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다문화 시대를 말하다 <42> 누엔티튀

금요일마다 이웃의 '음식 나누기'에 감격

혼자 계신 노인·국제결혼 가정에 동네 사람들의 자원봉사로 제공

모르는 사람도 돕는 문화 부러워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2-30 19:47:00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저녁이면 집에 와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만들고 싶은데, 금요일은 항상 집에 늦게 들어가기 때문에 요리를 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금요일 저녁에는 요리를 안 해도 맛있고 영양도 풍부한 저녁밥을 먹을 수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의 이웃들이 음식을 만들어 금요일마다 갖다 주는 '음식 나누기' 덕분이다.

지금도 1년 전 일이 뚜렷하게 기억난다. 금요일에 늦게 귀가해 곧장 눕고 싶을 만큼 피곤했고, 저녁을 무척 힘들게 준비했다. 그러던 중 경비실에서 연락이 왔는데, 음식을 받아가라는 것이었다. 경비실에서 두부와 계란말이, 무김치, 갈치조림을 받은 후 정말 궁금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물어보니 우리 동네의 자원봉사단체에서 혼자 계신 노인이나 형편이 어려운 가정, 그리고 우리처럼 국제결혼가정에 음식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고마웠고 감동받았다. 어느 금요일에는 초인종이 울려 나가 보니 아름다운 미소를 짓고 있는 아주머니가 서 있었다. "오늘은 집에 계시네요. 금요일마다 집에 왔는데 안 계셔서 매번 경비실에 음식을 맡겼어요. 맛있게 드세요"라고 말했다. 맛있는 음식을 친절하게 직접 전해주셔서 정말 놀랐다. 나는 한국 음식이 베트남 음식과 달라 조금 입맛에 안 맞기도 했는데, 금요일 저녁에 먹는 이 밥은 항상 깨끗이 먹어치운다. 추운 날이나, 더운 날이나 빠지지 않고 이렇게 음식을 갖다 주는 동네 사람들의 인정이 참 고맙다.

베트남 사람들은 다들 일 하느라 바빠 주위의 어려운 사람을 잘 돌아보지 못하는 것 같다. 다만 친척들끼리 많이 의지하고 도와주는 경우가 많다. 언론을 통해 보면 한국에는 다양한 봉사활동이 있다. 김치를 담가주는 봉사, 노인들을 안마해주는 봉사, 돈을 기부하는 봉사 등으로 정말 많다. 게다가 동네마다 작은 봉사단체가 있어서 힘든 사람들이 있을 때 도와준다.

나도 지금 우리 동네 봉사단체에 가입해 열심히 활동 중이다. 나처럼 한국인과 결혼해 한국으로 이주해온 베트남 여성들을 상담해주고 있다. 그들은 언어나 생활풍습이 한국과 많이 달라 어려움을 겪는다. 결혼생활을 하면 보통 남편이나 시부모와 갈등이 생기는데, 이주여성들은 의사소통이 잘 안 돼 더욱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한 번은 베트남 신부가 도망갔다며 한 아저씨가 도움을 청한 적이 있다. 이때 내가 그 여성에게 전화를 해 설득을 하고 잘 타일러서 결국 집으로 돌려보냈다. 남편과 아내에게 서로의 입장을 잘 설명해줘서 지금 그들은 잘 살고 있다.

요즘 텔레비전을 보면 어린 학생부터 정치인에 이르기까지 봉사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국의 봉사하는 문화는 보기 좋다. 봉사는 받는 사람도 행복하지만 하는 사람 역시 행복한 일인 것 같다. 베트남도 한국 같은 봉사문화가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부경대 국어국문학과 재학·베트남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영상]초등학교가 문화 공간으로...‘하하호호 콘서트’ 현장
  2. 2재능기부는 이렇게...대한민국 명장들의 봉사현장
  3. 3코로나19 재유행인데 급증 미미..."정점 예상보다 빠를 수도"
  4. 4사우디 16강 두고 폴란드와 격돌… 빈 살만 왕세자 포상은?
  5. 5양정 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구속
  6. 6양산시 웅상 경보 3·4차 입주민,"경남도 장흥교 일방적 이설 추진" 집단반발
  7. 7벤투호 '만찢남' 조규성, 가나 수비망 찢을까
  8. 8주한미군에 우주군사령부 만든다…'北ICBM 위협'에 서둘러
  9. 9부산 터 둔 게임위에 무슨 일?...각종 의혹에 감사원·검찰까지
  10. 10화물연대 파업 사흘째 '업무개시명령' 초강수?..."대화 가능"
  1. 1주한미군에 우주군사령부 만든다…'北ICBM 위협'에 서둘러
  2. 2민주화 이후 첫 장성 강등...고 이예람 중사 사건 '부실수사' 책임
  3. 3TK신공항 변수에 놀란 부산 여야 ‘가덕신공항 속도전’ 주문
  4. 4“동백전 국비 안 되면 시비 확대를” 부산시의회 촉구
  5. 5“해볼 만해졌다…엑스포 반전 드라마 쓰겠다”
  6. 6[속보] “기니만서 억류된 韓유조선 하루만에 풀려나…부산출신 2명 탑승”
  7. 7검찰 수사 文정부 고위층으로 확대…야권인사 줄소환에 민주당 반발
  8. 8국회도 파리서 본격 유치전
  9. 9서아프리카 해적 억류 선박 풀려나…부산시민 2명 탑승
  10. 10野 “합의안 파기한 정부 책임”…당정 “사실상 정권퇴진운동, 엄정 대응”
  1. 1화물연대 파업 사흘째 '업무개시명령' 초강수?..."대화 가능"
  2. 2부산 경유 가격, 7주 만에 하락…휘발유와 격차는 여전
  3. 3전력 도매가에 '상한' 둔다…전기료 인상 압력↓ 가능성
  4. 4물류가 멈췄다…갈 길 바쁜 경제 먹구름(종합)
  5. 5“최종금리 연 3.50% 의견 다수…금리인하 논의 시기상조”
  6. 6세계 스마트도시 평가 부산 22위, 사상 최초로 서울 제쳐 국내 1위
  7. 7고비 넘긴 공동어시장 현대화…사업기한 2026년까지 연장
  8. 8'中·日 표심 잡는다'…'안방' 부산서 2030엑스포 집중홍보
  9. 9정부, 화물연대 파업 '비상대책반' 가동…"피해 가시화"
  10. 10정부 '재정비전 2050' 추진 공식화…"올해 나랏빚 1000조"
  1. 1재능기부는 이렇게...대한민국 명장들의 봉사현장
  2. 2코로나19 재유행인데 급증 미미..."정점 예상보다 빠를 수도"
  3. 3양정 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구속
  4. 4양산시 웅상 경보 3·4차 입주민,"경남도 장흥교 일방적 이설 추진" 집단반발
  5. 5부산 터 둔 게임위에 무슨 일?...각종 의혹에 감사원·검찰까지
  6. 6총파업 사흘째…'셧다운' 위기 속 화물연대-국토부 28일 교섭
  7. 7오늘 부산 울산 경남 기온 평년 상회...경남 내륙은 0.1㎜ 미만 비
  8. 8부산신항서 정상 운행 화물차에 돌 날아와 차량 파손
  9. 9부산 인권단체 66곳 중 활동가 1명 이하 45.5%
  10. 10양산시, 역사자원 접목 등 다양한 문화 관광사업 추진 및 관련 인프라 확충 호응
  1. 1사우디 16강 두고 폴란드와 격돌… 빈 살만 왕세자 포상은?
  2. 2벤투호 '만찢남' 조규성, 가나 수비망 찢을까
  3. 3조별리그 탈락 벼랑 끝 몰린 전통강호 독일·아르헨티나
  4. 4호주 튀니지 잡고 16강 다가섰다… 아시아 돌풍 한국까지 가나
  5. 5카타르 "월드컵은 끝났지만, 축구는 계속" 사우디 "겸손하자"
  6. 6한국 가나전 완전체로 출격 기대
  7. 7中 네티즌의 절규 "왜 우리는 못 이기는 것인가"
  8. 8손흥민 마스크 투혼 빛났다…韓, 우루과이와 무승부
  9. 9서튼 일본 이어 한국 승부 적중, 한국 16강도 맞추나
  10. 10월드컵 1차전 끝 네이마르 케인 발목 부상에 운다
  • 신춘문예공모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