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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의 책과 세상 <35> 반가운 공공도서관 통합서비스

`통합도서회원증` 한 장이면 부산 어디서나 책 빌리고 반납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2-09 20:17:39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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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부산시민도서관을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설 연휴를 앞두고 마음이 조급했다. 공공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을 기일 내 반납해야 했기 때문이다. 약속된 기한 안에 반납해야 다른 이용자가 그 책을 볼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도서관이 한 종의 책을 여러 권 갖추고 있긴 하지만, 막상 그 책을 보고 싶을 때 대출돼버린 상황이라면 볼 수가 없다. 도서관에 책을 돌려줘야 하는 기간을 어기는 것을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꼭 필요한 책을 보고 싶을 때 누군가 그 책을 제때 반납하지 않아 대출하지 못한다고 생각해보라. 이럴 땐 법적으로 뭔가 강력한 조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 때가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막상 나는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할 뻔했다. 하루 정도 여유를 두고 도서관을 방문해 책을 반납했어야 했는데, 미처 챙기지 못했다. 책을 대출하러 갈 때는 거리가 멀지 않은데, 반납하러 가는 길은 솔직히 왜 그리 멀고 귀찮은지 모르겠다.

친구 아들이 도서관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책을 많이 대출해 읽는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도 나는 칭찬과 함께 이렇게 물어보곤 한다. "약속된 기간 안에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고 있는 거지? 책을 대출했다가 제 시간에 반납하지 않으면 다른 친구들이 그 책을 볼 수 없다는 걸 기억해." 책을 좋아하는 자녀에게 책을 사주는 것도 가정 경제상 한계가 있으니 도서 대출을 위해 도서관을 이용하는 가정이 많다. 그런데 읽고 나서 반납할 때 바쁜 일로 반납기한을 놓칠 수가 있다.

올해 1월 17일부터 부산시 전체 공공도서관에서 통합서비스가 실시됐다. 지난 2008년 부산시교육청 소속 12개 공공도서관(분관 1곳 포함)이 타 시도에서 시행 사례가 없는 획기적인 사업으로 실시했던 '공공도서관 통합서비스 시스템'이 올해부터는 지자체 소속 공공도서관(15곳)으로 확대돼 부산 시내 27개 전체 공공도서관(부산진구 부전동 영어도서관 제외)에서 실시되는 것이다.

부산의 공공도서관이 교육청 소속과 지자체 소속으로 나뉘어 관리·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시민들은 많지 않다. 이미 시작됐던 시스템을 이용했던 시민들은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는 도서관도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아는 등 이런 저런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더욱 귀가 솔깃해지는 반가운 서비스다.

공공도서관 통합서비스시스템은 도서관 간 협력망을 구축해 타 도서관에 소장된 자료에 자유로운 접근이 허용되고, 전체 독서회원이 하나의 시스템에서 통합되어 독서회원의 효율적인 관리가 이뤄지는 시스템이다. 부산 시내 공공도서관 한 곳에서 '통합도서회원증' 한 장만 발급받으면 27개 도서관 중 어디서나 책을 빌릴 수 있다. 대출 받을 수 있는 책도 종전의 1인당 5권에서 20권으로 늘어났다. 반납도 어떤 도서관에서나 할 수 있다. 집이 부산진구 초읍동인 시민이 집 근처의 시민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하여 읽다가 회사가 있는 중구 보수동 중앙도서관에 반납해도 된다. 도서관을 방문하지 않아도 가정이나 직장에서 27개 공공도서관 장서 362만 권의 자료에 대한 통합검색을 하고 전자자료 이용도 가능한 '자료통합 검색서비스'도 도입됐다.

공공도서관 통합도서 서비스는 앞으로 국립중앙도서관과 전국 공공도서관을 하나의 회원증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확대될 전망이라 한다. 강원도 여행길에서 설악산을 소개한 책을 빌려보고 부산에 돌아와 집 근처 공공도서관에 반납해도 되는 날이 오는 것이다. 우리 일상과 거리가 먼 서비스가 아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던 오지에 마침내 전기가 들어오는 것 못지않다.

동의대 문헌정보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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