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군 황강과 창녕군 강변여과수를 경남 중동부와 부산에 식수로 공급하는 환경부 취수원 다변화 사업에 대한 반발이 거창 지역까지 확산한다.

거창군 황강 취수장 관련 범군민 대책위원회가 지난달 28일 군청 앞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하고 특정 지역 주민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황강취수장 계획을 즉시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거창군 제공

1일 거창군 등 관련 기관에 따르면 거창군 주민은 황강물 대부분이 거창에서 흘러드는 데도 주민 동의를 구하지 않고 협의 대상에도 빠졌다는 게 반대 이유다. 황강 취수장 예정지 물은 상류 합천댐에서 흘러 내려오는데 댐을 채우는 물 대부분이 거창에서 유입된다.

실제 합천댐 유역 면적의 86%가 거창군에 속하는 등 황강 취수원 유역 면적 절반 이상이 거창군이다. 거창군 주민은 취수원 다변화 사업을 위해 합천댐 수위를 높이면 안개가 더 자주 발생하고 녹조 발생이 늘 것을 우려한다. 또 인근 축산 농가의 추가 환경 규제가 불가피하고 산업시설 유치도 까다로워진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거창군은 합천과 창녕처럼 취수 시설과 배관이 직접 설치되지 않아 영향 지역에서 벗어난다는 이유로 환경부 민관협의체 구성에서 빠져 반발한다. 거창군 황강취수장 대책위 측은 “거창군을 배제하고 모든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거창 군민을 무시하는 것이고, 거창 군민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민관협의체 참여를 요구했다.

한편 구인모 거창군수와 이홍희 거창군의회 의장 등 주민 200여 명은 지난달 28일 ‘거창군 황강 취수장 관련 범군민 대책위원회’를 결성해 군청 앞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대책위는 경남도의원과 거창군의원을 비롯해 교육, 경제, 환경, 농업, 보건복지 등 10개 분야 200여 명으로 구성돼 신재화 군의원과 송강훈 거창군이장연합회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대책위는 결의대회에서 결의문을 통해 “거창군민의 동의 없이 추진하는 황강취수장 설치사업을 즉시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황강 취수장 설치사업을 반대하는 의미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또 이들은 “특정 지역 주민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황강취수장 계획을 즉시 철회하라”고 외쳤다.

구인모 군수는 “대책위는 거창군민의 목소리를 대변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나가 주시고, 군민은 한마음 한뜻으로 황강 취수장 설치 사업 철회를 위해 힘을 모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결의문을 대통령실, 국회,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도 등 관계 기관에 보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