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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의 책과 세상 <37> 학교도서관을 살리는 방법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 도우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2-23 20:45:12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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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는 어린이들. 국제신문DB
"대부분 학생은 학교 도서실을 오래 되고 재미없는 책들만 쌓여 있는 공간으로 생각한다. 사실 예전에는 그런 도서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도서실이 달라지고 있다. '따끈따끈한 신간'들이 수시로 들어오고 다양한 문화행사 등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지난달 24일자 국제신문 '중고생면'에 실린 중학생 기자의 글 한 대목이다. 학교 도서실에 새 책이 들어오는 날이면 책을 찾아 도서실로 뛰어가는 학생들의 모습, 도서실의 역할에 관심을 가지는 마음이 느껴져 따로 체크를 해두었던 기사다. 용돈만으로는 읽고 싶은 책을 다 사 읽을 수가 없어 목이 마른데, 학교도서관에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니 얼마나 기쁠까. 신간도 자주 구입하고, 독서활동에 관심을 갖고 돌봐주는 사서 교사도 있다니 이 학생 기자와 친구들은 평생 자신들의 삶에 큰 버팀목이 되어줄 책과 사귀는 일이 즐거울 것이다.

2010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에 의하면 학생의 학교도서관 평균 이용률은 77.9%(초등생 86.5%, 중학생 75.5%, 고등학생 71.9% 순)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신간도서나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그 때마다 전부 구입할 수는 없으니 학교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도서관 현황을 알아보자. 지난해까지 현재 학교도서관 설치율은 98.4%로 100%에 가깝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교과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만1060곳 중 사서교사가 배치된 곳은 724곳 정도다.

현행 '학교도서관진흥법'은 학교에 도서관을 설치하도록 해놓고도 이를 운영할 전문인력인 사서교사와 실기교사, 사서는 '둘 수 있다'고 권고할 뿐이다. 그러니 학교에서 전문인력은 확보하지 않고 비정규직 사서나 계약직, 심지어 학부모 자원봉사자로 운영하는 현실을 만들어 냈다. 이런 현실은 학교도서관을 책을 대출·반납만 하는 공간으로 끌어내린다. 대학입시에서도 학생의 독서활동이 중요한 평가요인이라면서 정작 제대로 된 독서교육이 없으니 권수를 채우고, 인터넷에서 책 줄거리를 베껴 만드는 독후활동도 생기는 것이다.

이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를 하나 더 살펴보자. 초·중·고에서 1교시 수업 전에 학교 재량으로 '아침 독서'를 실시하는 경우 해당 학교 학생의 한 학기 독서량은 20.3권으로, '아침 독서' 비시행 학교의 독서량 11.8권보다 배 가까이 많았다. 초·중·고에서 독서권장률은 평균 54.5%에 불과하며, 학교에서 독서지도는 '독후감 쓰기'(65.8%) 위주의 단편적 독서지도이며, '독서지도가 전혀 없었다'도 13.4%나 된다. 가정의 독서분위기 역시 중요하다. 한 학기 독서량이 21권 이상인 학생의 경우 '부모가 자신의 독서에 관심을 보인다'는 응답이 65%인 반면, 독서량이 전혀 없는 학생의 응답 비율은 24%에 지나지 않았다.

민주당 이찬열(수원 장안) 의원 등 국회의원 19명이 지난달 초·중·고 도서관에 사서교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해 도서관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학교도서관진흥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비용 등 여러 문제가 있지만 국회에서 논의된다는 사실만으로도 반갑다.

만약 학교급식을 담당하는 사람이 전문 영양지식을 갖추지 않은 채 그저 밥만 한다면 학부모들이 가만 있겠는가. 책은 우리 아이들 영혼에 주는 밥이다.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좋은 책을 읽고 안 읽고 차이는 개인을 넘어 국가의 미래를 좌우한다. 우리 아이들이 어떤 곳에서 어떤 책을 먹고 있는지, 소화는 잘 하고 있는지, 마음은 잘 자라고 있는지 구체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동의대 문헌정보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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