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부터 6세기 중반까지 고구려 신라 백제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제4 제국 가야. 전기에는 김해지역의 구야국을 중심으로 한 가야연맹, 후기에는 고령지역의 대가야국을 중심으로 한 가야연맹을 의미한다. 철의 왕국으로 명성이 드높던 가야지만 역사자료가 미비해 가야사 정립에 어려움이 많다. 가야의 생활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나 건축물이 절실했다. 이에 김해시는 가야 역사와 문화를 집대성한 테마공간 조성에 나섰다.
■ 가야 역사·문화 한눈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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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시 어방동 분산에 조성 중인 가야역사테마파크. 가락왕궁을 비롯해 귀족과 서민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구간마을과 가야마을 등이 설치돼 있다. |
김해시는 2000년 7월 산성마을이 있던 김해시 어방동 일대 17만9000㎡에 532억3000만 원을 들여 가야역사테마파크를 조성하기로 했다. 서기 42년 김수로왕이 가야를 건국하고 고구려 백제 신라 등 삼국과 함께 500여 년간 번성했던 가야를 재현하고 가야인의 생활상과 풍속 등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시설물을 조성해 놀이와 휴양을 즐기며 가야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2008년까지 1차로 140억9000만 원을 들여 부지를 보상하고 산성마을 주민들을 인근으로 이주시키고 진입도로 개설, 주차장 조성, 상하수도 설치, 문화재 발굴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김해시는 각종 기반시설 설치를 마친 뒤 2009년 3월 2차로 231억5400만 원을 들여 가야역사테마파크 조성공사에 나서는 등 가야 재현에 혼신을 쏟았다.
4416㎡ 규모의 66개 건물 중 시선을 가장 많이 끄는 곳은 가락왕궁. 가야역사테마파크 조성 현장을 찾는 관광객과 등산객 모두 신비감에 시선을 떼지 못한다. 그동안 가야의 왕궁을 접할 수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었다. 현존하는 왕궁이 없는 데다 역사적 기록이나 자료도 제대로 없고 최근 김해한옥촌 남쪽에 왕궁 터가 있었다는 것만 확인됐기 때문이다. 김해시는 가야역사테마파크에 건축하는 가락왕궁을 옛날과 같이 제대로 재현해야 만 생생함을 줄 수 있다고 보고 가야사 및 고건축 전문가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학술자문을 거치고 전무하다시피한 기록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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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자문과 기록을 토대로 가야시대 왕궁의 모습을 재현한 가야역사테마파크 내 가락왕궁. |
가락왕궁에는 주작문, 초선루, 구지루를 비롯해 왕궁 집무실인 태극전, 상궁숙소인 상궁전, 내관전에다 수로왕이 허황후를 기다렸다는 망산문, 가락국의 정전인 가락정전 그리고 허황후전, 어정 등이 있다. 아직까지 공사 중이어서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으나 멀리서 봐도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가락왕궁 우측에는 가야를 지켜온 전사들이 모여살았던 전사마을이 자리잡고 있고 왕궁 바로 앞 왼쪽에는 귀족들이 모여 생활하던 공간을 재현한 구간(九干)마을이 마련돼 있다. 또 왕궁 바로 앞 오른쪽에는 가야의 서민이 집단 거주한 것을 옛 모습 그대로 나타낸 가야마을이 있다. 올해는 신을 모시던 신녀가 거처한 신녀궁, 신궁이 어우러진 신화마을, 가야의 광장인 기마마당, 교역의 중심 김해대로를 완공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내년에는 3차로 159억8600만 원을 투입, 철의 왕국 가야의 위용을 상징하는 철광산과 가야의 성을 모티브로 한 어린이 놀이시설인 가야놀이마당을 설치하고 청동기 유적도 복원한다. 철광산 내부에는 가야시대의 유물이 전시된 전시관과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영상관이 마련돼 가야사를 바로 세우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 국제교역 현장, 김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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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역사테마파크 내 국읍 대야철장은 드라마 '김수로' 세트장 중 철을 제련하던 제철소이다. |
가야역사테마파크의 가락왕궁과 구간마을, 가야마을, 전사마을, 신화마을 등이 건축물 위주의 정적인 공간이나 철광산 뒤편 김해대로는 시대를 거슬러 가야시대 국제교역 현장을 제대로 느끼게 해주는 살아있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가야를 비롯해 중국, 일본, 인도, 한사군 중 하나인 낙랑 등 5개 나라의 교류 공간인 중국관과 왜인관, 낙랑상관, 인도관, 가야관 등이 마련된다. 김해대로를 사이에 두고 양켠에 나라마다 음식점과 특산품 판매장 등이 들어서 국제교역의 한켠을 보여준다. 가야역사테마파크를 찾는 관광객은 이곳에서 각국의 음식을 맛보고 기념품도 구입하면서 가야 역사와 문화에 젖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은 조성 중간이어서 다른 여느 공간이나 마찬가지로 북적거림을 찾아볼 수 없으나 2012년 말 가야역사테마파크가 완공돼 문을 열고 관광객이 몰려들면 그 어느 곳 보다 활기찬 명소로 거듭나 가야역사테마파크를 명품으로 정립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뿐 아니다. 가야역사테마파크에는 드라마 '김수로'의 세트장이 마련돼 있어 벌써부터 관광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철을 만드는 쇠부리가마와 단야공방, 제련로 등이 꾸며진 국읍 대야철장, 가야국 마을 해반천 제사장인 천군 이비가의 집, 빈민이 모여살았던 해반천마을 등 세트장만 보아도 옛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 임시세트장과 달리 가야역사테마파크 내 드라마 '김수로' 세트장은 가락왕궁 등 다른 시설물과 마찬가지로 영구 건축물로 지어 드라마에서 봤듯 가야인의 생활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이 때문에 주말이면 500여 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몰려 북적거리고 분산과 인근 신어산을 지나는 등산객들에게도 산행 후 거쳐가는 코스가 되고 있다.
김해시 관계자는 "가야역사테마파크는 신비감과 흥미, 놀이와 휴양기능을 갖춘 명품 중의 명품으로 가야문화의 우수성을 온누리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고대 역사도 바로 세우고 우리나라 뿐 아니라 해외관광객의 발길까지 유도하는 세계적인 명소가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가야역사테마파크 주변 볼거리
- "분산성과 김해천문대 놓쳐선 안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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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천문대 |
경남 가야역사테마파크가 조성 중인 김해시 어방동 분산 자락 옛 산성마을 주변에는 가야 역사와 문화의 숨결뿐 아니라 김해시가지를 조망할 수 있는 볼거리, 즐길거리가 즐비하다. 염소고기구이, 오리 닭 백숙 등의 음식점은 관광객의 발길을 잡고 있다. 옛 산성마을 입구에서 김해천문대를 거쳐 가야대학교에 이르는 등산코스는 하루 1000∼2000명이 북적될 정도로 인기가 있다.
가야역사테마파크 조성 현장 인근의 5만2923㎡에 위치한 분산성은 사적 제66호로, 고려 우왕 3년인 1377년 박위 부사가 왜구를 막기 위해 축성한 뒤 임진왜란 때 파괴됐던 것을 고종 8년 1871년에 정현석 부사가 개축했다. 삼국시대 산성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테뫼식(머리띠식) 산성으로 실제 축성시기는 가야시대일 것으로 추정된다. 성곽의 길이는 929m, 평균 폭은 8m이며 2개의 문지(문의 터)와 우물지 등이 있고 1997년 봉수대를 복원했다. 2000년 55억7600만 원의 사업비를 투입, 성곽 543m를 복원하는 등 옛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분산 정상 6580여 ㎡에 설치된 1500여 ㎡ 규모의 김해천문대는 밤하늘을 수놓는 별은 물론 김해시가지 김해평야 낙동강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명소다. 야간에는 김해시가지의 불야성은 물론 멀리 부산 야경까지 즐길 수 있어 부산과 경남, 대구·경북에서도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 김해천문대는 전시실과 천체투영실, 전망대와 제1관측실, 제2관측실, 보조관측실을 갖춘 영남 지역 유일의 천문대이다. 전시실 내부에는 우리나라 천문관측의 역사를 입체영상으로 설명해 주는 매직비전, 중력실험장치, 푸코진자를 비롯해 10여 개의 천문 교육 전시기구가 구비되어 있어 호기심을 자극한다.
반구형인 천체투영실에서는 실제의 밤하늘을 바라보듯 별자리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관측실에서는 고배율 망원경으로 달에 간 듯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 있고 토성의 고리도 관측할 수 있다. 천문대의 모습은 알을 닮은 모습으로 가락국 시조인 김수로왕의 탄생설화를 모티브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