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구가 시설관리공단 설립 재추진에 나섰다. 의회에서 벌써 세번이나 퇴짜를 맞은 상황에서, 집행부가 무작정 예산안을 올리기보다 의회와 대화를 진행하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 서구청. 국제신문 DB

13일 부산 서구에 따르면 ‘서구 시설관리공단(가칭)’ 설립을 재추진하기 위한 타당성 용역안 재상정이 내부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위해 서구는 이르면 오는 6월 서구의회 임시회 추경 때 시설관리공단 타당성 용역안을 재상정할 계획이다.

서구 시설관리공단은 공한수 서구청장의 핵심 추진사업이다. 서구가 시설관리공단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는 데엔 관내 공공시설물 증가가 한가지 이유로 꼽힌다. 특히 공 청장의 공약 중 하나인 ‘천마산 모노레일’ 사업은 ▷천마산 복합전망대 ▷천마산 모노레일(전용주차장 포함) ▷천마산 조각공원 등 크게 세가지 사업으로 나뉘어 서구는 별도의 출장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내년 천마산 모노레일 사업이 끝날 경우 출장소팀 외에도 구에서 관리하는 사업 분야는 관광레저팀 도시재생팀 주차장시설팀 등 4개 분야에, 관리 사업만 17개에 달할 전망이다. 서구는 특정 기관에 입찰을 주는 방식보다 시설관리공단을 만들어 ‘전문적 관리’를 맡기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현재 분위기를 감안할 때 구의회에서 용역안이 상정되더라도 부결은 불가피해 보인다. 용역 예산안은 지난해만 해도 3차례 (지난해 1회 추경·결산추경·올해 본예산) 소관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의원 사이에선 천마산모노레일 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상황에서 시설관리공단 설치는 ‘시기상조’란 분위기가 나온다. 그나마 규모가 비슷한 남구 시설관리공단의 경우 40여 명을 고용 중인데 재정자립도 최하위권인 서구에서 이 비용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지적도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집행부와 의회 간 갈등을 첨예하게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원들 사이에선 “설립 타당성에 대한 검토를 맡기는 용역 정도는 가능하지 않냐”는 의견도 나오지만, 대부분 의원들 사이에선 집행부가 의회에 협조를 구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사업을 추진에 것에 불만이 크다는 것이 내부적인 중론이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시설관리공단 설립을 위해선 집행부와 구의회 사이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추경 전까지 의회에 지속적으로 시설관리공단 필요성에 대해 설득해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