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 봉리단길과 장유예술촌, 김해공방마을 등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이자 문화 자산인 예술촌이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현상으로 위기를 겪는 가운데 홍태용 김해시장 당선인이 해법 마련에 나섰다.

지난 27일 오후 장유예술촌에서 홍태용 김해시장 당선인이 작가들과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해법을 논의하고 있다. 박동필 기자

홍 당선인은 지난 27일 장유2동 장유예술촌을 찾아가 장유예술촌 대표인 최명원 도예작가, 김란 (한국미술협회 소속) 화가, 김학열(위미) 목공예 작가, 이서현 문화기획자, 김해공방마을 소속 백호수(호수갤러리 대표) 공예작가 등 5명과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이번 토론은 홍 당선인이 시장직 인수위원회 운영 과정에서 시행 중인 ‘현장 톺아보기(샅샅이 훑기)’ 차원에서 이뤄졌다.

이날 장유예술촌 최 대표는 “제가 입점한 건물 주인이 건물 전체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안다”며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임대료를 깎아주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주인이 어려운 상황으로 몰리면서 상황이 변했다”며 어려움을 털어놨다. 다른 작가는 “예술인들이 수년간 닦아놓으면서 건물 가격도 오른 셈인데 건축주에게 이득이 모두 돌아가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당선인은 “개인의 사유재산(건축주)과 관련된 문제이기에 풀기가 매우 어렵다”며 “하지만 예술인들은 법정 문화도시인 김해시의 자산이므로 반드시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건축주 예술인 김해시 김해문화재단 등이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며 “어느 정도 해결책이 나오면 건축주나 예술인 지원을 위한 김해시 조례 제정 등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각각의 예술인 거주지를 ‘예술인 거리’로 정해 임대료를 깎아주면 건축주의 재산세 등을 감면하는 문제 ▷예술인 계약 시 10년 이상 장기 계약하고 관련 건축주에게 세제 혜택 주기 ▷문제 해결을 위한 범 대책기구 설립 등이 논의됐다.

이와 함께 예술촌 활성화를 위한 논의도 활발히 이뤄졌다. 이서현 문화기획자는 “버스킹 공연이 이뤄지는 곳을 ‘버스킹 존’으로 정해 예산을 지원하면 버스킹 공연과 공예품과 도예품을 시판하는 플리마켓(벼룩시장)도 동시에 열려 활기를 띨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홍 당선자는 “김해는 진정한 의미의 수준 높은 문화공연이 많지 않다. 권역별로 예술인들이 삶을 영위하고 시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축제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시청 홈페이지에 예술인 공연과 갤러리 전시 등을 알리는 홍보 코너를 만드는 등 실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운용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