▶이성근(존칭 생략)= 흔치 않은 일이다. 그만큼 의미있는 시도였다. KTX로 간다면 3시간 걸릴 거리를 30일 가량 걸어서 내려왔으니까. 그렇기에 동해는 대로망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동해 트레일에 대해 무엇을 공유하고 나누며 공동의 비전을 마련할 것인가이다. 닫힌 북한 땅을 여는 작업도 필요하다.

▶김효영= 영덕에 블루로드가 있다. 약 54㎞인데 동해 트레일의 중요 구간이다. 요즘 잘 나가는 편이다. 주말과 공휴일엔 하루 1000명 이상씩 온다. 관광버스를 대절해 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단체 관광객이 꼭 반갑지만은 않다. 수용한계를 넘으면 길이 도리어 망가지기 때문이다. 약초를 캐가고 돌을 주워간다. 희귀 식물 군락지가 파괴되는 일도 있다.

▶박정애= 많이 다녀보지만 동해안은 가슴 설레는 길이다. 이곳에 걷는 길이 생긴다는 건 엄청난 사건이자 변화다. 세계 어디에 이런 탐방로가 있겠나. 다만, 너무 치장하지 말고 자연성을 최대한 유지시켜야 할 것이다.

▶김해몽= 동해안의 해파랑길 40개 구간 어디라도 걸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국토 종주 식으로 전체를 답파하려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전에 쉽게 찾아가서 걸을 수 있게 접근성을 높여달라는 것이다. 곳곳에 먹을거리, 즐길거리, 체험거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특히 숙박은 게스트하우스(여행자 숙소) 같은 걸 만들어서 여행문화를 변화시켜 가야 한다. 트위터 등을 활용해 각 도보여행지의 멋과 낭만을 서로 공유하고 나누는 방법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박정애= 좋은 아이디어다. 군데군데 우체통을 설치하는 건 어떨까. 걷기가 가져다주는 성찰과 소통을 나누자는 얘기다. 그러면 '내가 만드는 스토리'가 탄생하지 않을까.

-동해 트레일의 기·종점은 부산 오륙도와 강원도 고성이다. 오륙도를 다시 볼 필요가 있겠다. 문화부가 기·종점지에 해파랑길 종합 안내센터를 세우려하는 것으로 안다. 어떠한 콘텐츠를 채워야 한다고 보시는지.

▶이복희= 부산 오륙도는 상징성이 강한 곳이다. 동해/남해를 나누는 기준이기도 하다. 우리도 안내센터에 대해 기대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국비를 대폭 지원할 것 같았는데, 지금은 설계용역비(1억 원) 정도만 지원한다고 한다. 이왕 지으려면 국가트레일의 기·종점지답게 멋지게 지어야 한다. 남구청이 추진 중인 오륙도 시 사이드 개발사업과도 연계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이성근= 오륙도는 국가 명승이다. 자연생태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곳의 안내센터는 출발지로서의 원대한 꿈과 각오, 담대한 비전을 담는 그릇이어야 할 것이다. 단순한 안내소가 돼선 안 된다.

-요즘 기장군의 길 자원도 주목되고 있다. 여기도 동해 트레일의 중요 구간이다. 현황과 비전을 말해달라.

▶김광호= 기장은 포구가 18개, 해안길이 약 40㎞에 이른다. 그래서 우리는 '기장 100리 포구길'을 열려고 하고 있다. 최근 이와 관련한 용역도 했다. 숙제는 단절구간이다. 학리~죽성 사이의 신앙촌 구간과 일부 군부대 문제가 풀려야 명실공히 100리 포구길이 열린다. 엊그제 기장군수가 직접 현장을 답사하며 실태를 파악하기도 했다.

▶박정애= 내가 기장 출신이라 기장 해안길에 애착이 많다. 뜻을 세우면 길은 있다. 신앙촌은 자체 생산품이 많은 것으로 안다. 길을 열어주는 조건으로, 그곳에서 만드는 간장 두부 수산품 등을 전시, 판매하게 하여 사회와 소통케 하면서 상호 윈윈하는 방안도 있을 것 같다.

▶이성근= 전략적으로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제주 올레에 해병대길이 생겼듯이, 단절구간을 여는 희망의 메시지를 놓고 함께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어떤 의미에선 신앙촌 자체도 스토리텔링이 되지 않겠는가.

-걷는 것은 좋은데, 어떻게 돌아올까 걱정하는 사람도 많다. 예컨대 차를 타고 갔다가 돌아오는 버스 등 차편이 없다면 낭패가 아닌가. 어떤 대안들이 있을까.

▶김광호=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돌아오는 차편이 없으면 황당해진다. 되돌아서 걸어올 수는 없는 일이니까. 적절한 환승체계가 필요하다.

▶김효영= 영덕 블루로드가 고민한 것도 그 점이다. A코스→B코스→C코스 식으로 가고 오는 길만 내다 보니, 돌아가는 것이 숙제가 돼 버렸다. 그래서 원점회귀하는 순환코스를 연구 중이다. 중간중간에 길들이 있어 순환이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내년에는 이런 방향으로 코스를 다듬으려 한다.

▶김해몽= 단절코스에 자전거를 갖다 놓는 방법도 있을 것 같다. 또 포항·울산·삼척 등 기차가 다니는 곳은 걷기와 기차를 연계할 필요가 있다. '걷기+자전거+기차'를 적절히 배합하면 녹색 트레일이 탄생한다.

▶이복희= 걷기와 교통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남구청에서도 오륙도 SK아파트 인근에 100면 정도의 주차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동생말~오륙도를 왔다갔다 하는 셔틀버스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

-탐방로가 지역경제에 정말 도움이 되는가.

▶김효영= 블루로드가 지나는 길가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할머니들 얘기를 들어보면, 옛날에 없던 사이다와 맥주를 갖다 놓는다고 한다. 찾는 사람이 있다는 말이다. 예컨대 콘도가 들어서면 세금이 국세로 들어가지만, 길에서 쓰는 돈은 지역에 떨어진다. 지역경제에 실제 도움이 된다.

▶김해몽= 경제적 효과 외에 문화적 효과도 있을 것이다. 길을 통해 지역을 알리고 문화적 정체성을 만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화부는 해파랑길의 안내표지를 한국어, 영어, 일어, 중국어 4개 국어로 표기할 계획이라고 한다. 여기에 북한사투리를 병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 통영 동피랑에 가보니 지역사투리를 잘 활용하고 있었다.

▶박정애= 맞다. 사투리 자체가 스토리텔링이 될 수도 있다.

-해파랑길은 4개 광역 시도, 18개 기초자치단체를 통과한다. 지자체간 협력이 긴요하다. 문화부가 곧 지자체 협의체를 조직한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그와 함께 해파랑길 민간협의기구, 민관 협의체 같은 것도 필요할 것이다.

▶김억연= 길은 뚫는다고 그냥 연결되지 않는다. 지속가능한 유지 관리가 필수요소다. 각 지역을 아우르는 동해 트레일 민관협의체가 조속히 꾸려져야 한다. 협의체 네트워크 사무국은 걷기운동이 활발한 부산에서 맡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지속적·체계적인 유지 관리를 위해 정부가 각 지역·구간별 지원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봉사하는 민간단체라 하더라도 초기엔 열정과 애착을 갖겠지만 늘 그러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김해몽= 길이 다양한 만큼 각 단체장들의 생각도 다 다를 것이다. 전체가 참여하기 힘들면 통하는 지자체끼리라도 상호 교류, 협력할 수 있다.

▶김억연= 단체장의 마인드가 정말 중요하다. 동해-삼척 사이에 해돋이 명소인 추암 해수욕장이 있다. 그런데 동해시에서 손님 뺏길까봐 이곳에 길을 내는데 미온적이다. 지자체의 이기주의도 극복돼야 할 문제다.

▶이성근= 민관협의체는 중요한 의제다. 여기서 막힌 길과 서로 다른 생각을 뚫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막 시작한 국가트레일사업이니만큼 신중하게 미래지향적으로 해 나가야 할 것이다. 동해 트레일은 향후 논의될 남해 트레일의 교사가 될 수 있다.

-시리즈 끝-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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