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혁신, 위대한 강서’.

김형찬 강서구청장 당선인. 이원준 기자 windstorm@

김형찬(54) 부산 강서구청장 당선인이 정한 강서구의 새 슬로건이다. 28일 강동동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 당선인은 “강서구민과 지역 소재 기업에 자유와 혁신을 주는 것으로 지역의 잠재력을 최대한 꽃피우겠다. 서울 강남을 뛰어넘어 찬란하고 번영한 위대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취임 일성을 전했다.

김 당선인은 큰 인구 규모를 조기에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인구가 갖춰지면 자연스럽게 규모의 경제가 작동해 각종 시설이 알아서 지역을 찾아올 거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지금 강서구에는 그럴듯한 대형 병원 하나 없다. 저부터도 후보자 시절 반려동물 관련 행사에 참여했다가 진돗개에게 손을 물렸는데, 지역에 병원이 없어 사하구 하단동까지 가 치료를 받아야 했다”며 일화를 소개한 뒤 “해운대구만 해도 처음에는 기반 시설이 없어 주민의 아우성이 컸는데, 지금은 백화점이든 병원이든 알아서 들어온다. 조기에 인구 규모를 달성하는 게 그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당선인은 “현재 계획된 에코델타시티, 대저·강동동의 공공주택, 명지 국제신도시 2단계가 제때 입주만 이뤄져도 인구는 순식간에 32만에 도달한다. 취임 첫날(다음 달 1일) 별도 취임식 없이 곧바로 이들 현장에 찾아가 사업에 어려움이 없는지 확인해 사업 조기 완료를 돕겠다”고 밝혔다. 강서구와 같은 신도시가 빠르게 인구 규모를 형성하려면 다소 투기가 발생하더라도 조정대상지역에서 예외가 돼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미 지역에 기반을 튼 구민을 위한 대중교통 등 기초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김 당선인은 약속했다. 특히 강서구의 남북을 잇는 도시철도 강서선과 동서를 가로지르는 도시철도 하단~녹산선 조기 준공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하단~녹산선 조기 준공은 그의 1호 공약이기도 하다. 김 당선인은 “하단~녹산선은 저심도 공법과 조립식 공법을 병행해 최대한 이른 시일에 착공할 것을 부산시에 요청 중이다. 이 부분에 있어 시와는 어느 정도 교감이 됐다. 강서선 역시 인구 유입이 일어나기 전에 공사가 끝나야 한다는 입장을 어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열악한 시내버스 환경 개선을 위해 강서구가 직접 운영하는 공공형 시내버스인 ‘다람쥐 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앞서 열거된 사업들처럼, 강서구에선 해마다 굵직한 토목 사업이 일어난다. 대부분은 부산시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외부 기관이 주관한다. 강서구청장은 이들로부터 최대한의 것을 얻어내 구민 혜택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려면 이들과의 소통 관계를 돈독히 다져야 한다. 부산시 공무원 출신인 김 당선인은 이 지점에 자신의 강점이 있다고 믿는다. 그는 “부산시 실·국별로 강서구 현안을 쥐고 있지 않은 부서가 없다시피 하다. 그만큼 시와의 소통이 중요하다. 시에 오랫동안 몸담은 만큼 소통에는 자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 건축주택국장 재직 시절 사의를 전할 때 박형준 부산시장이 꽤 난감해하며 섭섭함을 보였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 자신을 지지해주고 있다고도 전했다.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난 김 당선인은 해동고와 한양대 건축학과 나와 1998년부터 부산시 공무원으로 일했다. 창조도시국장, 금정구 부구청장, 건설본부장, 도시균형재생국장, 건축주택국장 등을 역임한 뒤 지난해 11월 퇴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