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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새 ‘찐 한국인’ 된 금발의 유학생

유학 초기 낯선 환경·언어 당황, 겨울 ‘아아’ 등에 문화적 충격

  • 알리예바 매타넷 시민기자
  •  |   입력 : 2025-05-18 19:26:06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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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보다 공감 말하는 사회 동화

필자가 처음 한국에 발을 디딘 것은 2019년 교환학생으로 왔을 때였다. 낯선 환경과 언어, 새로운 사람들 사이에서 모든 것이 신기했고, 때론 조금은 두렵기도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때의 경험은 한국에 대한 깊은 인상을 남겼고, 2021년부터 유학생으로 한국에 돌아와 지금까지 살고 있다.

공항의 정돈된 분위기, 도시철도에서 조용히 앉아 있는 사람들, 인사 방법 등 이 모든 것이 문화적 충격이었다. 특히 필자를 놀라게 한 건 노인들과의 만남이었다. 길을 걷다 보면 종종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필자를 바라보시며 “미국 사람이죠?”라고 물어보셨다. “아니요, 미국 사람이 아니에요”라고 하면, 바로 “그럼 프랑스? 아니면 러시아?”라며 나라를 추측했다. 그 이유는 금발 머리 때문이었다. 한국에서는 금발을 보면 미국인 프랑스인 러시아인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필자가 어디 출신인지 말할 기회도 없이 몇 나라를 거친 후에야 아제르바이잔 출신임을 말할 수 있었다.
필자의 부산외대 졸업식 사진

또 다른 문화적 충격은 여름에 뜨거운 음식을 먹으며 “시원하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뜨거운 음식을 먹고 ‘시원하다’고 하는 표현이 너무 생소했는데 주변 사람들 모두가 그렇게 말하길래, “내가 뭔가 잘못 이해한 건가?” 싶기도 했다. 또 겨울에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도 신기했다. 하지만 그 속에서 필자는 점점 공통된 감정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길을 헷갈려 당황하던 필자에게 다가와 친절히 안내해 주신 할머니, 처음 만난 외국인을 점심 식사에 초대해 주신 교수님들, 한국어가 서툰 필자를 인내심 있게 기다려준 가게 주인들. 이런 작은 순간들이 모여, 한국 사회가 외국인을 대하는 방식이 단순한 ‘친절’을 넘어선 ‘공감’임을 느꼈다.

한국의 연공서열 문화 등엔 아직 어색함을 느낀다. 그러나 대화 속에서 느껴지는 진심과 유머, 함께 밥을 먹으며 생기는 유대감은 결국 우리가 얼마나 비슷한지를 일깨워 주었다.

한국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점점 더 많은 외국인이 이곳에서 공부하고 일하며 삶의 터전을 잡아가고 있다. 서로를 이해하고자 하는 작은 노력들이 모여, 더 따뜻하고 열린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매일 체감하고 있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특별하거나 멀게 느껴지지 않는 사회, 차이보다 공감을 먼저 말하는 한국 사회를 기대한다.

길을 잃었을 때 조용히 도와주는 손길, 서툰 한국어에도 끝까지 들어주는 인내, 따뜻한 인사 한마디. 이런 작은 순간들이 모여, 한국은 이제 필자에게 단순한 ‘외국의 삶터’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곳’이 됐다. 차이는 분명 존재하지만, 그 속에서 점점 더 많은 공감을 배우고 있고, 그런 공감 속에서 저도 한국 사회의 작은 한 부분이 되어가고 있다.


※시민기자면은 부산시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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