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발적 탄소배출권 거래 플랫폼
- 기후 위기해결에 일반인도 참여
- 수요자 플랫폼으로 유인이 관건

“탄소가 돈이 되는 세상입니다. ‘지구인’은 미래 먹거리로 손꼽히는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거래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조금택 대표가 탄소배출권 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영훈 기자

부산 남구 글로벌핀테크산업진흥센터에 입주한 탄소금융플랫폼 기업 ‘지구를구하는인간(지구인)’ 조금택(51) 대표의 말이다. 그는 지구인과 부산이 가진 공통점에 이끌려 이곳에 거점을 꾸렸다.

지구인은 국내에 몇 없는 탄소 금융 거래 플랫폼이다. 조 대표는 “부산은 금융 중심지로 발돋움하고 있고,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됐다”며 “지구인도 블록체인을 통해 탄소 금융을 매개한다. 기술과 금융, 블록체인 모두 사용하는 사업인 만큼 부산에서 시작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에 유사한 탄소 거래 플랫폼 운영 기업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탄소배출권 시장은 크게 ▷정부 등이 참여해 강제로 탄소 감축을 요구하는 규제시장 ▷의무 감축 대상이 아닌 기업이나 개인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자발적 배출권 시장으로 구분된다. 규제시장은 전체 탄소 배출량 시장의 10%에 불과하고, 자발적 배출권 시장은 기업부터 개인까지 확장 가능성이 더 크다. 이 중 지구인은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에 한정해 수요자와 공급자를 이어준다. 대표적으로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 등이 모두 잠재 고객이다. 이들은 내부 목표로 ‘넷 제로(Net Zero)’ 등을 설정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플랫폼에서 탄소배출권 등을 구매한다.

조 대표는 “지구인은 자발적 배출권 시장에서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해 발생하는 수수료를 주 수입원으로 한다. 연 목표 거래액을 한국 탄소 금융 시장의 10%인 52조 원으로만 설정해도 2%의 수수료를 얻으면 1년에 1조 원의 매출을 올린다”며 “통상 탄소배출권은 ｔ 당 100달러 가량에 판매된다. 지구인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배출권을 잘게 나눠 토큰화했다. 개인도 적은 양으로 부담 없이 탄소 감축을 실천할 수 있다. 공급자와 수요자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유명 탄소배출권 공급자와 합의했다. 지금은 수요자를 어떻게 플랫폼으로 끌어들일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그가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뭘까. 조 대표는 “돈과 환경에 관한 관심이 합쳐진 결과물”이라고 알려줬다. 그는 “모두가 기후 위기를 체감한다. 이대로라면 기온이 높아져 해수면이 상승하고 부산이 물에 잠기는 날도 머지않았다”며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 “10여 년 전 홍콩에서 일할 때 ESG 관련 사업이 각광받는 것을 보고 한국에서 성공하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핀테크산업진흥센터 입주 기업 대표로서 느끼는 장단점도 언급했다. 조 대표는 “센터에서 사업과 연계될 만한 기업을 수시로 소개해 준다. 허심탄회하게 노하우 등을 물어보는 장점이 있다. 투자자를 직접 센터로 초청해 홍보 기회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대체로 만족스럽다”면서도 “도전의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은 다소 아쉽다. 시가 규제 샌드박스 등을 제공해주면 더 좋을 것 같다. 시가 넷 제로를 선언하고 플랫폼을 통해 배출권을 구매하면 더 좋다”며 웃었다.

그는 미래를 향한 힘찬 포부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탄소가 돈이라는 것을 일반인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일반인도 탄소 자산에 투자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모든 기업이 모든 영역에서 넷 제로를 달성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