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권 거래 금액을 낮춰 신고하는 이른바 ‘다운 거래’가 횡행하는 가운데, 부산에서도 전매 제한에서 벗어난 생활형 숙박시설이나 전매 제한 기간이 끝난 공동주택 등에서 다운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이 나온다.
그러나 부동산 불법 거래 조사를 담당하는 기초지자체는 강제로 금융조사를 할 권한이 없어 실제 이를 단속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13일 부산 동구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구에 들어온 롯데캐슬 드메르 분양권 거래 계약 신고는 약 460건이다. 이곳은 북항재개발 구역에 들어선 터라 일찍부터 높은 웃돈(프리미엄)이 붙었다. 게다가 생활형 숙박시설이라 분양권 전매 제한도 없어 작은 평수의 저층 매물도 4000만~5000만, 고층 오션뷰는 5억 원까지 프리미엄이 붙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분석이다.
그런데 실제 동구에 접수된 신고를 보면, 프리미엄 가격이 턱없이 적게 형성됐다. 면적별로 보면 45, 46㎡형의 분양가는 3억1200만~4억4310만 원이었다. 그런데 신고가는 최저 3억1500만 원에서 최고 4억7310만 원이었다. 프리미엄이 300만 원~3000만 원 수준이었다는 말이다.
71㎡형도 최초 분양가는 5억1200만~8억1440만 원 선이었으나 신고가는 5억1400만~8억2440만 원 사이였다. 프리미엄이 200만~1000만 원에 그친 셈이다. 90, 91㎡형도 프리미엄은 1620만~1억6230만 원이었다.
분양가와 신고가의 가격 차이가 커지 않아 ‘다운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심이 나온다. 매도·매수인이 각각 양도소득세와 취득세를 줄이기 위해 계약서상 거래 가격을 낮췄다는 말이다.
동구의 한 공인중개소장은 “거래 건수를 늘려 중개 수수료를 얻으려는 중개소들이 사실상 불법을 유도한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공동주택도 전매 제한이 풀린 곳에선 다운 거래 정황이 감지된다. 연제구는 지난 4월 레이카운티 분양권 거래와 관련해 지역 부동산에 안내문을 보냈다. 그달 8일 자로 6개월의 전매 제한이 풀려 다운거래 의심 민원이 다수 접수됐는데, 공인중개사가 불법 거래를 유도하면 자격 정지 또는 등록 취소가 가능하다는 일종의 경고였다.
그러나 실제 단속은 어렵다. 통상 부동산 불법 거래는 지자체가 국토교통부·한국감정원로부터 의심 정황을 통보받으면 조사에 나선다. 그러나 지자체는 계좌추적 등 강제로 금융조사를 할 권한이 없다. 결국, 매도·매수인이 입을 맞추면 적발이 쉽지 않다. 지난해 12월~지난 3월까지 부산시가 통보받은 의심 건수는 2370건에 이르지만, 상황이 이런 탓에 단속은 미온적이다.
연제구 관계자는 “이중계약서 등 증거가 있으면 지자체 자체 조사도 가능하다.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