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을 하는 고객은 달라 하고 업소는 법으로 줄 수 없다 하고…. 일회용품(어메니티) 이야기입니다.

29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고객이 일회용품 무상 제공이 불가하다는 내용의 안내카드를 확인하고 있다. 국제신문DB

호텔에서 숙박 고객을 위해 무료로 제공했던 일회용 샴푸, 칫솔 등 편의 용품이 지난달 29일부터 사라졌습니다. 객실 50개가 넘는 호텔 등 숙박업소에서 무료 일회용품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했기 때문입니다.

한 달이 지났지만 현장에서는 혼란과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무상 제공을 금지한 것은 일회용품 소비를 줄여 환경보호를 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일회용품을 구입해서 쓰는 고객이 많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규제 대상 일회용품은 칫솔 치약 샴푸 린스 면도기 등 5개 종입니다. 업체는 이를 유상으로 판매하거나 다회용품으로 교체해야 합니다. 이를 어기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현장은 한 달이 지났지만 이런 내용이 제대로 홍보되지 않아 혼란스럽니다. 일부 숙박 고객은 항의를 한다고 합니다. 개정안이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모르는 고객도 많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어메니티를 돈을 받고 판매를 하는 상술로 오해해 실랑이가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숙박업소는 억울하게 부정적인 리뷰가 SNS에 달려 영업에 지장을 받기도 한다고 합니다.

숙박 이용객들도 불만이 많습니다. 어메니티를 받지 못하게 됐지만 숙박료는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숙박비에 어메니티 비용이 포함돼 이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그만큼 숙박비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일부에서는 다회 용품을 들고 오면 숙박료를 감면해 주는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대형 호텔은 일회용품을 다회용품으로 바꾼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중형 호텔 등은 일회용품을 유상 판매하면서 일회용 폐기물 감축 효과가 크지 않다고 합니다. 일부 고객은 개인 세면용품을 챙겨 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이용객은 미처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해 현장에서 일회용품을 사서 쓰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일회용품 무상 제공 금지가 폐기물 감축에 얼마나 큰 효과를 가져올지 의문입니다. 정부나 행정기관은 이 제도의 취지를 적극 알려야 합니다. 숙박업소도 손님에게 이를 잘 설명해 불필요한 마찰을 피해야 합니다.