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피플&피플] 작은영화공작소 김미라 대표

“영화도시 부산, 작은 영화의 힘 보여줘야죠”

  •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  |   입력 : 2018-02-01 20:13:49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젊은 청년들과 영화 만들 때
- 정부지원 시스템 어려움 느껴
- 단편영화 제작·배급사 결성
- 매달 첫째 수요일 작은영화제
- 대중 소외된 좋은 작품 소개

2014년 대학교수직에서 은퇴한 뒤 오랜 꿈인 영화를 만들기로 했다. 자신보다 서른 살 어린 청년들과 함께 배우며 단편 영화를 찍었다. 영화를 만들면서 영화 제작의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다. “영화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가진 젊은이들이 일할 공간을 마련하고, 영화 한 편을 찍기 위해 밤낮으로 아르바이트하는 모습이 눈물겨웠어요. 젊은 영화인들에게 지원의 길을 열어주고자 지난해 작은 영화를 제작하고 보급하는 ‘작은영화공작소’를 만들었어요. 여기에 영화의전당 아카데미에서 함께 영화를 찍은 20~30대 영화인 5명과 함께 ‘작은영화영화제’도 운영하고 있어요.”

작은영화공작소 김미라 대표는 “단편영화 제작 문턱을 낮춰 감독들이 창작활동에만 몰두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종진 기자
작은영화공작소 김미라(65) 대표의 이야기다. 김 대표는 지난해 3월부터 매달 첫째주 수요일 3, 4편의 단편 영화를 상영한 뒤 관객과 감독의 대화 시간을 갖는 ‘작은영화영화제’를 운영하고 있다.

작은영화영화제는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없는 단편극·단편다큐·실험영화 등 ‘작은 영화’만 다룬다. 프랑스 연극을 전공하고, 동의대 불문과 교수를 지낸 김 대표는 평소 영화에 관심이 많았다. 35년간 몸담았던 대학에서 은퇴하자마자 본격적으로 영화 제작에 뛰어들었다. 그는 “영화와 연극이 종합예술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만큼, 언젠가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과 표현적인 면에서 뛰어나고 깊이 있는 단편영화를 자주 접하면서 단편영화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주요 영화제작사와 투자배급사들이 흥행코드에 맞는 안전한 선택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단편·독립영화계의 제작 현실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대부분 독립영화 감독은 아르바이트하며 제작비를 댄다. 그는 단편영화 제작을 활성화하려면 제작 지원의 문턱이 지금보다 많이 낮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등 외국의 경우 단편영화 제작 지원을 적극적으로 해주는데 우리나라는 제약도 많고 정산시스템이 복잡해 영화인들이 스스로 지원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문턱을 낮춰 감독들이 창작 활동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어요.”

작은영화영화제 역시 상업영화에 밀린 단편영화들을 시민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시작했다. 영화제에 드는 비용은 모두 김 대표가 사비로 마련하고 있다. 다행히 올해부터 영화의전당과 문화공간 딥슬립커피에서 무료로 장소를 제공해줘 영화제 운영에 보탬이 된다. 오는 7일 오후 7시 30분 영화의전당 인디플러스에서는 올해 들어 두 번째 작은영화영화제가 열린다. 주제는 ‘톺아보다, 2017 부산독립영화제’로 지난해 영화제 수상작 3편을 상영한 후, 최용석 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이 이야기 길잡이로 나서 관객과 대화를 나눈다. 오는 3월에는 ‘작은영화영화제 1주년’을 맞아 김 대표가 직접 제작한 영화 ‘모빌’ 상영회 등 이벤트도 기획하고 있다. “부산은 영화하기 좋은 환경임에도 여전히 영화를 제작하기에는 척박해요. 작은 영화 상영의 장을 하나라도 더 만들고 영화 생태계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속보] 김두관, 7일 대선 출사표…민주당 첫 주자
  2. 2조기 대선으로 초중고, 방학 연기 등 학사일정 조정 불가피
  3. 3개인 경호 외 대통령 예우 박탈, 한남동 관저서도 즉시 퇴거해야(종합)
  4. 4이재명 대세론 속 ‘장미 대선’ 레이스 점화(종합)
  5. 5부산시 산하 17개 공공기관 320명 신규채용
  6. 6대통령 윤석열 파면(종합)
  7. 7“너무 당연한 결과”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시민 희비교차
  8. 8자충수로 단명한 尹 ‘1000일 정부’
  9. 9‘코인 투자하면 50% 이자 지급’ 사기로 29억 가로챈 30대 실형
  10. 1012·3 비상계엄, 요건 모두 위반…尹 제기 ‘절차 문제’ 모두 불인정
  1. 1[속보] 김두관, 7일 대선 출사표…민주당 첫 주자
  2. 2개인 경호 외 대통령 예우 박탈, 한남동 관저서도 즉시 퇴거해야(종합)
  3. 3이재명 대세론 속 ‘장미 대선’ 레이스 점화(종합)
  4. 4대통령 윤석열 파면(종합)
  5. 5자충수로 단명한 尹 ‘1000일 정부’
  6. 612·3 비상계엄, 요건 모두 위반…尹 제기 ‘절차 문제’ 모두 불인정
  7. 7尹 “기대 부응못해 죄송…국민 위해 기도할 것”(종합)
  8. 8與 “국민께 사과…입법 독주 못 막은 점도 반성”(종합)
  9. 9尹, 이틀째 관저 머물며 퇴거 준비…대통령실 홈페이지도 운영 중단
  10. 10홍준표 대선 출마 시사 “30여 년 정치 인생 마지막 사명”
  1. 1키움증권, 이틀 연속 초유의 주문처리 시스템 ‘먹통’
  2. 2경제계 “이제 조속한 국정 정상화로 경제살리기 총력을”
  3. 3주유소 기름값 9주 연속↓…하락폭은 눈에 띄게 축소
  4. 4"주식 대주주 1인당 양도차익 29억원…정부는 감세 혜택만"
  5. 5트럼프 ‘전세계 10% 기본관세’ 발효…상호관세 9일부터, 韓 25%
  6. 6[속보] 트럼프 정부 ‘전세계 10% 기본관세’ 정식 발효
  7. 7세계 1위 포워딩 기업 부산항 찾아
  8. 8샤오미 15 울트라 국내 출시...'라이카 협업' 첫 마스터 클래스
  9. 9‘K-편의점’ 외국인 MZ관광객 핫플 부상
  10. 10지주택이 대선주조 인감 위조…동래구 ‘조합원 모집’ 무효화
  1. 1조기 대선으로 초중고, 방학 연기 등 학사일정 조정 불가피
  2. 2부산시 산하 17개 공공기관 320명 신규채용
  3. 3“너무 당연한 결과”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시민 희비교차
  4. 4‘코인 투자하면 50% 이자 지급’ 사기로 29억 가로챈 30대 실형
  5. 5[속보] 문형배 “탄핵 심판절차 원만히 진행…언론·경찰에 감사”
  6. 6“자가용 억제·대중교통 유도, 싱가포르 정책 참고하자”
  7. 7부산서 유류탱크 보수하던 작업자 1명 사망
  8. 8의협 ‘尹파면’에 투쟁 본격화…20일 전국의사궐기대회 예정
  9. 9경찰·노동부 ‘산청 산불’ 발화 원인·중대재해 본격 조사
  10. 105일부터 예고된 김해 시내버스 총파업 극적 타결…시내버스 정상운행
  1. 1사직구장 재건축, 중앙투자심사 반려 ‘제동’
  2. 2NC, 롯데와 한솥밥 먹나?…사직구장 임시 사용 검토
  3. 3U-17 축구대표팀, 23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 도전
  4. 4박정은 감독 “BNK, 부산의 자랑이 되길” MVP 안혜지 “우승 맛 보니 한 번 더 욕심”
  5. 5유격수 구인난 롯데, 경쟁체제 희망
  6. 6롯데, 적과의 동침…NC, 사직구장에 둥지 튼다
  7. 7롯데 반즈, 사직 징크스?…폭삭 무너졌수다
  8. 8KCC 홈경기 8연패 탈출…4일 삼성과 마지막 홈전
  9. 9[뭐라노] 사직구장 재건축 '제동'
  10. 10레이예스마저 깼다…"롯데, 돌아왔구나!"

Error loading images. One or more images were not found.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