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문화혁명기 소박한 사랑으로 감동 주고 싶었다"

개막작 '산사나무 아래' 장이모우 감독·배우 기자회견

스케일 큰 거장의 색다른 변신 '재미'

"배우에게 연기하지 말고 그저 느끼며 하라고 주문"

남녀 주연 둘다 신인 "100번 넘게 찍은 장면… 인내심 갖고 배워 영광"

  •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
  •  |   입력 : 2010-10-07 22:32:04
  •  |   본지 1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7일 부산 해운대구 CGV 센텀시티관에서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산사나무 아래'의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은 장이모우 감독.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PIFF)의 개막작인 장이모우 감독의 '산사나무 아래'는 감독 특유의 화려한 대작 연출의 행보를 잠시 미루고 아름답고 소박한 사랑이야기로 관객 곁에 다가왔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화려한 영상미와 색감은 볼 수 없지만 진부한 사랑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CGV 센텀시티관에서 열린 개막작 기자회견장에는 중국의 거장 장이모우 감독의 명성을 대변하듯 국내외 언론사가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기자시사가 끝난 직후 무대에 오른 장이모우 감독은 연신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를 받으며 "지난 4회(1999년) 행사에서 폐막작 '책상 서랍 속의 동화'를 가져왔고, 무엇보다 이번에는 김동호 위원장의 퇴임에 맞춰 개막작품으로 참여하게 돼 대단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처음 PIFF에 왔을 때 느낌이 굉장히 좋았고 계속 발전하겠다는 감이 왔다"며 "이제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성장했고 중국 대륙에서도 수많은 언론보도를 통해 PIFF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는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 중국을 격동 속으로 몰아넣었던 문화혁명이 배경이다. 당시 문화혁명을 주도하고 있던 마오쩌둥의 '현장교육' 정책에 따라 도시의 고등학생인 징치우는 산사나무가 입구에 있는 한 시골마을로 보내진다. 마을 촌장의 집에 묵게 된 징치우는 이곳에서 매력적인 지질탐사대원 라오산을 만나게 되고, 둘은 금세 호감을 느끼게 된다. 아버지가 우익으로 몰려 감옥에 있는 징치우의 어려운 환경과 달리 라오산은 출신성분이 좋은 가문의 아들. 둘의 사랑엔 여러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내용은 요즘 세대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순진하다. 징치우는 남녀가 한 침대에서 손만 잡고 자도 임신을 한다고 믿는가 하면 집안을 위해 라오산을 만나지 말라는 어머니 말에 순종한다. 라오산 또한 징치우를 헌신적으로 사랑하지만 결국 불치의 병에 걸려 죽는다. 하지만 감독은 '뻔한' 내용의 스토리를 가슴 찡한 감동으로 녹여냈고, 어느 새 눈가를 적시게 하는 연출력을 과시했다. 감독은 "원작('산사나무의 사랑')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으려고 했다"면서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연기자가 어떻게 표현하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주연배우인 저우둥위, 더우샤오.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이번 영화는 장이모우 감독이 연출했다고 보기 힘들 만큼 소박하다. '연인' '영웅' '황후화' 같이 스케일이 큰 작품을 하다 소박한 영화로 돌아온 이유에 대해 "우연히 감동적인 이야기의 소설을 접했고, 내용이 좋았기 때문에 영화로 만들었다"며 "제가 16~26세때 겪었던 문화대혁명이라는 격동의 시대를 통해 감동을 전해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문화대혁명이라는 시대적 배경과는 달리 두 청춘남녀 주인공의 사랑에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매끄러운 연기력을 보인 저우둥위(징치우 역)와 더우샤오(라오산 역)는 감독이 중국 전역에서 응모한 7000여 명 중 카메라 테스트를 거쳐 발굴한 신인이다. 감독 스스로도 "저는 배우들에게 연기하지 말고 그저 느끼면서 스트레스 받지 말고 해라고 주문했다"면서 "문화혁명 시대를 알지 못하는 남녀 주인공이 자연스럽게 연기하면서 기대한 것 이상이 나왔다"고 만족해했다.

한편 두 신인배우는 거장 감독과의 작업에 무척 긴장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저우둥위는 "처음에 감독님을 뵀을 때 '이 사람이 진짜 장이모우가 맞나'고 생각할 정도로 얼떨떨했다"면서 "100번을 넘게 찍은 장면이 있는데 끝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가르쳐 주셔서 영광스러웠다"고 답했다. 청초한 얼굴과 꾸밈없는 미소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저우둥위는 올해 18세, 고 3학생이다. 더우 샤오는 "너무 떨려 '1950년대에 나온 소련 노래를 계속 미군 노래'라고 해 수십 번을 다시 찍었다"며 에피소드를 들려 줬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울산 경남 흐리고 밤부터 가끔 비
  2. 2[속보] 이 대통령, 유시민 겨냥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하다 독소조항 삭제 못해"
  3. 3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행, 韓과 직접 대화…비밀이송은 이상했을 것”
  4. 4[속보] 靑, DMZ 지뢰 사고 조사 “철저히 규명할 것”
  5. 5[속보] 이 대통령, 임기 관련 "2030년 6월 2일 넘기는 일 절대 없어"
  6. 6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7. 7귀성·귀경 행렬로 고속도로 정체…서울→부산 8시간 40분
  8. 8[속보] 靑 “우크라, ‘북한 포로 송환’ 발표 전 한국에 알렸다”
  9. 9세금 안 낸 '억대 유튜버' 작년만 총 17명…당국, 239억원 추징
  10. 10장동혁 “한동훈 ‘당원게시판’ 사건 수사 중…복당 언급 부적절”
  1. 1[속보] 이 대통령, 유시민 겨냥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하다 독소조항 삭제 못해"
  2. 2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행, 韓과 직접 대화…비밀이송은 이상했을 것”
  3. 3[속보] 靑, DMZ 지뢰 사고 조사 “철저히 규명할 것”
  4. 4[속보] 이 대통령, 임기 관련 "2030년 6월 2일 넘기는 일 절대 없어"
  5. 5장동혁 “한동훈 ‘당원게시판’ 사건 수사 중…복당 언급 부적절”
  6. 6조국 "조희대, 이 대통령 인정 안해" 장동혁 "조희대 탄핵하면 李 탄핵"
  7. 7합참의장, DMZ 지뢰 폭발 부대 방문해 현장조사 준비 점검
  8. 8국힘, 지뢰 사고 조사 지연 비판... "보고 체계 공개" 촉구
  9. 9靑 "우크라 '北포로 송환' 발표 전 한국에 알려와" (종합)
  10. 10청와대 ‘검찰개혁 국민 속였다’ 유시민에 법적 대응 검토
  1. 1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2. 2세금 안 낸 '억대 유튜버' 작년만 총 17명…당국, 239억원 추징
  3. 3[차호중의 재테크 칼럼] 통화량과 물가
  4. 4다대소각장 개발 다시 원점…부산시, 부지매각 해지 결정
  5. 5HJ重 올해 8척 ‘릴레이 수주’…대형선 경쟁력 입증
  6. 6가덕신공항 부지공사 기본설계 정부심의 통과
  7. 7북항 핫플만든 인싸 상어 '부캉이', "인기 덕 좀 봅시다" 마케팅 열풍
  8. 8[한 손 뉴스] 국산 전투기로 영공 수호…KF-21 공군 1호기 배치
  9. 9바리스타 심사위원이 만든 스페셜티
  10. 10홍지선호 국토부 출범 “公기관 2차이전 속도”(종합)
  1. 1부산 울산 경남 흐리고 밤부터 가끔 비
  2. 2귀성·귀경 행렬로 고속도로 정체…서울→부산 8시간 40분
  3. 3귀성·귀경길 정체 지속…부산→서울 8시간10분
  4. 4호주 시드니 총격 사건 세 번째 용의자 체포…한국계 20대 남성
  5. 5민형배 전남광주시장 “제주항공 유족 위해 특별팀 다시 꾸릴 것”
  6. 6추석 저녁 귀성길 정체 해소, 귀경길은 다소 혼잡
  7. 7'부캉이' 북항 놀러 왔다가 덜컥 정착?…부산 명예홍보대사 도전
  8. 8대구도 ‘돔 유치’ 참전…부산 부지·재원 서둘러야 국비 선점
  9. 9장기체류 ‘부캉이’ 연휴 뒤 외해로 유도할 듯(종합)
  10. 10수해 상처 여전한 거제, 전국서 ‘한가위 온정’
  1. 1[속보] ‘평균대 유망주’ 황서현,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금메달
  2. 2[속보] 한국 3대3 남자 농구, 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
  3. 33경기 1실점 철벽 마운드 韓, 조1위 슈퍼라운드행
  4. 4父 여홍철과 어깨 나란히…여서정, 8년 만에 도마 금메달
  5. 5여서정·안세영·우상혁…‘금빛낭보’ 기대
  6. 62전 전승 한국축구, 조 선두로 8강 진출
  7. 7송세라, 항저우 한 풀었다…AG 첫 ‘금빛찌르기’
  8. 8[속보]한국 카누, 아시안게임 남자 카약 4인승 500m 금메달
  9. 9부상 악재 이정후, 사실상 시즌 아웃
  10. 10육상 8년 만의 금빛 질주 기대…육상 29일까지 ‘골든데이’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