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센터. 사하경찰서 제공

지난 6월 밤 9시 사하구 한 가정에 음식 배달을 간 배달원의 다급한 신고가 동그라미로 접수됐다. 음식을 받으러 나온 아이 얼굴에 시뻘건 피멍이 들어 있었다는 것. 신고를 받고 경찰과 공무원이 동행 출동해 9세 아동 A군과 엄마 B(40대) 씨를 즉각 분리했다. 경찰은 가해자 조사를 맡았고, 공무원은 피해 아동의 병원 치료와 아동시설 입소 문의를 동시에 진행했다. 병원 검진 결과 A군의 광대뼈가 골절된 사실이 확인됐다. B 씨가 자기 아들을 주방기구 등으로 폭행한 사실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시설로 옮겨진 A군은 엄마에 대한 공포심에 진술을 거부했으나, 시설의 보살핌으로 마음의 안정을 되찾아 피해 사실을 알렸다.

지난 8월에도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받은 뒤 곧장 동행 출동해 13세 여중생 C 씨를 가정으로부터 지켰다. 지난 겨울방학까지 다른 여중생처럼 건강하게 뛰어놀던 C 씨는 5개월간 집에서 갇혀 지내며 정신질환이 있는 엄마 D(40대) 씨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해 운동능력을 상실해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 엄마로부터 분리된 C 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아 일주일 만에 다시 걷게 됐다. 현재 C 씨는 아동시설에서 회복 중이다.

이들은 모두 동그라미센터에서 동행 출동한 경찰과 공무원에 의해 가해 부모로부터 즉각 분리된 피해 아동이다. 발 빠른 대처가 아동의 추가 피해를 막았다. 실제로 사하구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에서 피해 아동을 즉각 분리한 분리 조치는 올해 21건으로 지난해(3건)보다 7배나 증가했다. 올해 경찰과 공무원의 현장 동행 출동 건(73건)도 지난해(16건)보다 약 4.6배 늘었다. 사하경찰서 관계자는 “센터가 생기기 이전엔 야간 시간과 주말에 사건이 발생하면 제때 대처가 안 돼 피해 아동이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해 추가 피해 우려가 컸다.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해지면서 아동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동그라미센터를 벤치마킹 하기 위해 전주시청과 부산 사상구청에서 현장 견학을 했고, 전국 지자체와 경찰서에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