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학교’ 오명을 듣는 경남 양산 소토초등학교 이전이 기존 학교 부지 매각작업이 지연되면서 난항을 겪어 학생 및 학부모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양산 소토초등 약도. 국제신문 DB

13일 양산시 등 관련기관에 따르면 양산교육지원청은 최근 양산시에 기존 소토초등 부지(2만2110㎡)와 건물을 매입 해 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시는 부정적 입장을 통보했다.

교육청은 학교부지를 지자체가 매입해 공공시설로 활용하는 게 공유재산관리법 취지에 부합하고, 관련절차도 신속하게 진행돼 학교이전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 등을 제시해 지자체 매입을 권유했다. 양산시 관계자는 “민간에 공매를 하면 유찰 등에 따른 가격 하락은 물론 공해공장 등이 들어서 또다른 민원을 야기할 수 있는 등 우려사항이 많은 점을 들어 공매를 권유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산시는 시예산으로 매입은 불가하다고 통보했다. 나동연 시장은 지난 12일 상북면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순회 간담회에서 “정부의 지방 교부세가 대폭 축소되는 등 재정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소토초등 부지를 시비로 매입은 어렵다. 대신 수요자를 연결하는 등 학교부지 매각과 이전에 따른 행정협조는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소토초등이 산막산단과 경부고속도로에 둘러쌓여 공공시설 부지로 적합하지 않은 점도 부정적 사유로 작용했다.소토초등 부지 매입비는 120~130억 원으로 추산된다.

양산교육지원청은 공매 외에 다른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전 사업비로 충당될 기존 학교부지 매각이 지연되면서 소토초등 이전이 상당기간 더 지연되는 등 사업차질이 불가피 해졌다는 점이다.

교육청은 기존 소토초등학교 체육관 BTL 건립사업 기한이 만료되는 2028년 9월까지 인근 양산세관 근처 학교부지로 이전 계획이다. 이런 일정을 맞출려면 올 상반기까지는 학교부지 매각이 이뤄져야 한다.

소토초등은 산막산단 안에 자리한데다 부산~울산 35호 국도와 경부고속도로, 산단 진입 고가도로 등에 사방으로 둘러쌓여 섬처럼 고립됐다.

이 때문에 차량 소음과 먼지, 공단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때문에 정상수업이 불가능해 2016년부터 이전이 추진됐으나 예산 등 여러문제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4월 교육부의 관련규정 개정으로 경남교육청 자체 투자심사만으로 학교이전이 가능해졌고 나동연 양산시장도 소토초등 이전을 시장 공약으로 내걸면서 급물살을 타게됐다. 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