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형물 세운 부산대 등과 대조
- 미래세대에 역사 가치 알려야
부마민주항쟁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동아대에는 이를 기념하는 상징조형물 하나 없다. 항쟁 40주년인 2019년에는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측이 동아대 기념조형물 건립을 추진했으나 학교 측의 거절로 불발된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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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마항쟁을 주도했던 동아대엔 기념비가 없다. 사진은 구덕캠퍼스 석당기념관 앞에 있는 석당 동상. 이 곳이 부마항쟁이 일어났던 곳이다. 박주현 시민기자 |
1979년 10월 16일 부마민주항쟁의 불쏘시개가 된 부산대 교내시위에 이어 다음 날인 17일 동아대 교내시위는 본격적인 민중항쟁의 도화선이 됐다고 평가받는다. 부마민주항쟁 진상조사보고서에는 17일 시위 분위기에 대해 “동아대 학생들로 인해 도심의 학생 수는 더욱 불어났고, 국제시장과 광복동으로 학생·청년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시위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고 명시됐다. 홍순권 전 부마민주항쟁진상규명위원장은 “동아대가 부마민주항쟁에서 큰 역할을 했다”며 “(부마민주항쟁 주도를) 부산대가 단독으로 한 것이 아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6일 기자가 1979년 10월 17일 교내 시위가 일어난 동아대 구덕캠퍼스 석당기념관 앞을 찾아갔으나, 그곳에는 동아대 설립자 석당 정재환 동상만이 덩그러니 있을 뿐 부마민주항쟁 기념비는커녕 표식조차 없었다. ‘10.16부마민주항쟁탑’을 비롯해 여러 기념조형물이 있는 부산대, ‘10.18시원석’이 세원진 경남대와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취재 결과 부마민주항쟁 40주년인 2019년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측에서 동아대 구덕캠퍼스에 상징조형물 건립을 추진한 사실이 밝혀졌다. 대통령령 ‘부마민주항쟁 관련자의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4조에 따라 재단의 사업을 부마민주항쟁 기념시설 조성 등 관련자 추모사업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은 부마민주항쟁 40주년인 2019년에 부산대·동아대 구덕캠퍼스·광복동 시티스폿(당시 미화당백화점 앞)에 기념조형물을 건립할 계획을 세운 것이다.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의 동아대 김동규 당시 교학부총장 면담 요청 공문에서 재단 측은 동아대 구덕캠퍼스 정문 경비실 부근 혹은 석당 정재환 동상 부근에 기념조형물 설치를 희망했다. 기념조형물 사업에 필요한 재단 측 예산도 마련돼 있었다. 그러나 부산대와 광복동에는 정상적으로 기념조형물이 세워졌으나 동아대는 불발됐다.
재단 정영배 사무처장은 “조형물 설치 허가 협조를 위해 한석정 당시 총장과 면담을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무산됐다”며 “그 대신 2019년 6월 재단 측이 김동규 당시 교학부총장과 면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김 부총장이 ‘학교법인 이사회와 논의가 필요하다’ ‘다가올 이사회에 기념조형물 설치 안건을 상정해 합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며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사회에서 부결됐다고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동아대에 부마민주항쟁 기념조형물이 없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건립을 추진한다면 재단에서 예산을 편성, 동판이라도 설치하고 싶다”며 “3.3㎡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동아대 민주동문회 최지웅 사무처장은 “역사적 사건을 경험하지 못한 미래 세대가 이러한 역사적 가치를 느낄 수 있는 학내에 기념조형물을 만드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이라면서 “학교 측이 이를 부정적으로 생각해 아쉽다”고 전했다. 동아대 김종민 학생은 “우리 대학이 이들을 기억할 자리를 한 평도 내지 못하는 사실은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