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심우현의 규슈 문화리포트 <22> 일본 사진예술운동의 특징

자본·권력의 눈치 안 보는 '사회 감시자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2-21 19:58:31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일본의 사진예술운동을 이끌었던 규슈산업대 오시마 히로시 교수.
1839년 프랑스의 다게르가 사진술을 발명했다. 그리고 15년후 1854년 후쿠오카 서남쪽 나가사키에서 일본의 사진역사가 시작되었다. 나가사키는 1571년 포르투갈과 무역을 시작으로, 유럽뿐 아니라 아시아와 교역을 통해 다국적 문화 유입의 관문 역할을 해왔다. 그렇게 나가사키에서 시작된 일본의 사진술은 20세기에 와서 카메라의 발달과 보급으로 독특한 사진 문화를 형성했다. 한국의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도전 대상인 사진콘테스트와 사진촬영대회가 식민지 시대 조선으로 유입된 일본 사진 문화의 한 형태이기도 하다.

패전 이후 1960년 일본은 근대화와 경제개발의 과도기 시대를 맞아 미국과 안보조약의 개정을 놓고 반정부투쟁(60년 안보투쟁)이 일어난 해였다. 그 해 6월 시위에 참가했던 여대생 칸바 미치코가 경찰의 폭력으로 사망했고 이를 계기로 대학생을 중심으로 그후 약 10년간 민주화운동이 이어져 갔다. 하지만 한국의 민주화와 달리 얻어낸 것 없이 처참하게 자멸하고 말았다.

이 같은 사회 상황 속에서 일본의 많은 사진가들은 사회적 이슈를 한 데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고, 그 역할을 위해 사진가들이 자본이나 권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직접 운영하는 '자주운영 사진갤러리'가 탄생하게 되었다. 자주운영 사진갤러리는 사진전시, 인쇄매체 제작, 사진교육 등을 주로 해왔다. 이 활동을 주도해 온 사람들은 아라키 노부요시, 모리야마 다이토, 도마츠 쇼우메, 쿠라타 세이지 등 현재 일본 현대사진을 대표하는 거장들이다.

이들은 기업이나 국가 후원 등을 받지 않는다. 자본에 의해 움직이는 형태를 거부한 것이다. 순수하게 자비로 운영했고 강력한 사회적 메시지를 자신의 갤러리와 매체 등에 소개했다. 이런 환경 속에 놓인 사진매체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정기간행물로 출판한 일본 최초의 사진비평지 '사진장치'(1980~1986년 출간)의 편집장이었던 오시마 히로시(67·규슈산업대 교수) 씨를 만났다. 사진가로서 그리고 비평가로서 40년 이상 활동해 온 그는 2005년 62세의 늦은 나이에 대학교수로 임용되었다.

오시마 씨는 1980년 '사진장치'를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사진을 미술 분야의 매체 확장 정도로 여기던 시대 분위기 속에서, 독자적인 장르로서 사회와 맺는 필연적 관계성에 무게를 두고자 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1970년대 후반 전국에서 시작된 자주운영 사진갤러리가 큰 역할을 했고, 사진의 가치에 관한 논리 공방이 이어지면서 현대 일본 사진예술의 문화로 자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미술의 한 부문으로서 사진을 매체로 이용하는 '미술가'와 사진 자체를 매체로 삼아 사회성을 강조하는 '사진가'를 일본에서는 뚜렷하게 구분하는 이유도 그런 까닭에서 일 것이다. 최근 흔한 일상적 풍경, 혹은 자신 주위를 감상적으로 표현한 사진 또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한 번쯤 본 듯한 몽환적 풍경 등을 찍는 젊은 사진가가 많이 늘었다. 그들에게 작품의 의미를 물어보면 대답이 불분명할 때가 매우 많다. 한국뿐 아니라 최근 일본에서도 젊은 작가를 중심으로 그러한 경향이 많이 늘었다.

오시마 씨는 만들어진 작품과 만들기 전 그 작가 사이의 사회적 관계를 생각해 보라고 주문한다. 작품을 제작하기 전 작가 자신이 어떠한 사회적 배경속에 놓여 있는지 그리고 어떠한 관계에 영향을 받았는지를 생각해야 하고, 만들어진 작품에 관해서는 제작 당시의 시대상황과 사회적 연관관계를 고려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현재 부산에서는 많은 문화예술지원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더욱 더 늘어나기를 바란다. 다만 행사 혹은 단체 운영의 기획책임자는 특정 미디어에 구속받지 않고 스스로 새로운 미디어를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독자적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보존해 기성의 것과는 다른 아카이브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일본 사진예술의 역사는 참고가 되지 않을까.

사진가·후쿠오카 아시아포토그래퍼스갤러리 기획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2. 2위용 드러낸 기장촬영소…부산 대작영화 길 열렸다
  3. 3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4. 4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5. 5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6. 6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7. 7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8. 8“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9. 9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10. 10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1. 1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2. 2“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3. 3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4. 4[속보] 김여정, ‘DMZ 북한 지뢰’ 발표 전면부인…“서울의 자작광대극”
  5. 5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6. 6‘핵잠수함 특별법’ 국무회의 통과(종합)
  7. 7軍 “향후 발생 상황 모든 책임 전적으로 北에…책임있는 조치 강력 촉구”
  8. 8유엔사 “DMZ 지뢰 폭발, 정전협정 위반 판단”
  9. 9與 “미래기금으로 지방정부 지원 축소될 일 없어”
  10. 10전국 지자체 63곳, 미래기금 관련 지방교부세 축소에 우려 및 반대
  1. 1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2. 2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3. 3삼정기업·삼정이앤시 회생계획 법원 인가…정상화 첫발(종합)
  4. 4부산지역 건축물 노후화 심각… 63.3%가 지은 지 30년 이상
  5. 5亞·유럽게임 대거 참가…지스타 판 커진다
  6. 6도토리 숲 언덕서 ‘휴식 한 모금’…바리스타과 겸임교수 깊은 손맛
  7. 7해양·AI 중심 ‘플라이아시아’ 내달 개최
  8. 8정부 '발전 5사 통합준비委' 발족…내년 10월 단일법인 출범
  9. 9“기장에 양성자 치료센터 짓자…우주산업 활용도 가능”
  10. 10파생상품·해양금융 미래, 부산서 답 찾는다
  1. 1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2. 2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3. 3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4. 4영도구 문화도시 사업, 간부간 소송다툼도 확인
  5. 5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6. 6혈세 쓴 도시재생 거점시설 2년간 텅텅
  7. 7전재수 금품수수 의혹 증거인멸 前 보좌진 4명 유죄…1명 법정구속
  8. 8부산·울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6명뿐
  9. 9교실로 들어온 ‘북극항로’…지구본 만들며 배워가요
  10. 10윤산터널 돌발상황, AI 실시간 감지
  1. 1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2. 2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3. 3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4. 4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5. 5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6. 6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7. 7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8. 8‘세계 최강’ 안세영, 배드민턴 女단식 금메달…아시안게임 첫 2연패
  9. 9수영·탁구·사격 부진…양궁이 ‘금빛 갈증’ 풀어줄까
  10. 10이소희·백하나 배드민턴 女 복식 24년 만에 금빛 스매시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