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 등으로 비판을 받았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내외부 전문가를 동원해 설계 검증과 시공감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국민의 눈높이에 이르는 방안이 나올지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LH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강원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갑)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LH는 철근 누락 아파트가 확인된 이후 자체 개선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계, 시공, 감리로 나눠 검증과 관리 절차를 강화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철근이 빠진 것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아파트 건설 전 과정에 존재하는 ‘총체적 부실’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국제신문DB

이에 LH는 우선 설계 분야에서 ‘설계품질검증단’을 가동하기로 했다. 내부 인원으로 구성된 검증단은 설계 단계별·공종별 설계 적합성과 품질 관리를 맡는다. 아울러 용역사 평가를 통해 책임 설계를 강화한다. ‘구조설계검증단’은 외부 전문가들이 운영한다. 구조 설계의 적정성 검증과 도면 정합성 등을 확인하는 것이 임무다.

감리 분야에서는 감리 업체 본사의 구조기술사가 포함된 현장 관리조직 운영 의무화를 추진한다. 이렇게 되면 철근, 콘크리트 등 주요 공사의 점검 및 품질 관리가 이전보다 충실해질 수 있다. 또 주요 구조부 공사 때는 LH가 직접 시공 상태를 살핀다. 감리업체의 확인이 정확했는지를 본사 차원에서 재차 점검하겠다는 의도다. 시공 측면에서는 첨단 영상 기법과 스마트 기기가 접목된 장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철근 타설 등 주요 공종이 진행시 작업 모습을 영상으로 남기고, 디지털 검측을 통해 하자 발생 때 철저하게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다.

LH는 개선안이 제대로 시행되면 설계·시공·감리 전 분야를 체계적으로 살피는 것이 가능해 부실시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를 통해 LH가 발주하는 아파트의 품질이 높아져 소비자 신뢰 제고 효과도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LH는 이번 개선안과 별개로 자사 출신 퇴직자들이 취업한 업체가 연관된 ‘전관 특혜’ 등의 근절을 위해 국토교통부와 ‘이권 카르텔’ 혁파 방안 수립을 논의 중이다. 결과물은 이달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