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제27차 힐링캠프 참가자들이 명상을 통해 자기반성을 하고 있다. 재기중소기업개발원 제공

2018년 11월 제27차 힐링캠프에서 MS그룹 전원태(가운데) 회장이 캠프 참가자들의 사업 실패에 대한 조언을 하고 있다. 재기중소기업개발원 제공

2018년 11월에 실시된 제27차 힐링캠프에서 MS그룹 전원태 회장이 특강을 하고 있다. 재기중소기업개발원 제공

“사업 실패로 죽고싶은 마음이 들면 죽도(통영)로 오세요”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이 2011년부터 운영하는 ‘재도전 중소기업경영자 힐링캠프’가 코로나 여파 등으로 4년 만에 재개된다.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은 MS그룹(부산 사상구) 전원태 회장이 2011년 설립한 재단법인으로 사업에 실패한 중소기업인들에게 재창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MS그룹은 오는 8일부터 9월 2일까지 ‘제28차 재도전 중소기업경영자 힐링캠프’ 신청 접수를 받는다고 2일 밝혔다. 면접(8월 23일~9월 8일)을 거쳐 선정된 25~30명을 대상으로 9월 18일~10월 8일 3주간 MS그룹이 보유한 경남 통영시 한산면 죽도연수원에서 전액 무료로 열린다.

　힐링캠프는 일반 캠프와는 차별화된다. 입소하면 휴대전화 커피 술 담배 등은 모두 압수되며 1인 텐트 생활을 통해 철저한 자기반성과 자아성찰을 하게 된다. 에코힐링은 물론 입관체험 명상 농활 등 다양한 체험을 하며 재창업 성공을 위한 사례학습 및 전문가 1대 1 상담도 진행한다. 식사는 아침 점심 2끼만 제공된다. 초기에는 1일 3식과 침대를 제공했으나 자기 반성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해 바꿨다.

　25세부터 아세틸렌 가스 공장을 운영하다 1976년 가스폭발, 1983년 2차 오일쇼크로 두 번의 부도를 경험한 전 회장의 경험이 캠프에 서려있다. 그는 2차 부도 후 통영 죽도 앞 대덕도에서 40일간 밥도 제대로 안 먹고 멍하니 지내다 2주째에 돌아가신 할아버지로부터 ‘야 이놈아 니가 바보가!’라는 호통을 듣고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고 한다. 당시 대학노트 세 권 분량의 반성문을 쓴 뒤 ‘파산은 남의 탓이 아니라 내 잘못’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2011년부터 8년간 총 27회에 걸쳐 힐링캠프가 개최됐는데 440명의 수료생 중 245명이 재창업에 성공했다. 중국에서 전자부품가공업을 크게 하다 법정소송에 휘말린 유정무 씨는 2013년 제4차 힐링캠프에 참가한 뒤 화재특수감지기 회사를 설립해 재기에 성공했다. 유 대표는 “정신만 차리면 생각하는 것을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경험을 얻었다. 최근에는 인천대학의 AI(인공지능) 불꽃감지기를 개발하는 등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육가공업과 프랜차이즈를 하던 이승배 씨는 2017년 50억 원의 부도를 맞은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가 6개월 만에 깨어나 재활하던 중 2018년 제27차 캠프에 참가했다. 현재 귀농귀촌 교육을 받고 김해시 대동에서 야채와 과일 등을 재배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MS그룹 전 회장은 “부도 경험을 통해 사업실패자에게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많은 이가 도전해 새로운 삶을 찾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