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장군 의과학단지로 이전 계획
- 질화갈륨 전원 온·오프 효율 높아
- 의료용 상용화 후 차량용 진입

“부산에서 특화된 전력반도체 시장의 ‘온리 원(Only One)’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신정훈 비투지 대표이사가 전력반도체 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메디컬 및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인 비투지 신정훈 대표이사는 지난달 29일 서울 금천구 소재 이 회사 사업장에서 국제신문과 만나 부산 기장군 의과학산단에 조성될 질화갈륨(GaN)을 활용한 전력반도체 웨이퍼 및 소자 생산라인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비투지는 기장군 소부장 특화단지에 입주할 기업 가운데 질화갈륨 전력반도체 앵커 기업이다. 비투지는 질화갈륨을 이용한 의료용 CT 디텍터(센서) 반제품을 만들어 글로벌 의료업체들에 공급하는 것을 타깃으로 한다. 전기차, 태양전지 등이 성장하면서 반도체 소재는 실리콘에서 탄화규소(SiC)로 바뀐다. 하지만 질화갈륨 소재는 탄화규소보다 전원 온·오프를 빨리할 수 있어 모듈 크기를 3분의 1로 줄이고 효율도 높다.

비투지는 2025년 기장에 사업장을 만들어 그 이후 본사를 이전하고 질화갈륨 기반 CT 디텍터(촬영 후 이미지를 만듦)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특히 질화갈륨 기반의 수직형(GaN-on-GaN) 전력반도체 상용화는 국내에서 처음 도전한다.

신 대표는 “부산시가 2017년부터 기장 동남권방사선의과학 산단에 전력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했다. 마침 질화갈륨 관련 사업을 준비하면서 부산의 전력반도체 클러스터와 자연스럽게 연계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비투지는 전력반도체를 의료용 기기에 상용화한 후 차량용 전력반도체 쪽으로 진입할 계획이다. 기존 사업(엑스레이 센서)과 연관성 유지를 위해서다. 신 대표는 “엑스레이 센서용 질화갈륨 소자와 차량용 전력반도체 구조와 같다”면서 “단 엑스레이 센서용 소자는 더 두껍고 불순물이 적은 질화갈륨 웨이퍼가 사용된다. 가성비가 중요한 전력반도체 소자 시장에서 탄화규소 소자 전력반도체와 경쟁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에서는 웨이퍼를 생산하고 여기에 소자공정을 진행할 수 있는 에피택셜(Epitaxial·웨이퍼 결정축을 따라 새로운 층을 쌓아 반도체를 붙일 수 있게 만듦) 공정까지 진행한다. 비투지는 질화갈륨 소재 기술은 일본 후루카와사로부터, 소자 기술은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아 자체 연구개발을 진행한다.

부산 동아고 출신인 신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일본어를 공부하게 됐고 닛폰 대학에 다니면서 일본 소재 기술을 알게 됐다. 일본 컴퓨터 모니터업체인 이야마 한국법인장으로 일하다가 2009년 비투지를 창업했다. 현재 비투지는 국내에서 엑스레이 디텍터용 센서를 65% 이상 점유한 강소기업이다.

신 대표는 “전력반도체는 부산에서도 새롭고 비투지의 질화갈륨 센서 시장도 새로운 분야다. 새로운 것과 새로운 것이 만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역사회의 우수한 두뇌를 뽑아서 이 분야에서 1등을 하고 싶어서 부산에 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