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갑진년 새해 첫날인 1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신년맞이 해돋이를 보러 온 시민으로 북적이고 있다. 이원준 기자

갑진년 첫날 부산의 해돋이 명소마다 수만 명의 인파가 방문해 푸른 용의 기운을 담아 힘차게 떠오르는 첫 일출을 보며 새해 소망을 빌었다.

1일 오전 6시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 해수욕장. ‘해돋이 명소’라는 명성에 걸맞게 해변 곳곳은 가족, 친구들과 함께 해돋이를 맞이하러 온 시민으로 붐볐다. 첫해가 뜨기까지 두 시간 가까이 남았지만, 일대 주차장은 벌써 빈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어둑어둑한 밤하늘 아래서도 시민은 밝게 빛나는 조형물 앞에서 기념 사진을 남기기 바빴다. 특히 청룡 캐릭터 ‘福바드라곤’ 포토존 일대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인파로 장사진을 이뤘다. 오전 6시50분 ‘2024 해운대 해맞이 축제’가 시작되자 흥겨운 음악이 울려 퍼지며 해변의 활기를 더했다.

시간이 지나 낮게 깔린 구름 사이에서 붉은빛이 새어 나오면서 곳곳에서는 기대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인근 호텔 발코니에는 약속이나 한 듯 가운을 두르고 해돋이를 보러 나온 이용객들이 가득했다. 오전 7시55분께 갑진년 첫해가 떠오르자, 시민은 사진을 찍기 위해 일제히 머리 위로 휴대전화를 들어 올리며 환호성을 질렀다. 이곳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도 많아 다양한 언어의 감탄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현장에서는 맑은 하늘과 비교적 따뜻한 기온이 겹쳐 해돋이를 감상하기에 역대급으로 완벽한 날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해운대구의 온도는 최저 4도, 최고 11도를 기록했다. 바람도 거의 불지 않아 포근한 느낌마저 들었다. 가족과 함께 난생처음으로 해돋이를 보러 온 이진욱(12) 군은 “코로나가 끝나서 드디어 해맞이 행사에 왔는데 날씨도 따뜻하고 맑아서 너무 기대된다. 첫해를 보며 내년에는 엄마, 아빠와 더 많이 놀 수 있게 해달라고 빌 거다”고 말했다.

해변을 찾은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은 부산의 국제적인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6명의 친구와 함께 독일에서 온 사샤 오멘(38) 씨는 “부산의 인기는 독일에서도 엄청나다. 해운대에서 새해를 기념하기 위해 성탄절에 맞춰 한국에 도착했다”며 “오는 4월에 딸아이가 태어나면 딸과 함께 다시 해운대를 찾아 해돋이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의 또 다른 해맞이 명소인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진행된 해맞이 행사에도 수천 명의 시민 발걸음이 이어졌다. 서구 송도해수욕장, 남구 오륙도 스카이워크 광장, 영도구 한국해양대학교 주차장, 금정구 윤산, 수영구 배산 등에서도 해돋이 축하 공연과 떡국 나눔 행사 등이 열렸다. 경찰은 이날 부산지역 해맞이 행사에 10만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