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지국제신도시·에코델타 공급↑
- 부동산 경기 침체 한파 직격탄

- “아파트 가격은 떨어지는 칼날
- 급매만 가끔 성사 … 하락 부추겨”
- 1월 거래 5건… 작년비 66% 급감
- 중개업자 “한 달간 계약 0” 푸념

“거래량요? 최악이죠. 집을 내놓고 싶다는 문의만 들어오고, 집을 사고 싶다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12일 강서구 명지오션시티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빼곡히 부착된 부동산 매물 정보(왼쪽)와 명지오션시티 아파트 단지 전경. 김영훈 기자hoonkeem@kookje.co.kr

12일 찾은 부산 강서구 오션시티 부동산 소장 A(40대) 씨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눈치만 보는 상황입니다. 수요자는 가격이 더 내려갈 것 같으니 계속 기다리는 상황이고, 팔려는 사람은 조금이라도 가격이 덜 내려갔을 때 집을 팔고 싶어 집을 빨리 내놓고요. 그러니 거래가 멈추고…. 악순환이죠.”

다른 부동산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오션시티 중개업자 B(40대) 씨도 “지난 한 달 동안 1건도 거래를 성사하지 못했다. 지난 한 주는 매수 문의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B 씨는 “지금 오션시티 집값은 ‘떨어지는 칼날’이다. 아무도 잡으려 하지 않는다. 가끔 거래가 성사가 되는 것도 급매뿐이라 집값이 더 내려가는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가격도 확 떨어졌다고 말한다. 오션시티 중개업자 C(60대) 씨는 “작년에는 땅바닥으로 추락했다고 표현했는데 올해는 지하로 파고 들어간다고 말한다. 집값은 1년 새 20~30%가 빠졌다”고 말했다. A 씨는 “가장 인기 있는 크기인 108㎡ 타입 오션뷰가 예전에는 6억 원까지 갔다. 그런데 지금은 4억 정도까지 떨어졌는데 아무도 안 사 간다”며 “오션뷰가 아니더라도 한때 3.3㎡당 1700만 원까지 했는데 지금은 1000만 원도 안 되는 매물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런 부동산 중개업자의 설명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오션시티 내 아파트 거래 건수는 5건이다. 지난해 1월 거래 건수 15건에서 66.6%가 빠진 셈이다. 그 기간 거래된 매물의 거래가도 하락했다. 올해 1월 거래된 5건은 3.3㎡당 평균 가격은 1349만 원이었는데 이는 지난해 1월 거래된 15건(평균 1775만 원)과 비교하면 3.3㎡당 426만 원이, 108㎡ 아파트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억4000만 원이 빠진 셈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는 전국 공통 사항이지만 강서구는 특히 찬바람이 심하다.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주간 KB아파트 지난달 30일 기준 매매가격지수는 강서구가 91.43으로, 전주보다 무려 0.74%포인트가 빠졌다. 부산 전체 매매가격지수(95.80)보다 4%포인트 적고, 부산 16개 구군 중 가장 낮다.

전문가는 그중에서도 오션시티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명지국제신도시 에코델타시티 등 인근에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공급이 크게 늘 전망인 데다 다른 신도시에 비해 연식이 됐기 때문이다. B 씨는 “에코델타시티와 대저역 인근 입주가 시작되고, 명지국제신도시도 2단계 조성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 물량이 3만 세대가 훌쩍 넘을 것으로 보여 영향이 없을 수가 없다”며 “여기에 연식이 오래돼 오션시티 30평보다 국제신도시 20평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A 씨는 “앞서 부동산 호황 시절 다른 지역 아파트값 다 오를 때 오션시티만 안 올랐다. 국제신도시가 새 아파트고, 가격도 저렴해서 오션시티 물건이 나가질 않았다”면서도 “에코델타는 다르다. 최근 분양가를 보니 오션시티보다 비싸 가격 경쟁력이 생겼기 때문에 거래량이 늘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 D 씨는 “강서구 내부에서 오션시티→국제신도시→에코델타로 연쇄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가덕신공항 등 개발 이슈로 고용인구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한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