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으로 의심되는 자동차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피해는 뚜렷하게 발생했지만 원인 파악이 어렵다는 점에서 정부가 적극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고양시을)이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자동차리콜센터에 사고 당사자가 급발진 의견으로 신고한 사례는 2011년부터 올해 8월까지 756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1년 34건, 2012년 136건, 2013 139건, 2014년 113건, 2015년 50건, 2016년 57건, 2017년 58건, 2018년 39건, 2019년 33건, 2020년 25건, 2021년 39건, 2022년 15건, 2023년 1~8월 18건이었다. 또 소비자와 제작사의 의뢰로 접수된 급발진 의심 사고 사례는 하루 평균 1.7건에 이르렀다.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가 일어난 곳에서 소방대원들이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국제신문DB

그러나 현재까지 급발진 의심 사고 원인이 차량 결함에서 비롯됐다고 규명된 사례는 한 건도 없다. 현재의 법체계는 사고를 낸 피해자가 차량 제조업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요구하려면 스스로가 원인을 밝혀내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피해자는 ▷자신의 손해가 차량의 결함 없이는 통상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 ▷해당 차량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던 중 손해가 발생했다는 사실 ▷더 나은 설계 방안이 있었음에도 제조사가 다른 방안을 선택해 이 같은 손해가 초래했다는 사실 등을 입증해야 한다.

한 의원은 “일반인이 제조사를 상대로 급발진 의심 사고의 원인을 밝혀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국토부는 더 이상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