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민주당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도덕성입니다. 정당정치가 도입된 이래 우리쪽 정당은 이런 믿음을 자산으로 삼고 살았는데 전당대회에서 봉투가 왔다갔다 하고 국회 회의중에 수억 원을 투자하고 있었지 않습니까. 아프지만 이걸 털어내고 우리의 이미지를 세탁해야 하는데 안하거나 미루고 있으니 국민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하겠습니까. 아프더라도 민주당이 때를 벗겨내려고 몸부림치는구나 그런 과정을 거쳐 거듭났을때 기대해보자는 말이 나옵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저서 ‘대한민국 생존전략’ 북콘서트 참석차 부산을 찾았다. 이 전 대표가 부산에서 공식행사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대표는 부산시의회 기자간담회와 이어진 북콘서트에서 부산 현안과 내년국회의원 총선거, 후쿠시마 오염수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북 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이 전 대표는 내년 4월 치러지는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의 역할에 대해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면 아낌없이 드리겠다 생각은 한다”면서도 “역할은 제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내 마음대로 하고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총선 변수로는 경제를 꼽았다. 그는 “지금 내년 총선 전망을 말하기는 어렵다”며 “큰 변수들이 놓여있는데 주요 정당들이 이 변수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변수로는 “하반기 국가경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전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해서는 “사법리스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며 말을 아꼈다.

현재 3석에 머물러있는 부산의 민주당 의석 확대 방안으로는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이 정부여당의 실패에 따른 대안 정당으로 신뢰받을 수 있느냐가 중요한 문제다. 선거는 정당투표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에 혁신을 주문했다. 특히 최근 활동을 종료한 혁신위원회에 대해선 “혁신위가 출범할 때 가죽을 벗기는 혁신을 다짐했지만 그에 어울리는 결과를 내놨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아쉬움을 보였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선 ‘안전’과 ‘안심’의 차이를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과학계에서는 안전하다고 하더라도 국민이 안심하지 않는다. 안전과 안심은 거리가 있기 때문”이라며 “수류탄에 안전핀이 꽂혀있으면 과학적으로는 안전하다. 하지만 이걸 머리맡에 두면 안심하고 잘 수 있겠느냐. 정부는 상상가능한 모든 절차를 통해 국민을 안심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현안인 산업은행 부산이전과 관련해 민주당 내 수도권 의원의 반발이 심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지방분권·균형발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장 역점을 두었던 부분”이라며 “민주당은 이걸 기억하고 자랑스러운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북 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이 전 대표는 북콘서트에서 ‘돌고래 외교론’을 펼쳤다. 그는 “일본은 미국처럼 찰떡처럼 지내는 것 같지만 꼭 그렇지 않다. 중국을 자극할 만한 일들을 하지만 직전 총리를 한반도 담당으로 정하고, 원로를 중국 담당으로 정해 맡긴다.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 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일본경제계 대표단을 중국에 파견하기도 했다. 이게 바로 중층외교”라며 “하지만 우리는 단층외교를 하고 있다. 둔탁한 외교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결하기 위해서 그는 대형 고래 사이에서 잡아먹히지 않고 공생하는 돌고래와 같은 영리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