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의 유명 갈빗집이 외국산 쇠고기를 썼다가 적발됐다는 소식을 듣곤 우리 집이 단속된 것으로 오해하는 분이 정말 많습니다. 60년 가까이 가게를 운영해 지명도가 높으니 ‘해운대 갈빗집’하면 저희 가게가 먼저 떠올라 그런 것 같아요. 식당 하는 사람이 음식으로 장난치면 안 된다는 걸 신조로 영업해 왔는데…. 일일이 해명할 수도 없어 답답한 노릇입니다.”

부산 해운대암소갈비집 전경. 국제신문 DB

부산 해운대구 중동 ‘해운대소문난암소갈비집’ 윤성원(69) 대표는 최근 ‘가짜 소문’을 듣고 걸려 오는 전화가 폭주한다며 26일 이처럼 말했다. 사연은 이렇다. 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 식품수사팀은 지난달 21일 추석 성수품 취급 업소를 대상으로 벌인 특별단속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8월 7일부터 지난달 15일까지 진행된 단속에서 10개 업체가 적발됐다는 것인데, 여기에는 ‘지역 명소에 위치한 중형식당이 미국산 냉동 쇠고기를 한우로 둔갑시켜 판매하다 적발됐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적발된 업체는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에 자리한 식당이다.

이 같은 사실은 세간의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와전됐다. 해운대구에 자리한 유명 갈비 업체인 ‘해운대암소갈비집’이나 ‘거대갈비’ 등이 문제의 업체라는 추정이 떠돌기 시작한 것이다. 머지않아 SNS 등에선 해운대암소갈비집이 단속된 가게가 맞는다는 가짜 정보가 게시물과 댓글에 오르내렸다. 해운대암소갈비집이 남구 용호동에 분점 격으로 차린 식당 ‘소밋공원’까지 소문의 대상으로 거론됐다.

공교롭게도 해운대암소갈비집은 지난달 16일 신축 공사에 들어가 내년 6월까지 휴업한다. 1964년 문을 연 이 업체는 지난 59년간 기와집에서 손님을 맞았다. 세월의 여파로 건물이 낡으면서 창업 60주년을 맞는 내년부터 신축 식당에서 영업을 이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식당 휴업 소식은 곧 ‘외국산 쇠고기를 한우로 속여 팔다 걸려 영업정지를 당했다’는 잘못된 소문으로 퍼져 나갔다.

해운대구에도 ‘정말 해운대암소갈비집이 단속에 걸렸느냐’는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이 때문에 해운대구 또한 사실관계를 바로잡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문제의 업체는 시정명령 처분을 받아 ‘농산물 원산지 표시 및 축산물 이력 위반 정보 공표’ 등을 통해 그 이름이 공개됐다. 그러나 해당 사이트를 통해 업체명을 조회하는 등 소문을 직접 확인하려는 시민은 많지 않은 터라 오해를 풀기엔 역부족이다.

윤 대표는 “그간 쌓아온 이미지가 잘못된 정보로 실추될까 봐 걱정이 크다. 당장은 가게가 휴업 중이라 매출 타격을 입진 않았지만, 영업이 재개된 이후에는 혹여 불똥이 튈까 곤혹스럽다”며 “우리 가게는 김해 포항 경산 세 군데에서 공급받은 한우만을 다룬다. 벌써 60년의 역사를 가지게 됐는데, 음식을 속여 판다는 있을 수 없는 일로 그간 쌓아온 명성이 실추되는 일이 없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해운대암소갈비집은 가운데가 볼록하게 튀어나온 철판 위에 갈비를 굽고 둥글게 파인 철판 가장자리에 갈비 양념을 부어 감자 사리를 끓여내는 조리법 등으로 유명하다. 2020년에는 서울 용산구에서 이곳과 유사한 조리 방식과 상호로 영업에 나섰다가 소송이 불거지는 등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