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화폐 ‘동백전’. 국제신문DB

전국 17개 시·도 지자체의 내년도 지역화폐 발행 수요가 총 27조 원에 달하지만 정부의 국비지원 전액 삭감으로 발행 규모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내년 17개 지자체는 총 26조9098억 원 규모의 지역화폐를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자체별로는 경기의 지역화폐 발행 수요가 4조7606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천(3조6000억 원) ▷대전(2조2000억 원) ▷부산(2조 원) ▷전북(1조5870억 원) ▷경북(1조5750억 원) ▷충남(1조4580억 원) ▷광주(1조3200억 원) 등의 순이었다. 발행 수요가 가장 낮은 세종도 4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 의원은 “지역화폐와 관련한 내년도 국비 지원이 전액 삭감돼 지자체들이 발행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올해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판매된 지역화폐는 금액 기준 총 18조90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국비 지원으로 판매된 지역화폐는 15조9000억 원 규모다. 국비 지원으로 판매할 수 있는 지역화폐(18조4000억 원) 대비 86.4%가 소진된 셈이다. 국비 지원액이 소진된 이후에는 지자체가 자체 재원으로 할인액을 충당할 수밖에 없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지원 규모(국비 지원) 대비 총판매액 비율이 143.8%가 되는 인천의 경우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지역화폐 부분을 전액 소진하고 43.8%를 초과한 부분은 자체 재원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

부산도 지원 규모 대비 총판매액 비율이 121.3%에 달해 국비 지원액을 전액 소진한 후 21.3%를 초과해 자체 재원으로 조달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역화폐는 사용하는 소비자나 소상공인 모두에게 이익이 되며 경제적 효과도 이미 입증된 효자 지역사업”이라며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들은 이미 지역화폐 할인율을 줄이거나 발행액 축소하는 상황인데, 내년도 국비 지원액을 전액 삭감한 정부의 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 국회 예산심사 과정에서 지역화폐 국비 지원액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호 의원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