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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의 책과 세상 <40> 우리 그림책의 기를 살려야 하는 이유

집과 집주인이 달라요

김희경 그림책 '마음의 집' 볼로냐아동도서전 대상 영예

폴란드 작가 그림이라 아쉬워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3-16 19:59:41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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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 분야의 노벨문학상이 라가치상이다. 이 상의 논픽션 부문 대상을 우리 작가 김희경 씨의 '마음의 집'(창비· 2010)이 올해 수상했다. 중세 이래 유럽 학문과 예술의 중심지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해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어린이 책 박람회인 볼로냐아동도서전에서는 볼로냐 라가치상과 볼로냐 뉴미디어상을 시상한다.

2년 이내 출간된 세계 어린이 책 가운데 창의성, 교육적 가치, 예술적 디자인을 평가하는 라가치상은 픽션·논픽션·뉴 호라이즌·오페라 프리마 등 4개 분야에서 각각 대상 1권과 우수상 2~3권을 선정한다. 전 세계 어린이책 출판인이 받고 싶어 하는 상이며 작가에게도 큰 영예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들면서 아동도서 발행종수와 부수가 많아져 시장이 커지고, 질적인 발전도 이뤘다. 2004년 그림책 '팥죽할멈과 호랑이'(조호상 글·윤미숙 그림·한솔수북)가 라가치상 픽션 부문 우수상, '지하철은 달려온다'(신동준 글·그림·초방책방)가 논픽션 부문 우수상에 선정됐다. 백희나 씨는 '구름빵'(한솔수북)으로 '2005 볼로냐 국제어린이도서전이 뽑은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됐다.

많은 한국 아동도서가 텍스트 구성의 창작성과 예술성을 높이 평가받았으며, 2010년에는 '석굴암'(김미혜 글·최미란 그림· 웅진씽크빅)이 라가치상 픽션 부분 우수상을 수상했고, 한국작가 6명이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됐다. 그렇게 수 회 우수상 수상 끝에 김희경 작가가 지난달 마침내 대상을 받았으니 작가 출판사 독자가 모두 기뻐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접한 또 하나의 소식에는 가슴이 답답하다. 채인선 씨를 비롯해 동화책 만드는 작가와 디자이너, 편집자들이 한국 그림책을 연구하는 연구소를 설립하기 위해 모임을 최근 가졌다. 우리 그림책에 대한 무관심이 너무도 안타까워서다. 그림작가 김윤정 씨는 "우리 정서가 담긴 그림책을 볼 때는 아이의 반응에 맞춰 엄마가 자연스레 정서적 반응을 할 수 있어 감수성 교류가 훨씬 풍부하다"며 한국 그림책의 장점을 일깨워줬다. 어린이책 분야에서 외국도서 비중은 커가고 있다. 우리 아동문학도 많이 성장했지만, 아직 우리 책 우리 작가를 제 위치에 세워두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김경희 작가의 '마음의 집'은 보이지 않는 마음을 집에 비유해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마음은 어떤 것일까' '마음의 주인은 누구일까'라는 질문을 아이들에게 던지며 스스로 답을 생각하게 하는 철학적 그림책이다. 그 그림을 그린 사람은 폴란드의 그림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이다. 2007년 볼로냐에서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를 만난 김 작가가 '마음의 집' 원고를 들려주었고, 흐미엘레프스카는 즉석에서 그림을 그리겠다 약속했다. 국적이 다르지만 아이들을 위한 문학세계를 만들어가는 두 사람이 마음을 합쳐 큰 상을 받아낸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그림까지 우리 작가의 작품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면 글로벌시대에 걸맞지 않은 걸까.

세계적인 상에 열광하는 우리가 정작 세계무대에서 인정받는 우리 작가들의 책을 제쳐두고 해외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챙기는 건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외국 작품에 주는 저작권료와 인세를 우리 작가 지원 육성에 조금 더 사용하면, 외국작가가 우리 작가에게 원고를 들고 와 그림을 부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서점에도 도서관에도 외국그림책이 우리그림책보다 많다는 사실을 직접 말하고 다녀야 하는 작가들의 마음을 헤아려본다.

동의대 문헌정보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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